광주신세계가 백화점 확장·이전 계획을 전면 수정했다. 인접한 이마트 부지를 활용해 ‘아트 앤 컬처 파크’를 건립하기로 하고 지구단위계획 변경 등 행정 절차를 밟아왔는데, 이를 전격적으로 폐기한 것이다. 대신 신세계는 백화점을 유스퀘어 문화관으로까지 넓혀 종합버스터미널 일대를 광주 대표 랜드마크 복합시설로 조성한다.

급선회 배경에는 주변 차로 건축선 후퇴(셋백) 등 도로를 도시계획 시설로 결정해 기부채납해야 한다는 도시계획·건축 공동위원회 조건이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8월 프리미엄 백화점 공식화 이후 도시계획 심의 과정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하자 방향을 튼 셈이다. 여기에 연간 이용객 480만명과 왕복 16차선 무진대로의 풍부한 유동인구를 통해 경쟁력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치만 사업성에 따른 판단이라고 해도 1년 여 넘게 진행한 대단위 프로젝트를 급작스럽게 변경함으로써 추진 의지 등 신뢰도 하락의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이마트 광주점 영업 종료 방침도 아울러 철회돼 일부 혼란이 불가피하게 됐다.

백화점 땅을 임차해 사용 중인 신세계는 광주시, 터미널 토지 소유자인 금호그룹과 함께 적극적인 협력을 위한 3자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신세계는 전국 최고 수준의 쇼핑과 문화·예술 공간으로 재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광주시는 시민 편의·투명·공정성에 기초해 주요 절차가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하지만 넘어야 할 산이 또 있다. 3만500평 규모 터미널 부지는 주차장, 차고 등 여객 운수시설 외에 백화점, 문화관까지 모두 포함된다. 용적률 상향과 이로 인한 공공기여 규모를 둘러싼 지역사회의 합의가 관건인 것이다.

광주에는 전방·일신방직 공장 터 ‘더현대’, 어등산 관광단지 ‘스타필드’까지 3개 대형 유통시설이 추진되고 있다. ‘노잼도시’에서 ‘꿀잼도시’를 만들겠다며 광주시는 속도를 내고 있다. 강기정 시장은 ‘복쇼(복합쇼핑몰) 3인방’에 대해 연내 윤곽이 나올 것으로 자신했다. 신세계 백화점의 대안이 조기에 가시화될지 시민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