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경제 실천·다문화 음식…야시장 성공 모델 ‘우뚝’
[夜시장 전통시장 제2의 전성기 이끈다](3)부산 부평깡통야시장
2013년 개설 전국 최초 상설 야시장…日평균 1만명 방문
내부 갈등 속 두 차례 폐장…상인 간 상생 노력 통해 극복
2023. 11. 08(수) 20:22 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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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기사 - 맛·양·위생까지…먹거리 경쟁력 승부수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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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최초로 상설 야시장을 도입, 어느덧 개점 10년째를 맞은 부산 부평깡통야시장이 전국 야시장 운영을 모색하는 지자체와 상인들의 벤치마킹 모델은 물론, 해운대, BIFF 광장 등 쟁쟁한 볼거리를 제치고 부산 대표 관광지로 자리잡았다.

부평깡통야시장은 시작 단계부터 사회적 약자를 배려, 다문화 가정이나 장애인 등 지역 소외계층에게 사업권을 줘 지역민과 함께 성장하는 ‘나눔의 경제’를 실천하며 주목을 받았다. 덕분에 해외여행을 가지 않고도 전 세계 다문화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기도 했다.

기존 시장 상가가 문을 닫는 오후 7시30분부터 자정까지 연중 상설 운영하는 부평깡통야시장은 현재 주말의 경우 일 평균 방문객이 1만명을 웃돈다. 23개의 야시장 점포 가운데 인기 있는 점포의 경우 일매출이 100만원을 훌쩍 넘기기도 한다. 특히 상권활성화에 톡톡한 기여를 한 덕에 야시장이 운영되는 저녁 뿐만 아니라 낮에도 생기가 넘쳐난다는 점은 주목하기 충분한 지점이었다.

낮에도 방문객들로 붐비는 부평깡통시장의 모습.


◇쇠락의 기로…야시장으로 제2의 도약

부평깡통야시장은 2013년 10월29일 부산 원도심 전통시장인 부평깡통시장 2구역 아케이드 110m 구간에 이동형 매대 30개를 설치하며 처음 문을 열었다. 전국 최초 상설 야시장의 시작이었다.

부산시 중구 부평동에 자리잡은 부평깡통시장은 일제강점기였던 1920년 국내 최초로 개설된 공설 시장이다. 일본인들이 운영하는 점포들이 모여있어 일본의 문물들이 가장 먼저 발을 딛는 곳이었다.

해방 이후에도 외국 물건을 구입하려는 사람들의 발걸음은 전과 마찬가지로 부평 깡통시장에 모여들었다. 한국전쟁 이후에는 미군부대에서 흘러나온 물건을 취급하며 세를 키웠다.

1970년대 베트남 전쟁을 겪으면서 다양한 군수품과 함께 미군 군수물자 통조림을 쌓아놓고 판매했다. 현재의 깡통시장이라는 애칭이 이 당시 생겨났다.

일제 전자제품부터 양주, 담배, 화장품, 옷, 인테리어 소품까지 외제 중에서 구하지 못할 것이 없었던 부평깡통시장은 1980년대와 1990년대에 엄청난 호황을 누렸다.

하지만, 1990년대 접어들며 수입 개방으로 외국제품을 접하기 쉬워지자 부평깡통시장은 과거의 영광은 뒤로 한 채 쇠락의 기로에 섰다. 위기에 놓은 상인들은 변화를 모색했다. 먹거리 상품으로 명맥을 옮기면서 2013년 10월 전국 최초의 먹거리 중심 야시장을 개장, 제2의 도약기를 맞이한 것이다.



올해로 개점 10년째를 맞은 전국 최초 상설야시장 부산 부평깡통야시장이 나눔경제 실천, 점포 상인과 야시장 상인간의 상생 도모 등 우수한 운영을 통해 야시장 대표 성공 모델로 자리잡았다. 사진은 야시장의 주역, 상인들의 모습.



◇상생 노력으로 야시장 지정 철회 위기 극복

이처럼 부평깡통야시장이 성공적으로 안착하는 데는 우여곡절도 많았다.

처음 야시장 조성에 나설 당시 식품위생법상 즉석식품을 판매하려면 제조시설과 판매시설을 분리하도록 규정해 음식 노점 판매대 허가가 불가능했다. 식품위생법상 영업허가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무허가 상태로 개점한 것이다.

이때 부산시의 적극 행정이 빛을 봤다. 부산시는 전통시장에서 이동식 매대를 이용한 식품 판매 사례를 찾고자 전국 지자체 규정을 뒤져 강원도 동해시에서 특례 규정을 찾아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특례가 가능하다는 해석을 받아냈다. 규제 개혁의 대표 성공사례다.

점포 상인과 야시장 상인 간의 내부갈등 속 운영이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도 벌어졌다.

개장 3년차였던 2015년 점포 상인과 야시장 상인 간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자 부산깡통야시장은 1·9월 두 차례 폐장했다. 야시장 개장시간이 갈등의 원인이었다.

잇단 갈등 속 중구청은 전국 최초 야시장이라는 타이틀을 포기하고 야시장 지정을 철회하는 안까지 고민했다. 다행히 상인회는 물론, 중구청에서 점포 상인과 야시장 상인들을 대상으로 일일이 설명을 통한 중재를 진행, 한발씩 물러선 덕에 다시금 야시장에 불을 켤 수 있었다.

이후 꾸준한 상생을 위한 노력을 펼친 결과 부평깡통야시장은 8년이 넘는 시간 동안 폐장하는 일이 단 한 번도 없었다.

이밖에도 상인회는 야시장 매대 위치를 매일 바꿔줌으로써 매대 운영자 간의 갈등 요인도 사전에 차단했다. 야시장 개장 이후 임대료가 급상승함에 따라 상인이 기존 상권에서 내몰리는 현상인 ‘젠트리피케이션’에도 관심을 기울였다. 상인회는 아직까지도 야시장 상인과 1년 단위로 협약을 맺어 상생 방안을 놓고 협력하면서 개선점을 찾아가고 있다.

박이현(59) 부평깡통시장 상인회장은 “전통시장이 쇠퇴해가는 와중에도 부평깡통시장의 경우 대를 잇어 2세대 계승이 이뤄지고, 젊은 상인들의 유입도 활발히 되고 있다”며 “기존 상인과 야시장의 상생 도모가 결국 전통시장 활성화의 핵심이 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양시원 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양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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