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소멸 국가소멸
본사 부회장
2023. 09. 20(수) 19:38 가+가-
‘국가소멸’이란 말은 끔찍하다. 대한민국이 사라질 수도 있다는 위기론이 다시 불거졌다. 세계 최저의 합계출산율 때문이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23년 6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올 2분기 합계출산율은 0.70명으로, 1년 전보다 0.05명 줄었다. 사망자가 출생아를 웃돌면서 인구는 44개월째 감소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합계출산율이 1명 아래인 국가는 한국이 유일하다. 지난해 OECD 국가 중 한국(0.78명)이 꼴찌다. 이어 둘째인 이탈리아의 합계출산율은 1.24명이다.

정부는 2006년부터 15년간 380조원 넘는 예산을 쏟아부었지만 합계출산율 0.7명이 말해주듯 출산정책은 실패의 연속이었다. 우리 인구 문제는 백척간두에 놓여 있다. 이대로 방치한다면 국가소멸은 현실이 될 수 밖에 없다.

인구소멸은 지방소멸도 부추기고 있다. 지방 인구의 현저한 감소로 인해 인구의 지역적 편재로 지방의 자립 기반도 무너지고 있다. 이미 소멸위험단계에 진입한 지자체들이 늘어난 것은 젊은 인구의 급격한 감소로 공동체의 인구 기반이 붕괴하는 ‘소멸 고위험 단계’에 진입한 시·군·구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인구보건복지협회가 실시한 설문조사를 보면 지방 거주자의 90.2%, 수도권 거주자의 86.3%가 지방 소멸 위기를 체감 중이고 위기 해결을 위한 지원책으로 지방 내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가장 많이 꼽았다.

최근 대통령은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의 ‘지방시대 선포식’에 참석해 대로운 지방시대를 선언했다. 지방정부에서 17개 시도지사와 17개 시도 교육감, 중앙정부에서 주요 부처 장·차관들과 국민의힘 당 3역이 모두 모인 자리에서 지방과 중앙이 한마음으로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가장 중요한 선언을 했다. 이날 발표한 지방시대 비전과 전략은 ‘대한민국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 구현이었다. 지방의 새로운 기회 창출을 위한 기회발전특구·교육자유특구·도심융합특구·문화특구 등 4대 특구 도입이 주목된다. 그동안 수도권 기업의 지역 이전과 투자 확대의 걸림돌로 지목되던 법인세, 양도세, 가업 상속세 등에 대한 파격적인 혜택이 기회발전특구에 주어진다고 한다.

관건은 실천 의지에 있다. 지방시대 선언이 확실하게 실행되어야 희망이 생긴다. 최근 진행된 2024학년도 대입 수시 원서접수 결과를 보더라도 능력을 앞세운 수도권 집중 현상을 다시 한 번 보여준다. 수도권의 평균 경쟁률은 20.44대 1을 기록한 반면 다른 대학들은 4대 1을 겨우 넘기는 곳이 많다. 통상 수시는 6회까지 지원할 수 있어 경쟁률이 6대 1을 넘기지 못하면 미달사태로 이어지기 쉽다. 현실이 이렇다. 현실에 맞는 특단의 조치가 없이는 불가능하다.

국토 면적의 11.8% 수도권에 88.2%의 소득과 일자리, 인구의 절반 이상이 집중돼 있다. 이에 반해 전국 228개 시군구 가운데 25%, 59곳이 소멸 위기에 처해 있다. 이를 타개하지 않으면 대한민국의 지속 가능한 발전도 이룰 수 없을 뿐 아니라 지방소멸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그동안 지방시대, 지방분권 외치지 않은 정부는 없었다. 중요한 것은 말보다 실천이다.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지방소멸위험 지역의 현황과 특징’ 보고서를 보면 올해 2월 기준 전국 시·군·구 가운데 ‘소멸위험지역’은 절반이 넘는 52%인 118곳으로 밝혀졌다. 이같은 숫치는 지난해 같은 때와 비교하면 5곳이나 늘어 났다. 지방자치단체 2곳 가운데 1곳은 소멸위험에 빠져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제 지역소멸 문제는 이제 국가의 가장 중요한 과제가 되어야 한다. 지방정부 하나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중앙정부, 지방정부 그리고 지역주민의 공동대응이 중요하다.

지역소멸을 먼저 막아야 국가소멸도 막을 수 있다. 중앙정부의 지역소멸에 대한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꾸어 획기적인 전략을 세워야 한다. 지방정부도 지역주민과 함께 자신의 지역을 소멸위기에서 구해낼 방책을 도모해야 한다.

필자는 호남의 지방 위기를 타파하는 최선의 방법은 광주 전남 전북의 연대라고 생각한다. 호남권 메가시티를 만들어 경제·생활·문화·행정 공동체를 만들어 수도권에 인구를 뺏기지 않는 생산적인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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