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0대 남성 A씨가 갑자기 시작된 혈변으로 진료실을 방문했다. A씨는 평소 당뇨가 있어 건강에 관심이 많았고 운동도 열심히 하고 있었지만 대장내시경 검사는 전부터 의사의 권유에도 장 정결제를 먹기 힘들다는 이유로 차일피일 미루던 상태였다. A씨는 그날로 대장암을 진단받고 현재 수술 및 항암치료 후 대장암 재발 없이 건강하게 생활하고 있다.

대장암은 어떻게 조기에 발견하고, 또 예방할 수 있는가. 현존하는 가장 효과적인 예방·검진법인 ‘대장내시경’에 대해 이영민 사랑샘병원 원장을 통해 알아본다.

대장내시경 검사는 대장암의 조기 발견 뿐만 아니라, 대장암 전 단계인 선종성 용종을 발견하고 제거함으로써 대장암을 예방할 수 있기 때문에 가장 효과적인 예방·검사법이다. 실제 대장내시경을 통해 용종제거시 대장암 발생률은 무려 70-90%, 대장암 사망률은 50% 감소한다는 조사결과가 있다.

국가 암등록 통계에 따르면 2020년 우리나라 남녀 전체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 암은 갑상선암(11.8%)이었으며, 폐암(11.7%), 대장암(11.2%), 위암(10.8%), 유방암(10.1%), 전립선암(6.8%), 간암(6.1%) 순이었다.

대장암은 10만명 당 조발생률 54.3명으로 3위에 올랐다. 특히 서구화된 식생활 습관으로 인해 대장암 순위는 꾸준히 상승 중이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 국가 대장암 검진사업에서는 50세 이상 남녀를 대상으로 1년마다 분변잠혈검사를 시행해 이상 소견이 나온 경우에만, 2차로 대장내시경 검사를 시행한다.

비용 대비 효과 측면에서는 합리적인 방법이라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이 경우 대장암 전 단계인 선종성 용종을 초기에 발견해 제거할 수는 없다.

반면 독일은 50세 이상의 남성과 55세 이상의 여성을 대상으로 10년 간격으로 총 2회 대장내시경 검사를 시행하는 국가 암 검진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대장암의 조기발견 뿐만 아니라 대장내시경을 통한 대장암 예방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

물론 우리나라도 대장내시경 검사를 국가 대장암 1차 검진 검사로 도입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지만, 현재로서는 1년마다 분변잠혈검사와 대장내시경 검사를 함께 받는 것이 최선이다.

대장내시경 검사는 언제부터 시작하는게 좋을까?

이영민 사랑샘병원 원장은 대장암을 예방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대장내시경’을 꼽았으며 가족력이 없더라도 50세 이상은 반드시 정기검진을 통해 용종을 확인 후 제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사랑샘병원 제공>

50세 이상의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대장내시경 검사를 시행했을 때 검사 대상자의 30-40% 정도에서 용종(선종성 용종)이 발견된다. 선종성 용종이 5-10년이 지나면 대장암으로 발전한다는 것을 생각하면 상당히 높은 수치이다.

교과서적으로는 50세부터 시작해서 대장 용종이 없더라도 5년마다 주기적으로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을 것을 권유한다.

그러나 대장암 발병 연령대가 점차 낮아지는 것을 감안하면 좀더 조기에 대장내시경을 시작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이 있으며, 대장암 가족력이 있는 경우라면 40세부터 대장내시경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

만약 대장내시경 검사에서 크기가 1㎝ 이하의 작은 용종 1-2개를 제거했다면 5년 후에 추적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으면 된다. 선종을 3개 이상 제거했거나, 제거한 선종의 크기가 1㎝ 이상, 고위험성 용종을 제거한 경우라면 3년 후에 추가로 대장내시경 검사를 해야 한다.

그러나 대장내시경 추적 검사의 주기는 환자 상태, 장 정결도 정도 등을 고려, 전문의의 판단 하에 환자마다 개별화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이영민 사랑샘병원 원장은 “장 정결제 복용이 힘들어서 검사를 주저하는 분들이 꽤 많다. 하지만 과거에 비해 마셔야 하는 물의 양이 많이 줄었고 비린 맛을 없애고자 알약 형태로 나온 장 정결제나 간편하게 당일에만 먹는 1.38ℓ 장 정결제 등 새로운 형태의 장 정결제가 있다”며 “반드시 적절한 시기에 대장내시경 검진을 통해 대장암을 예방하고 치료 받길 권한다”고 말했다.

/정리=오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