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26일 화순 이서 인계리 496번지로 등기우편물이 도착했다. 보낸 곳은 서울 중구 충무로3가 60-1번지(남산스퀘어빌딩5·6층)에 위치한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다. 내용문은 전교조 결성 및 해직과정에서의 인권침해 사건 결정서(130쪽)로 사건명은 ‘2라-1638전교조 결성 및 해직 과정에서의 인권침해 사건’이다.

전교조는 2021년 2월8일 ‘교원노조 와해 공작과 소속 교사 탄압에 대한 진실규명’ 신청서를 진실화해위에 제출했다. 2022년 12월8일 답변 골자는 과거사정리법 제34조 이하에 따라 국가가 행할 조치에 관해 다음과 같이 권고했다.

가. 국가는 안기부 등 전 국가기관을 동원하여 사찰·탈퇴종용·불법감금·사법처리·해직 등 전방위적 탄압을 가함으로써 신청인들의 노동의 자유, 사생활의 자유, 직업의 자유, 행복추구권 등 중대한 인권을 침해하였으므로 피해자들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해야 한다.

나. 국가는 이 사건 신청들의 피해가 회복될 수 있도록 배·보상을 포함하는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필요하다.

광주최초 교사대량해직은 1989년 발생한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원 관련 전국 1천400여명 중 광주교사 130명이 학생들과 생이별한다. 1990년 광주직할시교육위원회 발행, ‘약진하는 광주교육’ 교원노조가입·탈퇴·조치자 상황에 따르면 총 가입자는 2천449명, 탈퇴자 2천321명, 조치자 128명이다. 조치자는 국공립 11명(파면 2·해임 9), 사립 117명(면직)이다.

1990년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펴낸 ‘한국교육운동백서’ 표지날개를 요약한다. 1989년 5월28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결성됐다. 4·19 교원노조가 군사독재정권의 혹독한 탄압에 의해 좌절된 30여년 뒤다. 교육민주화운동의 새로운 조직형태로 ‘참교육 원년’이라 칭한다.

1982년 2월25일 무등산 삼애장에서 ‘한국YMCA중등교육자협의회’ 광주협회가 결성됐다. 1986년 5월10일 소속 전국 초·중등 교사 546명은 제1회 교사의 날 행사와 더불어 ‘교육민주화선언’을 발표했다. 광주 79명을 포함, 호남지역 교사 250명이 참여했다.

광주회장은 진정한 민주주의는 지방자치에 있고, 교육자치를 포함한다. 당장 시급 해결일은 ‘자율학습’이란 명목인 심야 강제학습 철폐다. 6월21일 호남실천대회에 광주지역 서명자는 94명이다. 9월27일 전국교사협의회 창립, ‘민족 민주 인간화교육’ 이념을 내세운다. 사학민주화운동, 대한교련 탈퇴운동, 평교사회 조직에도 박차를 가한다.

1987년 9월5일 전국최초 지역단위로 전남교협이 광주YMCA무진관에서 창립됐다. 9월26일 광주교협도 호남동성당에서 탄생했다. 11월1일 충장로5가 62-27번지 광주극장옆 금란빌딩3층 301호실에 민주교육추진광주전남교사협의회 현판을 걸었다. 12월29일 초등교협도 출범했다.

1988년 9월10일자 광주·전남교사협의회 교사신문8호를 보면 5·18관련 해직교사 4명이 전남체육고, 광주농고, 전남공고, 과학고로 복직했다. 1989년 2월11일 광주학생독립운동기념관 민주교육법쟁취·참교육실천대회 구호는 ‘교원노조 건설하여 노동3권 쟁취하자’다. 4월 회원수는 2천200명이다.

민주교육법쟁취와 참교육실천대회 광주교사협의회 회원총회 홍보물(오창훈 제공).

1989년 5월14일 전남대에서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광주전남발기인대회와 5월28일 결성대회를 진행했다. 노조결성선언 요지는 학생, 학부모와 함께 교직원이 교육주체로 우뚝 서겠다는 것이다.

1989년 5월28일 전남대학교 전국교직원노동조합결성식(꼴찌선생들의출발선언1989).

1989년 5월14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광주·전남발기인대회 홍보물(오창훈 제공).

대인동 323-9번지(한양빌딩3층) 광주지부 조직상황(조합원) 문서에서 사립 2천69명, 초교 105명, 국공립 283명에 대해 각급학교 분회결성일자(조합원수/교직원수)를 나열했다.

사립학교는 5월30일 대성여고(45/68), 6월2일 송원학원5교(273/323)·경신여중고(69/107), 5일 동아여중고(93/116), 8일 대동고(58/71), 9일 숭의중고(130/161)·전남여상(70/76)·광이고(25/45)·고려중고(57/91), 10일 살레시오여고(31/65)·숭일고(57/61), 13일 광덕중고(65/95)·광산여고(47/62), 14일 서강중고(78/105)·문성중고(85/106)·진흥중고(43/118)·숭일중(45/45), 16일 정광중고(33/75)·서석고(44/65)·조대부설4교(202/290)·외고(45/52), 17일 수피아여중고(41/104)·살레시오고(36/72)·홍복학원2교(140/202), 20일 죽호학원4교(151/210), 26일 유은학원4교(65/320), 27일 석산고(35/67)이다.

초교는 6월20일 월산(17/51)·서산(19)·화정(14/55)·송정서(21)·광천(34/64), 국공립학교는 6월22일 광주일고(36/75)·전남고(19/72)·광주예고(6/32)·전대사대부중고(48/96)·봉선중(17/45)·광주고(35), 7월1일 효광여중(16)·체육중고(50)·운암중(6)이다.

1990년대 초 광주지부와 각 지회 사무실 위치를 보면 지부 서동 65-72번지, 국공립지회 금남로2가 7-3번지 대원빌딩 602호, 초등 장동 78-3번지, 사립동부 풍향동 외환은행지점 303호, 사립서부 화정동 766-21번지, 사립남부 백운동 631-9번지, 사립북부 운암동 490-27번지다.

해직교사 생계를 위한 도예전이 그림마당 민에서 1991년 1월18일부터 24일까지 열린다. 사회인사, 도·서예가 27명이 작품을 내놓았다. 참교육사업단은 기금마련 참교육 물품판매를 이어간다.

전교조광주지부 참교육사업단 기금마련참교육 물품판매(향토지리연구소1991).

동명동 140-1번지 광주지부에서 낸 ‘참교육을 향하여’ 해직교사 수첩을 넘긴다. 전국 1천496명 중 서울 544명, 전남 177명에 이어 광주는 127명이다. 성별로 남교사 114명, 여교사 13명이다. 생년월일은 1936-1964년생이다. 전교조 관련 구속·불구속·제적 학생은 10여명이다.

1993년 4월 교육부장관과 전교조위원장 간 해직교사 복직문제 해결을 위한 첫 공식회동을 가졌다. 그해 10월11일 본부상근자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위원장은 ‘젊은 교사들이 목숨을 바쳐 어렵게 싸워왔는데’라며 눈물을 흘렸다. 같은달 15일 정부의 ‘선탈퇴 후복직’ 조건수용 특별담화문, ‘40만 교사들을 위한 당부’를 읽어내려가다 곳곳에서 목이 메어 잠시 낭독을 멈추는 침통한 모습이었다. 1990년대 말 ‘참교육의 함성(정해숙)’ 첫째권에 나온 대목이다.

1997년 광주광역시가 낸 ‘광주시사4권’을 본다. 1980년대 학원의 맘모스화로 후반 광주교육도 아픔과 갈등을 겪게 된다. 교육현장에서 교육행정가와 교사, 교사와 교사, 교사와 학생들 간에 내·외적 갈등은 더욱 심화됐으며 1994년 이들 교사들의 복직이 이뤄지기까지 교육의 내실화, 민주화, 교육환경에 대한 인식에 많은 의견과 변화를 가져오는 계기가 됐다.

1999년 7월1일 ‘교원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 발효에 따라 전교조 합법화가 이뤄진다. 2007년 7월30일 ‘민주화운동관련자증서’만 정부 명예회복및보상심의위원회에서 해직교사들에게 보냈다.

2017년 12월 광주교사노동조합이 출범했다. 현재 신창동 999-9번지 광주교육지원센터에 전교조와 함께 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광주교육청지부는 화정동 657-8번지 교육정보원에 있다. 모두 노동2권 단체다. 국회 상임위에 놓인 ‘해직교사 원상회복 특별법’ 안 통과가 시급하다.

신창동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광주지부 사무실 출입문에 붙어있는 참교육 홍보물.(향토지리연구소2023).

/김경수 향토지리연구소장·문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