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의 광주땅 '최초' 이야기](75)다방·카페
근대 찻집 ‘미기다점’ 운림사찰 차밭 활용
1928년 ‘제비’ 첫 카페…낙천·엔젤·남국·백란 등 뒤따라
1950년대 초 다방 10곳 이상 성업…아침부터 인산인해
동구 금남로5가 남선다방 ‘현업 중 최고’ 50년 명맥 이어
2023. 01. 13(금) 01:00 가+가-
커피 아메리카노, 언제부터 우리 일상이 됐다. 얼마 전 졸저 ‘광주지리탐구’ 초벌바당을 원로선배님께 전하러 양림·봉선동을 찾았다. 1960-1980년대 찻집얘기 따라서 현대·지역사 곡절·고리가 꼬리를 물었다.

1932년생 문인은 얼굴(가오)마담 다방사부터 1969년 Y싸롱 신석정 시화전 스토리로 옮긴다. 광복 이후 시국을 ‘또다시 황혼’으로 본 시인의 역정과 함께 현재 정국이 그렇다고 염려한다.

1937년생 언론인은 1980년 초 사동 177-47번지 보림원 끽다거(喫茶去)를 회상한다. 당시 방명록을 찾아내 녹차와 다기, 고객 이야기와 함께 음료문화 전반에 대해 맥을 짚어준다.

열 살 선배 사진기자는 북적거린 마트1층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에서 1980년 5월21일 13시 계엄군 속에서 ‘발포명령 떨어졌다’를 들었다고 했다. 따끈라떼는 모던히스토리 질곡, 우유다.

작년 8월 말 국세청에 따르면 광주 커피가게는 2천549개다. Kosis통계를 따르면 2019년 광주에 커피전문점이 2천662개, 종사자 8천31명, 매출액 3천380억원이다. 2022년 지상자료는 한국커피시장규모가 세계 3위이며, 광주 프랜차이즈 매장 수는 벌크커피가 113개로 가장 많고 메가(89개)·이디아(79개)·청자(67개)·스타벅스(·59개) 순이다. 치열경쟁으로 1·2위는 저렴가·대용량이 대세다.

광주 최초 차(茶)기록은 신증동국여지승람으로 토산(土産), 무등산 장불동에서 생산된다고 적혀있다. 증심사는 10㏊ 이상 다원을 지니고 있었다. 근대 광주 최초 차점방은 운림사찰 차밭을 활용한 미기다점(尾崎茶店)이다. 광산동 73-1번지로 1932년 문헌에 등장한다.

박선홍은 1991년 금화문화11월에 1928년 광산동 옛 전남매일 옆 ‘제비’가 광주 최초 카페라고 밝혔다. 금남로5가 연안식당자리 낙천(김상문), 충장로3가 용아빌딩2층 엔젤(대륙), 담양봉산 만석꾼 김찬수가 경영한 남국, 충장로5가 광주극장옆 백란이 뒤따랐고 했다.

당시 다방손님은 공무원, 신문기자, 문학청년, 방학철 유학생이었다. 주로 홍차를 마셨으며, 커피·우유·코코아와 함께 음악감상을 즐겼다. 궁동 가톨릭센터와 제일극장 뒤편에 명치·명성, 박재섭이 운영한 광산동 광주(귀거래)다방도 있었다.

1950년대 호남신문 이은상은 ‘무등산 작설차를 곱돌솥에 달여내어’라고 전남특산가에 표한다. 김일로가 1952년 광주신보에 쓴 글을 본다. 몇 달 전까지 4-5개소 다방이 11개 돼 바야흐로 다방전성시대로 돌입했다.

비좁은 다방은 아침, 낮, 저녁 끊임없이 인산인해를 이뤘다. 가지각색 상담(商談), 사랑속삭임(연애취급소), 문화인 재담(才談)·급조장, 커피향, 담배연기, 음악반주, 유일 사교장, 현대신선노름터로 다방 품평회다.

1954년 12월 ‘레지’들의 추억만 남고 다방에서는 다방도시 별칭도 무색치 않을 성 싶다면서 번창 다방, 독자와 더불어 아끼는 의미에서 새해 업주·고객께 제언한다. 차맛에 유난조심과 함께 레지 선택, 실내장치노력·주의, 예의바름으로 다방을 조용하고 맑은 문화인 집으로 믿는다.

1953·54년 문헌에 황금동 다방 2호실(정희28세), 43번지 금잔디다방이 있다. 1956년 자료를 보니 시내권에 16개가 보여 동·번지·상호(주인)를 열거한다. 광산동42 오아시스(박소례), 충장로2가2 아카데미(홍옥연), 29 사라센(김말복), 3가 서울(심창임), 4가 리빙(박선담), 금남로2-19 야자수(박애옥), 30 아포로(강만금), 5가65 무등산(이영애), 수기동58 새마을(장광순), 황금동12 신성(임정희)·여의주(김은담), 23 파리장(정영자), 27 럭키(김경섭), 43 금잔디(정경임), 190 남국(정의현), 불로동5 설야(고영숙)다. 시가안내도에는 용아 박용철 부인 임씨가 운영한 신성다방이 황금동 도서관과 호남격구장 사이에 표기돼 있다.

1956년 광주시가안내도에 보인 다방(충장로2022광주역사박물관).


지상광고에는 1955년 2월 부드러운 멜로디 순다방 무등산, 1956년 11월11일 남국다방 개업, 1958년 다원 신천이 충장로 3가 상업은행 앞 도미양행 2층에 문을 연다. 1960년 충장로1가 알젠친(옛天園), 수기동 광신여객앞 카네기가 신장개업하고, 광주극장 2층에 광주다방이 있다. 1967년 광주관광호텔 무등다실, 1969년 영업시간은 오전 6시-밤 11시30분이다.

1955년 무등산다방 광고(전남일보1955.2.2).


1966년 광주체신청 자료를 열람, 47개소를 찾았다. 광산동에 41번지 청룡, 42번지 귀거래·세느, 60번지 양지, 74번지 호수, 80번지 유성(流星)다방이 있다. 충장로에는 1가5-3 일번지, 23 UN, 31 아담·호반, 2가22 밀물, 29 사라센, 3가1 허니문, 21 신천지, 22 아카데미, 23 보리, 24 미림, 26 김쌀롱, 4가1 은하수, 7 화신, 13 리빙, 25 크로바, 35 태양, 83 희, 5가33 은전, 52 샛별·초원, 81 현대가 있다.

금남로는 1가17 나하나, 2가19 야자수, 3가12-5 녹음, 5가99 대호, 114 우정(又井)·전원, 144 한일, 150 들장미, 158 백조다. 황금동은 13 어게인, 23-2 파리장, 65 보해싸롱이다. 호남동은 78 춘원(春苑), 동명동은 242 상록수, 수기동은 58 새마을, 금동은 8-6 아리랑, 대인동은 25 원(園), 31 역마, 32-2 여정이다. 호남동은 78 춘원이다. 1967년 송정리 명동 843번지에 초원다방이 있다.

1970년대 새전남 잡지에 실린 ‘광주의 다방사’는 생태해부라며 전세액과 수입, 레지꼬심에 대해 밝히고 있다. 전세액은 A급(Y·수향·수미·해성·대성) 250만원, B급(금강·아카데미·동아·남지·화신·호·금용·부배·황실·문화쌀롱·하니문·진) 200만원이다. 매일수입 평균은 A급 1-2만원, B급 6·7천-1만원, C급 3-5·6천원이다.

행여나파 고객의 수법은 필요이상으로 친절히 한다/용돈을 가끔 찻값 주는 체하고 준다/과실이나 점심을 더러 사준다/감기약 등을 사다준다/옷감이나 세타를 사다준다/현금을 보관해놓는다.

광주 모임터하면 금남로 YMCA와 전일빌딩에 들어있던 다방이었다. 1970-1998년과 1974-2013년까지 정치·문화 행사가 잦은 곳이었다. 가장 대중약속 사랑터는 1963년 이래 충장로 광주우체국 ‘우다방’이다. 그 언제가 만나자던~너와 나의 약속(이필원·박인희).

현재 각 구청에 휴게음식업체로 등록된 업소는 4천851개 중 북구가 1천309개로 가장 많다. 광산구(1천270개)·서구(1천100개)·동구(660개)·남구(602개) 순이다. 현업 중 가장 오래된 곳은 동구 금남로5가 152번지 남선다방으로 1972년생이다. 북구는 1979년 우산동 555-1번지 인성이며, 남구는 1982년 월산동 1050-21번지 그린이다. 서구는 화정동 783-23번지(지하1) 추선이고, 광산구는 2005년 소촌동 783-70번지 금호다.


금남로5가 남선다방 내·외부(향토지리연구소2023).


매곡동 214-4번지 다락카페에서 퇴임 국어선생님께 청귤차와 함께 나주임씨가 책보따리를 받았다. ‘나의 길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필두에 임은정 검사는 2008년 10월 만들어진 검사선서를 쓴다. 오로지 진실만을 따라가는 공평한 검사, 스스로에게 더 엄격한 바른 검사로서…굳게 다짐합니다.

2008년 충장축제 행사에 재현한 뮤직다방(향토지리연구소2008).


/김경수 향토지리연구소장·문학박사
김경수 향토지리연구소장·문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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