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로 보는 명화이야기]‘예술&기술2’(Art&Tech) La Vie en Rose(장밋빛 인생)
삶을 위한 예술, 삶을 위한 기술…진정한 행복의 의미를 묻다
2022. 12. 22(목) 18:40 가+가-

윤제호 作 ‘Art of the Future’

지난달 주제로 삼았던 예술과 기술에 관한 이야기는 인류의 행복과 번영이라는 목표를 향해가는 기술과 예술에 대한 이야기였다. 발달된 기술을 통해 등장한 인공지능 화가와 신기술을 작품에 접목시킨 작가의 작품도 함께 살펴봤다.

그렇지만 결국은 삶을 위한 예술, 삶을 위한 기술이 가져야 할 가장 큰 의미는 기술과 예술이 생명을 가진 것들의 ‘살아냄’이라는 목적을 달성해내는데 하나의 방법으로서 활용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살아감의 과정에 놓여 있는 모든 생명체들은 결국엔 ‘행복’하기 위해 존재할 뿐이라는 단편적인 해답도 찾아볼 수가 있었다.

그렇다면 ‘행복’이란 무엇인가?

‘장밋빛 인생’(La Vie en Rose).

누구나가 꿈꾸는 ‘황홀한 삶’을 지칭하는 단어다. 그러나 삶의 매 순간이 모두 다 장밋빛 일수는 없고, 때로는 비가 또 때로는 바람이 불어 잔잔했던 마음을 일렁이게 만드는 순간이 분명히 찾아올 수밖에 없으며 그것 또한 삶인 것이다.

그렇지만 그 와중에서도 행복을 향해 장밋빛 삶을 향해 걸어가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를 더욱 가깝게, 삶을 더욱 빛나게 해줄 기술과 예술 융합은 그리 먼 이야기가 아니다. 먼저 미디어 아티스트의 작품들 속에서 우리가 도래한 현재 기술과 예술의 모습을 다시 한번 가늠해 보자.

미디어아트에도 다양한 종류가 있지만 ‘가상과 현실’이라는 거대한 개념을 다뤄내는 데는 매한가지라 볼 수 있다. 그중 레이저를 활용한 윤제호 작가의 작품을 보면 공간을 압도하는 사운드와 현란한 레이저 빛으로 구현해 낸 작가의 작품 속에서 우리는 또 하나의 다른 세계를 마주할 수가 있다.

작품 ‘Art of the Future’는 고정된 설치 작품이라기 보다는 끊임없이 유동하는 레이저의 빛 덕분에 해프닝에 가까운 작업처럼 보인다. 또 달리 보면, 공연의 한 장면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풀과 꽃 그리고 범위를 가늠할 수 없는 공간을 가로지르는 빛은 음향과 뒤섞여 몽환적인 분위기마저 생성해 내고 있기 때문이다.

‘공간에서 공간으로 in 갤럭시 오디세이’ 작품에서도 보듯 레이저와 프로젝터를 통해 투사되는 기하학적인 빛의 선이 공간을 채우고 이와 연동된 유연한 사운드는 공간에 들어선 관람자로 하여금 색다른 시간을 맞이하게 해준다.

윤제호 作 ‘공간에서 공간으로 in 갤럭시 오딧세이’


디지털 공간에서 현실 공간에로의 구현, 그의 기술적 매개행위를 통해 물리 세계에 덧씌워져 현현된 이 공간은 한마디로 물리적인 세계와 가상 세계가 공존하는 혼합계라 하겠다.

‘우리는 가상과 현실 세계가 혼합된 세계를 살고 있다. 아침에 일어나 출근을 하고 차를 마시며 동료와 대화하는 일상처럼 스마트 폰으로 네트워크에 접속해 메일을 체크하고, SNS를 하고, 스트리밍으로 음악을 듣고, 영상을 보는 등 디지털 세계에서도 일상을 보낸다.

꽃과 정원에 레이저를 비춰 디지털 세상의 픽셀과 자연이 새로운 관계를 맺도록 유도한다. 관람객들은 시간과 공간에 대한 감각이 모호한 공간 속에서 편안한 휴식과 명상을 하면서 동시에 물질과 비물질적 존재를 감각적으로 경험하며 현실과 가상이 혼합된 세계 속의 ‘삶이란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던지게 된다.’ (작가노트 중에서)

작가 노트를 통해 살필 수 있듯, 우리는 이미 2000년 새로운 밀레니엄 시대에 즈음해 일상의 모든 것이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전환되는 세상을 경험했다. 게다가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접어들면서 일상에서의 변화는 더욱 격화돼 빠르게 바뀌고 있다. 이제 우리는 일상의 현실에서 스마트한 가상의 세계에 접속하지 않으면 생활이 안될 정도로 가상과 현실이 혼합된 세상을 살고 있다.

윤제호 작가의 레이저 작업은 이러한 혼합된 세계 속에서 무엇이 삶의 진정한 의미인지를 묻는다. 그는 현실에 있는 정원이나 건물 등의 장소에 첨단 기술의 상징인 레이저를 투사해 몽환적인 새로운 공간, 혼합된 공간을 창출함으로써 관객들의 마음속에 그러한 원초적인 질문을 떠올리도록 유도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인간이 느낄 수 있는 환상적이고 아름다움 면에 대해서 그리고 삶의 근원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게 해주는 작품이 있는 반면에, 또 다른 면으로는 지나친 기술발달이 가져올 긍정적이지 못한 세상에 대해 조명하고 있는 작품들도 있다.

그 이야기들 중에서 가장 심각한 일들은 ‘환경’에 대한 이야기가 주요 골자를 이루고 있다. 이런 내용을 뒷받침하는 이론으로 ‘인류세’(人類世)라는 말이 종종 등장하고 있는 요즘이다. 2000년대 새롭게 등장한 이론이라서 아직 공식적으로 정립되지는 않았지만, 인간에 의해서 지구환경이 바뀌어 버린, 다시말해 심각하게 훼손돼 버린 자연환경에 대해 지적해내고 있는 이론이라 보면 되겠다.

임용현 작가의 작품 ‘Moon Rainy’도 바로 이런 점을 관람객들에게 말하고자 한다. 작가의 미디어 작업에서는 여러 개의 달이 이곳저곳에서 반복적으로 떨어지는 모습이 등장한다. 어찌보면 평온하게도 때론 환상적으로도 보일 수도 있는 장면이지만, 실은 이는 정상적인 모습이 아닌게다.

임용현 作 ‘Moon Rainy’


비처럼 떨어지는 달의 모습 그것도 반복해서 달이 몰락하는 풍경, 멈추지 않는 인간의 개발행위 덕분에 끊임없이 비현실적 행위를 반복하고 있는 달의 모습일 뿐이다.

실제로 우리 눈앞에서 벌어진다고 생각하면 얼마나 끔찍하겠는가? 게다가 ‘무분별한 개발이 지속될 경우 미래 그 어디서건 자연스레 보게 될 모습이 될지도 모르겠다’는 작가의 언급처럼 실제로 멀지않은 미래의 모습이 될 수도 있는 일이다.

작가에게 삶을 위한 기술이란 예전에는 무언가 새롭고 발전된 세상을 가져다줄 것이란 생각에 ‘유토피아적 희망’을 주는 단어처럼 여겨졌단다. 하지만 점점 드러나고 있는 지구온난화에 대한 인류의 책임과 파괴돼가는 지구의 모습들을 보면서 삶을 위한 기술이 유토피아적 환상일 뿐인 것을 확신하게 됐다.

하루속히 과거의 것이 아닌 앞으로의 진정한 삶을 위한 기술이 되기 위해서는 예술가들이 미리 선구적으로 보고 펼쳐놓은 이야기들을 바탕삼아 가슴으로 느끼고, 우리 앞에 당장 다가온 미래의 모습을 바꿔가도록 노력해야 함이다. 그 진정성에 ‘인류의 행복’이 달려있는 것이다.

3년 전 연재를 처음 시작하며 잡았던 주제가 바로 행복이기도 했다. 돌아서 세 번째 연말을 맞이하는 시점에 다시 이야기하려니 감회가 새롭기도 하다. 올 한해도 필자 또한 다사다난한 한 해를 보냈는데 독자들의 한해는 어떠했는지 궁금하다. 다만 철모르고 피엇다 금세 시들어버린 꽃 한 송이가 참 야속하긴 하지만….

다시 한번 묻는다.

<이현남· 전남대 강사>

행복이란 무엇인가? 행복(Happiness)의 어원을 한번 살펴보자면 어떤 일이 ‘발생하다. 혹은 일어나다’(Happen)라고 한다. 더 자세히 Happy의 어근인 hap은 ‘luck’ 또는 ‘fortune’(운)의 의미를 담고 있다.

결국 행복이란 ‘발생하는 것’이라 행복하기 위해서는 뭔가를 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노력만으로 결코 얻어질 수 없는 것이기에 과정 중에서의 뜻밖의 ‘행운’과 ‘즐거움’을 발견하고 느낄 줄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의 ‘태어남 자체도 우연’일 뿐이다. 여느 노래 가사처럼 태어난 것도 그리고 마지막도 우리의 몫일 수가 없다. 그렇기에 우리에게 관건은 주어진 시간 동안에 누가 더 행복하게 사느냐에 방점이 찍힌 문제를 해결해 가는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이 바로 ‘삶’이 되는 것이다. 이를 지혜롭게 발견해가는 것이 바로 우리가 바라는 ‘장밋빛 인생’이 아닐런지 생각해 보며 글을 맺는다.

여느 때처럼 미리 메리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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