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대 의대 유치 토론회]“필수·응급의료 접근성 취약…의대 설립만이 해법”
2022. 12. 19(월) 20:18 가+가-

전남도민의 30년 숙원인 의과대학 유치 전략을 모색하기 위한 토론회가 19일 나주 중흥골드스파에서 열렸다. /김애리 기자

전남도민의 30년 숙원인 의과대학 설립 논의가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 문재인정부 시절인 2020년 7월 정부와 여당이 의과대학이 없는 곳에 의과대학 설립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했지만 의료계의 집단 반발로 논의를 중단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전남도는 19일 나주 중흥골드스파에서 의과대학 유치 전략을 모색하기 위한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주제 발표자로 나선 황성웅 광주전남연구원 연구위원과 남은경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회정책국장, 최라미 전남도 공공보건의료지원단 연구원의 발표 내용을 소개한다./편집자주

◇좌장=▲김대성 광주전남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주제발표=▲황성웅 광주전남연구원 연구위원 ▲남은경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회정책국장 ▲최라미 전남도 공공보건의료지원단 연구원


“지역 의료문제 개선할 법률안 필요”
●주제발표1=황성웅 ‘의과대학 설립 법안 발의안 주요내용·시사점’

현재 전국적으로 전남, 전북, 경북 등 필수의료 취약지가 다수 포함된 6-7개 광역지자체에서 의과대학 설립을 추진 중이다.

지역 내 의대 유치 및 설립을 위해 11월 현재 전북 남원, 경남 창원, 경북 포항·안동, 인천, 전남 목포, 전남 목포·순천, 충남 공주, 부산 기장 등을 대상으로 10개의 의대 설립 관련 법률의 제정안 및 개정안이 제출돼 있다.

제안 법안은 ▲공공보건의료대학 신설 ▲지역 국립대 내 설치 ▲특화 분야 의과대학 설치 등 3가지 유형으로 분류된다.

이 가운데 전남은 1990년부터 30여년 간 꾸준히 전남에 의과대학 유치 추진 운동을 지속하고 있다.

현재 발의된 3개 안은 전남 동부권 또는 서부권 설치를 전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이처럼 특정 지역을 지칭하는 발의안은 한계점을 내포하고 있다.

먼저, 지역 내부적으로 의대 설치에 대한 전체 도민의 지지 의견을 한 곳으로 결집하기 어려운 상황을 야기하고 있다.

또한, 대외적 지지를 얻어내는데도 어려움이 있다. 즉 복지부, 교육부 등 관련 부처의 정책 추진 및 국회의 정치적 추진 과정에서 지역 내 합의된 의견 부재로 전남 의대 설치가 후순위화 될 위험성을 안고 있다.

따라서 전체 도민과 중앙부처, 의대 설치를 지지하는 시민사회 등이 수용하기에 부담이 덜하며, 지역 의료의 고질적 문제를 전반적으로 개선할 수 있고 지역의 한 목소리가 담긴 법률안이 필요하다.

의대 유치 상황과 지역의사로서 성장 가능성을 고려해 다음과 같은 3개의 대체법안을 제시할 수 있다.

먼저, ‘국립의과대학안’이다. 이는 공공의료 확충과 의사 인력 증원을 위해서 의과대학이 없는 전남 내 의대 설치가 최우선적 정책 수단임을 법안 제안의 주요 배경으로 하고 있다.

다음은 ‘국립공공의과대학안’이다. 의과대학이 없는 전남 내 의대 설치가 최우선이지만, 공공의료의 전국적 취약함을 반영해 타 의료취약 지역에서도 수용 가능한 보다 보편적인 법안의 필요성을 법안의 주요 배경으로 하고 있다. 또한 국립의과대학에는 다수가 이미 설치돼 있어 이 법으로 설치하려는 대학은 공공보건의료인력 양성을 위한 대학이라는 점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세번째는 ‘국립공공의학전문대학원안’이다. 6년제 의과대학보다 4년제 의학전문대학원이 공공의료 인력 양성과 지역 의사로서 성장 잠재력이 더 높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의학전문대학원을 설치하는 방안도 충분히 고려할 필요가 있다.


“공공의대 설립으로 공공의료 질 높여야”
●주제발표2=남은경 ‘의료격차 해소·의대정원 확대 방안’

최근 코로나19 감염병 사태에서 확인했듯이 적정 의사인력의 확보는 보건정책 운영에 중요한 요소다.

우리나라는 2000년 의약분업과정에서 의사 수 감축이라는 의료계 요구를 정부가 객관적 검토 없이 수용하면서 의대 입학정원을 3천500명에서 3천58명으로 감축시켰다. 그 결과 현재 한국의 의사 수는 OECD 평균의 2/3 수준으로, OECD 국가 중 가장 적다.

반면, 의료 이용량 팽창으로 전체 의사 공급 부족 및 지역간·부문간 의사 수급 불균형, 공공의료인력 부족으로 인한 노동여건 악화가 우려된다.

더 큰 문제는 지역별 활동 의사 수의 격차가 크다는 점이다. 지역별 인구 1천명당 활동 의사 수는 서울 3.12명인데 반해 경북은 1.38명으로 최대 2.3배에 달한다. 이처럼 의사 인력이 부족한 데도 우리나라 의대 정원은 낮은 규모로 유지하고 있다. 의대 졸업자 수는 2010년부터 인구 10만명당 8명 이하에서 정체되고 있다.

의사 인력 부족은 공공병원의 필수 진료과 폐쇄 등 부작용으로 나타나고 있다. 인구 1천명당 300병상 이상 종합병원급 의료기관 의사 수를 비교해 보면 서울 1.49명, 전남 0.40명, 충남 0.47명 등 지방과 서울의 간격은 3배 이상 차이가 난다.

의료취약지 해소는 공공의료 인프라 확대와 공공의사 근무를 통해 해결이 가능하다. 민간은 수익 창출이 어려운 지역에 의료기관을 개설하지 않기 때문이다. 지역별로 공공의료기관을 설립해 국민의 의료 접근성을 높이고, 여기서 양성된 공공의사가 필수 의료 과목에 배치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이는 정책적 대안으로 실행돼야 한다. 즉 공공병원에서 교육받고, 일할 수 있는 지역공공의사로 양성해야 한다.

2020년 7월에 발표한 ‘의대 정원확대 및 공공의대 설립방안’은 부족한 의사 수의 확대 계획을 담아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러나 ‘지역의사’ 교육기관을 ‘공공의대’나 ‘국공립 의과대학’으로 한정하지 않았다. 이 같은 조치는 ‘지역의사제’를 통한 지역 의무 복무가 지방 사립대병원의 부족한 인력 충원을 위한 편법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지역의사제의 실효성과 공공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공공의대 설립을 통해 공공의료의 질 제고와 지속가능성을 보장해야 한다. 권역별로 4개 정도의 ‘공공의대 설립안’과 의료 공백을 해소할 수 있는 공공의대 부속병원 설립 대안이 함께 수립돼야 한다.

신규 의과대학 설치가 비효율적이라는 주장을 극복하고 지역민의 안전과 정주환경 개선을 통한 지역균형발전 측면의 적극적인 대응전략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전남 중증 응급환자 유출률 48.9% 최고”
●주제발표3=최라미 ‘공공보건의료 측면에서 의과대학 설립 필요성’

공공의료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및 보건 의료 기관이 지역·계층·분야에 관계없이 국민의 보편적인 의료 이용을 보장하고 건강을 보호, 증진하는 모든 활동’이라 정의할 수 있다. 이는 한마디로 국민의 생명·안전 및 기본적 삶의 질을 보장하는 필수 의료 체계를 말한다.

이처럼 현대 사회에서는 공공의료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먼저 대도시나 상급 병원에 집중되는 의료 수요 현상을 개선하는 등 의료서비스 격차를 해소하는데 공공의료가 그 역할을 할 수 있다. 또한 수익성이 낮은 응급상황 처치나 분만시설 확충 등의 의료 공급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데도 공공의료 영역이 큰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

특히 코로나19 등 감염병, 국가적 재난 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으며 의료 사각지대 발생 및 진료 공백의 최소화로 의료 취약계층을 보호하는데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전남의 공공보건의료 현황을 살펴보면 암담하기만 하다. 필수·응급의료 접근성 취약과 공공의료역량 역부족을 각종 수치로 확인할 수 있다.

실제로 전국 98개소의 응급의료 취약지 가운데 전남은 17%가 넘는 17개 시·군이 취약지로 꼽힌다. 당연히 중증 응급환자 유출률은 48.9%로 전국 최고를 기록하고 있다. 뇌혈관, 소아외과, 감염내과 등 필수 의료 자원 부족 현상은 큰 문제를 야기할 우려를 낳고 있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의과대학이 없고, 상급종합병원이 부재한 것은 전남의 열악한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전국에 40개 의과대학이 있음에도 전남에는 의과대학이 없다. 이로 인해 중증환자·응급환자 등 고난이도 필수 의료서비스가 필요할 경우 타 시·도로 가야만 한다. 연간 80만명, 1조5천억원의 의료비가 타 시·도로 유출되고 있다.

현 정부는 필수 보건의료의 협력체계를 구축해 퇴원 후 건강 유지 관리부터 중증응급 질환 대처와 감염관리 및 만성질환자 관리 등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펼치겠다고 공약했다. 그러나 전남은 전국에서 필수·응급의료 접근성이 가장 낙후돼 있고, 공공의료 역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다. 이러한 현실임에도 전남은 초고령 인구에 진입하면서 의료 취약인구 비율이 높아갈수록 의료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는 상황이다.

전남의 의료전달 체계상 가장 기본적인 전문 인력의 부재와 취약지 필수 의료인력 부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은 전공의 수련 기능을 같이하는 상급종합병원의 역할을 전제로 한 의과대학 설립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 될 것이다.

/정리=김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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