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건설현장 ‘셧다운’ 등 피해 가중 현실화
●화물연대 총파업 닷새째
한전공대·빛그린산단 등 레미콘 타설 안돼 작업 중단 위기
광주 수소충전소도 공급 차질…市, 수소버스 유연 배차
2022. 11. 28(월) 20:02 가+가-

쌓여가는 완성차

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총파업으로 산업계 곳곳에서 물류 운송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가운데 28일 기아자동차 광주공장 주차장에 완성차가 쌓여가고 있다. 기아 측은 파업으로 완성차를 옮기는 카캐리어 운송이 멈춰서면서 대체인력을 고용해 완성차를 개별 운송하고 있다./김애리 기자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의 총파업이 닷새째로 접어든 28일 지역 일부 건설현장에서 레미콘 타설이 안돼 공사가 중단되는 등 피해가 가중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29일 업무개시명령 발동을 검토하고 있다.

이날 광주전남레미콘협동조합에는 오전에만 20여곳의 공사현장에서 전화가 빗발쳤다. 시멘트 운송 차량인 벌크시멘트트레일러(BCT) 운행 중단으로 시멘트 출하량이 급감, 지역 곳곳의 건설현장에서 레미콘 타설(콘크리트를 거푸집에 붓는 작업)이 중단된 데 따른 것이다.

통상 레미콘 공장들은 사일로(원통형 창고)에 2-3일 분의 시멘트를 저장해두고 레미콘을 생산하나, 업무일 기준 파업이 3일을 넘기면서 재고가 바닥났다.

업계에 따르면 전국 3천여대의 BCT 중 1천대 가량이 화물연대 소속으로 알려졌으나 나머지 차주들도 파업에 동조하거나 운송을 포기해 시멘트 출하는 사실상 중단된 상황이다. 화물연대 파업 이후 시멘트 출하량은 평소 대비 10% 이하로 떨어졌다.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 공사 시공사는 지난 24일, 광주 빛그린산단 개방형 체육관 공사 시공사는 28일 각각 레미콘협동조합에 납품 지연 사유서를 요청했다.

업계에서는 파업 전부터 수급난을 겪던 광주도시철도 2호선 공사현장, 광주 선운2 공공주택지구 조성 공사현장 등 대규모 관급 공사현장에서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현재 광주·전남에는 총 122곳(광주 44곳, 전남 78곳)의 레미콘 회사가 운영 중으로 현 상황이 지속될 경우 29일께 보유한 재고를 모두 소진할 것이라는 게 레미콘협동조합 측의 예상이다.

레미콘협동조합 관계자는 “지역 건설현장도 공정률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레미콘이 대부분 필수적으로 투입되는 만큼 납기 연장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수소충전소 역시 화물연대 파업의 직격탄을 맞았다. 국내 대부분 수소 충전소는 수소 저장·운송 장비인 수소튜브 트레일러를 통해 산업단지로부터 수소를 공급받고 있지만 파업 이후 수소 공급에 차질을 빚고 있다. 실제 지난 25일 전북 전주에서는 수소 공급 차질로 수소 시내버스 31대 중 13대 운행이 중단되기도 했다.

앞서 지난 6월 화물연대 파업에서도 전국 수소충전소 22개가 운영을 일시 중단했으며 이 중 광주에서는 화물연대가 여수산단을 봉쇄하는 바람에 총 6곳의 수소충전소 가운데 3곳이 일시적으로 운영을 중단한 바 있다.

광주지역 한 수소충전소 관계자는 “오늘은 충전이 가능하지만 내일은 장담할 수 없다”며 “화물연대 파업으로 인해 배차를 넣어도 공급업체 측에서 오후쯤에나 알려줘 우리 또한 답답한 상황이다. 방문 또는 유선상으로 묻는 고객들에게 오늘은 충전이 가능하나 내일은 확답할 수 없다고 설명하고 있다”고 밝혔다.

광주에는 수소 생산 시설이 없어 여수 등에 소재한 수소 생산·공급업체와 화물연대 측의 사전 협의를 거쳐 평소(5-6대)보다 소폭 줄어든 수소 공급 차량 4대를 배차받고 있다.

광주시는 파업 장기화에 대비해 총 22대의 수소 시내버스 유연 배차와 제한 충전(70%) 등 선제 대응에 나서고 있다.

이와 함께 이날 광양항 컨테이너 터미널 2곳의 반출입 물동량은 사실상 ‘0’을 기록했다. 현재 항만에서 반출하지 못한 컨테이너 화물이 쌓여있는 비율(장치율)은 62.1%다. 통상 61.4%보다는 다소 높지만 당분간 컨테이너 선적·환적 등 화물 처리에는 큰 문제가 없다. 다만, 파업이 장기화해 장치율이 80% 이상에 이를 경우 물류 적체 현상은 본격화된다.

목포항도 1일 컨테이너 평균 반출입량인 211.6TEU를 크게 밑돌고 있으나 장치율은 평소 수준인 5.5%를 유지하고 있다.

기아 오토랜드 광주공장은 파업 이튿 날인 지난 25일부터 완성차를 평동·장성 출하장으로 개별 운송하고 있다.

기아는 또 공군제1전투비행단, 함평 나비축제장 주차장, 광주시청 야외음악당 등 임시 보관 장소를 확보했지만 이곳마저 가득찰 경우 생산 라인이 멈추는 등 피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정부는 29일 국무회의를 열어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할 방침이다. 업무개시명령을 위반하면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받게 된다.

/양시원 기자
양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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