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동에서]정말 봄 같은 봄이었으면
2022. 03. 17(목) 19:37 가+가-

김종민 논설실장

‘여의도의 정치 문법도, 정치 셈법도 모르는’ 정치 신인 윤석열의 시대다. 공정과 상식, 정의의 대한민국을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 “오직 국민만 믿고, 국민의 뜻을 따르겠다”고 했다.

제20대 대통령 당선인 윤석열, 쩍쩍 갈라진 국론의 통일이 급하다. 국민 통합의 소명, 어깨가 무겁다. 여소야대로 뒤바뀐 정치 지형에서 집권당 국민의힘은 시험대에 올랐다. 대전환의 5년이다. 그래서 정직한 지도자, 겸손한 지도자, 소통하는 지도자여야 한다. 제왕적 권력을 나누는 것부터 시작이다. 경쟁자였던 다른 정당 및 후보들과 협력하는 것이다. 협치를 위해서라면 통 크게 결단해야 한다.

내 편 네 편 가르지 않는 탕평이 중심이다. 능력을 우선한 적재적소 배치도 중요하나 지역균형, 여성 몫 등의 배려도 감안해야 한다. 역대 정부의 변하지 않은 원칙이다. 자고로 단소리만 하는 측근은 멀리해야 한다. ‘윤핵관’과 주변의 중용엔 신중해야 한다. 역사의 교훈이다. 공명정대한 인사를 위한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 성공한 정부, 유능한 대통령이 되기 위함이다.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의 유행이 최정점으로 들어섰다. 포스트 코로나 플랜을 정교하게 짜야 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 북한의 미사일 도발 등으로 대내외 정세가 어지럽다. 국익 우선의 외교가 답이다. 원유나 곡물 등 원자재 불안으로 물가가 뛰고 있다. 경기침체 속 인플레이션, 스태그플레이션이 덮칠 기세다. 안정세인 부동산 가격도 꿈틀대고 있다. 경제·사회적 양극화가 심화되고 중산층이 위태롭다. 민생을 챙겨야 하겠다.

전쟁 같은 선거는 끝났다. 각자 지지하는 후보를 위해 국민들도 치열하게 싸웠다. 선거라는 것이 그렇다 치자. 하지만 딱 두 갈래로 쪼개져 사생결단으로 대결한 것은 처음이다. 해서, 역사의 퇴행인 ‘보복정치’는 안 된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촛불을 든 시민혁명으로 궤멸 위기로까지 내몰렸던 보수진영의 기사회생, 축배를 들일인가 묻게 된다.

득표율 1% 차이도 아니었다. 절반에도 못 미쳤다. 야당과 협치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표를 주지 않은 절반의 국민을 위한 국정을 펼치길 기대하겠다. 사회·종교계 원로 인사들의 조언대로 초당적 통합내각을 구성하고, 권력 분점과 다당제를 위한 헌법과 공직선거법 개정도 추진해야 한다. 정치개혁, 의지가 있다면 얼마든 가능하다.

정치는 살아 움직이는 생물이라 했다. 선거에서 이기면 여당, 지면 야당이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헌법 제1조 1항이다. 결과에 승복하고 책임 있는 대의 정치를 위해 손을 맞잡아야 한다. 대연정이야 진심어린 마음이면 충분하다. 사실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향후 5년은 대단히 힘들 것이었다.

대선 과정에서 말을 갈아탄 누군가 그랬다. “예측 불가능한 ‘괴물’ 대통령보다는 차라리 ‘식물’ 대통령을 선택하기로 했다”고. 지금도 분명히 기억한다. “차악(次惡)을 뽑는 선거. 바로 그 차악을 선택한 셈”이라는 말이 틀렸으면 한다. 이젠 화합과 포용의 시간이다. ‘위기에 강한 나라’다. 미래 발전을 약속해야 한다.

덧붙인다. 윤 당선인이 선거 기간 호남 민심을 돌리려고 끊임없이 구애의 손길을 뻗었던 만큼 광주와 전남의 백년대계를 위한 핵심 현안을 공약으로 챙겨줬으면 한다. 광주 군공항 이전사업으로 문재인 정부의 기조를 계승해 임기 초반에 반드시 마무리해 달라는 것이다. 이는 호남을 ‘고립된 섬’에서 벗어나게 하는 대업이기도 하다.

대한민국이 명실상부한 선진국에 진입한 이후 첫 대통령이다. 통합과 번영의 나라 건설을 위한 첫걸음을 잘 떼야 하겠다. 선거 과정 중 상징이 된 어퍼컷 세리머니가 국가의 안보와 국민의 행복을 위한 ‘한 방’으로 쓰이길 바란다.

5월10일, 취임식이다. 새 정부 국정운영의 그랜드비전을 그려야 하는 중차대한 역할을 맡은 인수위원회부터 불필요한 잡음이 없어야 한다. ‘점령군이 아니다’는 안철수 위원장의 단호한 어조처럼 청와대 및 정부 부처와 유기적으로 협력해 주요 현안 및 업무를 차질 없이 인계받아야 한다. 또 계승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주저함이 없어야 할 것이다. 통합을 외쳤으나 오히려 분열을 조장한 이전 정부들과는 확연하게 달라져야 한다. 국민 모두의 대통령, 윤석열이 돼야 한다.

‘하늘엔 조각구름 떠있고 강물엔 유람선이 떠있고/ 저마다 누려야 할 행복이 언제나 자유로운 곳/ 뚜렷한 사계절이 있기에 볼수록 정이 드는 산과 들/ 우리의 마음속에 이상이 끝없이 펼쳐지는 곳…우리 대한민국 아아 우리조국 아아 영원토록 사랑하리라.’ 대중가요 ‘아! 대한민국’의 노랫말이다. 후손들에게 물려줄 평화롭고 아름다운 나라를 만드는 책임과 의무를 다해야 한다.

지난 주말 나들이를 다녀왔다. 가까운 교외를 찾아 잠시 여유를 누리기에 딱 그만이었다. 남도에선 봄꽃이 꽃망울을 터트렸다. 개나리도, 산수유도, 매화도…. 제각기 고운 자태다. 제법 봄기운이 완연하다. 새 생명이 움트는 희망의 봄이다. 내내 맑고 따듯한 정말 봄 같은 봄이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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