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손으로 만드는 광주 마을공동체](4)석곡무등산마을협의회
소통·협치로 더 나은 삶의 터전 함께 가꾼다
영농·불법 쓰레기 등 환경문제 해결 목표
16개 마을 머리 맞대 ‘클린 캠페인’ 추진
폐비닐 전용 봉투 제작 등 도시재생 앞장
2022. 02. 02(수) 20:11 가+가-

석곡무등산마을협의회는 16개 자연마을 주민들로 구성된 마을공동체로 2020년 광주시 협치마을 모델사업에 선정돼 깨끗한 석곡동을 만들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은 석곡마을 지키미 환경 정화 활동 모습. <석곡무등산마을협의회 제공>

‘협치’를 키워드로 16개 마을이 하나로 뭉쳤다. 서로 다른 각각의 마을이 모여 마을의 공통 고민거리를 나누며 깨끗한 마을 만들기를 위해 머리를 맞댔다.

주민들이 직접 나서 방치된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클린 캠페인을 펼치는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석곡무등산마을협의회’의 이야기다.

광주시 북구에 위치한 석곡동은 도시와 농촌이 결합된 지역이다. 무등산 자락 북쪽의 16개 자연마을로 이뤄진 석곡동은 도농복합지역으로 고령 인구가 많으며 농업에 종사하는 가구가 많다.

16개 자연마을이 하나로 화합해 깨끗한 마을 만들기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부터는 더욱 특색 있는 활동을 추진하기 위해 준비에 여념이 없다. 16개 마을이 어우러진 곳이기에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가진 점이 최대 강점이다.


◇깨끗한 마을 만들기 리빙랩 프로젝트

주민들은 ‘협치’를 통해 마을 문제를 하나씩 풀어가고 있다.

석곡동은 지역 특성상 농업에 종사하는 주민들이 많아 영농철마다 발생하는 영농 쓰레기와 외부에서 무단으로 버려지는 불법 쓰레기 등으로 몸살을 앓았다.

동에서 한 달에 한 번씩 트럭으로 쓰레기를 수거하고 있지만 마을의 고질적인 문제인지라 쉽사리 해결되지 않았다. 동에서 일괄적으로 쓰레기를 수거하게 되자 관급 봉투를 사용해야 할 쓰레기들을 퇴비 봉투에 넣어 버리면서 분리 배출이 안 된 쓰레기가 모이기 시작했다. 외부인들의 불법 투기도 잦아져 쓰레기 문제가 더욱 심각해졌다.

이에 16개 마을 통장과 대표자 등이 모여 머리를 맞댔다. ‘쓰레기 문제’를 의제로 주민들이 함께 논의한 결과, 마을 쓰레기 문제를 세분화해 환경 정화 활동을 실시하기로 했다.


◇‘깨끗한 석곡마을 만들기’ 프로젝트

석곡무등산마을협의회를 구성해 ‘깨끗한 석곡마을 만들기 리빙랩 프로젝트’ 사업의 첫 발을 내딛었다.

석곡무등산마을협의회는 지난 2020년 광주시 협치마을 모델사업에 선정돼 사업 추진 방향 세분화, 구체적 실행 계획을 세운 뒤 지난해부터 깨끗한 석곡동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본격 실시하고 있다. 환경 정화를 위한 꽃 심기 활동은 물론, ‘마을e척척의 리빙랩학교’를 운영하고 ‘아따 비니루 잘 모튼게 잘 가져가네’ 캠페인을 전개하기도 했다.

주요 사업으로 ▲2021년 마을협치실행단 구성 및 네트워크 활성화 ▲역량강화 컨설팅(마을활동가 양성 및 그린뉴딜 워크숍 등) ▲자연순환, 농업폐기물 관리, 쓰레기 분리 배출 등 석곡동 환경 개선 관련 16개 마을 의제 실행 ▲마을총회·성과 공유 등을 추진했다.

특히 2021년엔 월산마을 구성원들이 함께 광주도시재생공동체센터를 통해 폐비닐 수거 캠페인을 진행해 호평받았다. 주민들은 마을 내 폐비닐 배출 상황을 파악하고 캠페인 대상을 설정한 뒤 전용 수거봉투를 제작, 폐기물 집중 수거 활동을 펼쳤다.

광주도시재생공동체센터가 진행하는 ‘마을의제 실행 리빙랩 교육’에 참여, 워크숍을 통해 폐비닐 수거를 목표로 캠페인물을 제작했다. 폐비닐 수거물과 캠페인 홍보 방안 논의부터 봉투 디자인 논의, 수거 장소에 설치할 배너와 마을달력 제작까지 시행했다.


◇하나된 석곡동…소통·네크워크 형성

클린 캠페인이 가져온 가장 큰 변화는 주민 간 소통 및 네트워크 형성이다.

1998년 행정동인 청옥동, 충효동, 장운동 등 3개 동을 통폐합한 현재의 석곡동은 16개 동이 통합됐지만 정작 16개 마을 주민들에게는 하나의 석곡동이라는 인식이 없었다. 석곡동은 북구 면적의 40%나 차지해 공간적 범위도 넓은 만큼, 모든 마을이 함께 공감하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뒤따랐다.

손윤민 마을코디네이터는 “마을 주민들이 석곡동이라는 정체성보다 자기가 어떤 마을 출신이라는 정체성이 더 컸다. 청소를 해도 월산마을 사람이 언제 장금까지 와서 청소를 하겠느냐고 할 정도였다”며 “사업을 추진하면서 하나의 석곡동이란 공동체 의식과 소통 관계를 형성하는 일이 매우 중요했다”고 설명했다.

제각각이던 16개 마을이 공통 고민거리인 ‘쓰레기 문제’를 의제로 한 자리에 모여 함께 해결방안을 모색한다는 경험 자체로 의미가 컸다.

월산마을 폐비닐 수거 캠페인 사례를 통해 마을 쓰레기가 정리되고 도시 미관이 개선되면서 자연스럽게 마을 주민들의 참여도도 높아지고 있다.

마을공동체 활동을 통해 공동체 의식이 형성되고 주민 간 소통할 수 있는 기회 또한 마련된 셈이다.

석곡무등산마을협의회는 앞으로도 더 나은 삶의 터전을 만들기 위해 소통과 협치를 기반으로 마을의 모든 의제를 16개 마을이 함께 고민하고 해결할 계획이다. 함께 머리를 맞대야 공동체 의식 강화 및 마을 발전 방향을 지속 모색할 수 있다는 인식이 깔려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석곡동 주민들이 마을 도로변에 방치된 쓰레기를 수거하고 있다.


깨끗한 마을 조성을 위한 ‘마을e-척척’의 리빙랩학교 운영 모습.



문완식 석곡무등산마을협의회 대표

[인터뷰] 문완식 석곡무등산마을협의회 대표 “유기적 공동체 만들기 힘쓸 것”

“16개 자연마을로 구성된 석곡동의 주민 간 소통과 화합이 제일 중요한 과제였습니다. 서로 다른 마을을 하나로 묶자는 의미로 ‘협치’를 기획했습니다.”

문완식 석곡무등산마을협의회 대표는 석곡동 지역 특성상 고령 어르신들이 많아 방범, 시스템 등이 취약해 어떻게 하면 마을이 안전하게 유지되고 주민들 간 협력을 이룰 수 있을지 고민했다.

문 대표는 “석곡동이 농촌동인 만큼 고령층 주민이 많고 방범이 취약해 외지에서 몰래 쓰레기를 버리고 가는 일이 빈번했다”고 말했다.

오랜 고민 끝에 16개 마을 주민들이 머리를 맞대 쾌적한 마을 만들기를 위한 환경 정화 활동을 펼치기로 뜻을 모았다. 마을별 통장들이 모이고 바르게살기협의회, 부녀회 등 50여명 이상이 함께 협치마을 사업을 시작했다. 현재 석곡동 마을협의회는 주민 자생단체, 주민자치회, 통장단 등으로 구성돼 있다.

문 대표는 “석곡동은 북구의 3분의1에 해당되는 면적을 차지하고 있어 어떤 타이틀을 갖고 시작하느냐가 중요했다”며 “각 마을마다 서로 소통하며 주민들이 삶의 터전에서 안고 있는 문제들을 함께 개선하는 데 중점을 두고 ‘협치’를 키워드로 협의회 운영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사업을 구상하고 추진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16개 마을이 한 뜻으로 함께 일하게 되기까지 서로 다른 목소리가 많아 조율이 필요해서다.

그는 “주민들 가운데 농업에 종사하는 분들이 많아 시간을 맞추고 함께 의견을 모으기까지 어려움이 많았지만 관내 환경 조성, 마을지킴이 활성화, 꽃밭 조성 등 다양한 사업을 하나씩 추진하다 보니 거리가 깨끗하게 정비되는 등 마을 경관이 변화하는 것을 보고 주민 스스로 참여하기 시작했다”고 소개했다.

2020년에는 협치마을 사업 추진을 위해 마을 의제 워크숍도 진행했다. 문 대표는 16개 동이 통합된 뒤 처음으로 한 자리에 모인 뜻깊은 시간이었다고 떠올렸다. 한 달에 한 번 통장단 회의를 진행하지만 전체 주민들이 함께 하는 것은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문 대표는 광주도시재생공동체센터를 통해 연계된 코디네이터와 멘토들의 교육과 다양한 지원을 통해 ‘폐비닐만 주랑께’ 캠페인, 폐비닐 수거전용봉투 제작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했다.

석곡무등산마을협의회는 앞으로도 다양한 교육과 사회공헌 캠페인 등을 꾸준히 추진할 계획이다.

문 대표는 “그동안 2년 차까지 활동한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꾸준히 마을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일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마을 사람들끼리 소통 네트워크가 구축돼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공동체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변은진 기자
변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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