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새해특집-브랜드 파워 지역 발전 이끈다](1)프롤로그
브랜드 경쟁력 ‘지자체 운명’ 가른다
22개 시·군별 정체성·미래 비전 담은 상징물 제작
차별화된 자연·관광·농수산·역사 등 고유자원 부각
시대 흐름 발맞춰 친환경에너지 이미지 활용 필요
2020. 12. 30(수) 19:22 가+가-

전남 각 지방자치단체가 고유 자원을 형상화한 브랜드를 내세워 관련 산업 마케팅에 힘쓰고 있다. 사진은 해상케이블카가 위치한 여수 오동도(위)와 목포 신항만(아래).


도시 브랜드가 상품이자 경쟁력인 시대다. 매력적인 브랜드 하나로 도시의 존폐를 좌우할 수 있다. 다가오는 4차 산업혁명 시대 브랜드 변화는 피할 수 없는 숙명이다.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은 브랜드 파워를 키워 생존과 도약을 시도하고 있다.

신축년 새해 코로나와 사투를 벌이고 있는 세계 각 도시는 거대한 변화에 직면해 있다. 포스트 코로나를 준비하면서 성장과 도태의 갈림길에 서 있다. 국내에서도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어두운 터널을 뚫고 희망찬 한 해를 보내려는 각 지방자치단체는 차별화된 브랜드를 앞세워 경쟁력 확보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지자체 브랜드는 지역 정체성을 대변하고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상징물로 흥망성쇠를 가늠할 척도다. 전남 22개 시·군은 본연의 색깔을 입히기 위해 브랜드에 의미를 부여, 관련 산업 육성·마케팅에 온 힘을 쏟고 있다.

전남 지자체 브랜드의 특징은 천혜의 자연과 관광, 농·수산물, 역사 유적 등 고유 자원을 형상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전남이 타 지자체보다 월등한 경쟁력을 확보해 미래 먹거리 창출에 긴요하게 활용할 수 있는 자원들이다. 이 때문에 각 지자체는 브랜드 네이밍에 고유 자원을 최대한 부각시켜 홍보전에 열을 올리고 있다.

민선 7기 전남도가 핵심 동력으로 추진 중인 ‘관광’ 산업화에 성공한 대표 도시로 여수, 순천, 목포 등을 꼽을 수 있다.

국내 최대 관광도시 여수시의 경우 ‘섬섬여수’ 브랜드를 내세워 섬 여행 관광전략을 집중 마케팅하고 있다. 여수세계박람회 성공 개최와 여수 밤바다로 인해 전국적으로 ‘관광 1번지’ 이미지가 각인되면서 코로나 창궐 이전까지만 해도 관광객들이 몰려들었다. 관광산업 활황으로 지역경제 활성화는 물론, 인구 유입 효과까지 톡톡히 누리고 있다.

순천만정원박람회와 순천만습지를 보유한 순천시는 ‘생태수도’ 브랜드를 선점함으로써 타 지자체와 차별화에 성공했다. 인접 도시인 여수와 광양은 국가산단이 위치하는 등 생산도시로서 지역경쟁력을 갖추고 있지만 순천은 이들 지자체에 비해 ‘소비 도시’라는 이미지가 고착화된 게 현실이었다. 하지만 순천시 동천, 갈대밭 등 천혜의 자연자원을 살리는 콘셉트를 부각시켜 생태 수도의 면모를 구축했다.

또한 자연자원을 적극 활용해 대규모 관광객 유치 효과를 누리면서 도시 이미지 제고에도 큰 도움을 주고 있다. 특히 2026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준비하면서 세계적인 생태도시의 위상을 공고히 할 것으로 보인다.

해양도시인 목포시의 경우 ‘낭만항구 목포’ 브랜드를 앞세워 관광객 유입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목포에서는 2019년 9월 유달산과 다도해를 가르며 산, 섬, 바다, 도심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목포해상케이블카가 개통했다. 이 케이블카는 국내 최장, 최고 높이를 자랑하며 서남권 대표 명품 관광상품으로 우뚝 섰다. 목포시는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 ‘대한민국 4대 관광도시’에 선정돼 향후 5년간 1천억원을 투입해 세계적인 관광지로 도약을 꿈꾸고 있다.

역사자원을 브랜드에 활용한 도시는 장성군(옐로우시티), 담양군(천년담양), 나주시(호남의중심 나주), 진도군(민속문화예술특구 진도)을 들 수 있다. 지역의 매력을 함축적으로 전달해 관련 산업 마케팅에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농수산물 생산 본고장의 이미지를 내세운 지자체들도 있다. ‘청정바다수도’ 브랜드를 개발한 완도군은 김, 전복 등 국내 최대 원산지로 깨끗한 바다 이미지를 적극 활용하면서 관련 산업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다.

이처럼 전남 각 시·군이 브랜드에 지역 정체성을 담으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시대 흐름에 발맞춰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4차 산업혁명 시대 전남 일부 지자체는 태양광, 풍력 등 친환경에너지 산업을 선도하기 위해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또 2차 전지를 비롯한 전기자동차 산업에 뛰어든 지자체도 있다. 이들 산업은 현 정부가 탈원전, 탈석탄화 기조에 발맞춰 집중 육성·지원하는 분야다.

나주시의 경우 에너지 최대 공기업인 한국전력이 친환경에너지 개발을 통한 미래 먹거리 양산에 주력하고 있는 만큼 에너지 관련 브랜드 창출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 ‘1004섬’ 브랜드를 가진 신안군은 미래 먹거리로 풍력에너지 산업을 집중 육성할 계획이어서 이와 관련된 브랜드 개발도 타 지자체와 차별화할 수 있는 대목이다.

기존 전남 지자체의 관광산업은 중복되는 데다, 과다 경쟁으로 인해 오히려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에 지역에 맞는 미래 비전을 새롭게 담는 브랜드 육성에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건철 전남관광재단 대표이사는 “뉴노멀 시대 트렌드는 ‘청정, 힐링, 안심’이다. 전남의 강점인 청정을 전 산업 분야에 브랜드화하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면서 “청정 브랜드를 잘 정립시켜 친환경에너지, 친환경농수산물, 전기자동차 등 미래 유망산업에 접목해 각 지자체가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채만 기자


▲김현철 광주전남연구원 기획연구관리실장 "지역 브랜드로 그리는 새로운 도약"

지난 6월 서울 L백화점 앞에 개점시간 두 시간 전부터 인산인해를 이루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코로나19 위기로 위축된 소비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 상품을 방출하는 행사가 열린 것. 코로나19 여파에도 명품 시장은 오히려 성황을 이루며 일명 ‘샤테크’라 불리는 명품 구매를 통한 투자가 새롭게 확산되는 기이한 현상이 빚어졌다.

이렇듯 코로나19 위기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명품의 인기는 실제 금액으로 환산되는 가치를 넘어 소비자들에게 형성된 커뮤니케이션적 가치, 즉 명품이라는 브랜드 가치를 짐작해 볼 수 있다.

비단 명품뿐만 아니다. 치열한 경쟁시대에 지역 혹은 지역 상품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지역 브랜드 개발 및 이를 활용한 마케팅 노력 또한 지역 발전을 견인하기 위한 중요한 생존전략으로 중요성이 더해지고 있다.

1995년 지방자치시대가 개막된 이래 지역 정체성 확립과 이에 기반한 지역 경쟁력 제고 일환으로 광역을 포함한 시·군 단위까지도 저마다의 특장점과 차별화 요소를 드러내는데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다.

대다수 지자체들이 지역 특성과 잠재력을 중심으로 한 브랜드 마케팅을 통해 지역민의 자긍심과 소속감을 고취시킬 뿐만 아니라, 지역 이미지 및 지역 브랜드 가치를 극대화시킴으로써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투자를 유치하는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 힘쓰고 있다.

다만, 각고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수도권과 비수도권, 또는 도시와 농촌간 지역 격차를 여전히 좁히지 못하고 있다. 이는 신정부 출범 때마다 단골 공약 중 하나일 만큼 그 성과는 지지부진한 상황이며, 여전히 정치·경제·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

그동안 기대감만 줬던 정부의 정책적 의지에만 기댈 수 없는 상황이다. 결국 지자체들은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전략의 하나로 지역 경쟁력, 특화된 비교우위자원을 기초로 지역을 브랜드화하고 마케팅하는데 진력을 다하고 있다.

지역이 보유한 차별성에 기반해 정체성을 도출하는 한편, 지역의 모든 자원을 브랜드화함으로써 지역 자체를 마케팅 대상이자 주체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브랜드마케팅 성공을 위해서는 지역만이 지닌 비교우위 확보가 필수적이며, 신산업 육성 효과보다 더 큰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지역이 지닌 천혜의 자연과 함께 볼거리, 즐길거리는 물론 전통과 맛으로 무장한 먹거리, 여기에 역사와 문화 속에서 지역을 상징하고 있는 수많은 유무형 자원들이 그 대상이다. 이에 더해 인공지능, 블루이코노미 등 지역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중점 육성하고 있는 특화 분야 또한 지역을 마케팅하는 차별화된 브랜드로 활용이 가능할 것이다.

세계적으로 성공한 브랜드에서 볼 수 있듯, 지역 브랜드의 효과성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관리에 더해 시장 수요에 기반한 유연성과 일관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마케팅 전략이 병행돼야 한다.
임채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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