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은 혈연관계로 연결돼 있고 가족 구성원은 생사 및 생산, 소비, 교육, 생활을 제공한다.

서로의 심신을 안정시킬 정서적 제공과 사회화 훈련 및 교육의 장으로도 존재해 왔다. 가족의 다양한 사회적 구조와 변화로 공동체적인 삶에서 개인주의적 삶으로 변화하고 있다.

가족구조는 3-4대가 함께 생활하는 다세대 가족에서 부모-자녀로 구성되는 단위세대 가족으로 변했다. 단위세대 가족이라고 해도 자녀가 2인이거나 아니면 1인 경우가 많고 가족 구성원 간 정서적 교류 시간이 줄었다.

부모는 자녀를 티 없고, 걱정 없이 경제적 지원과 정서적 지원으로 어려움 없이 키우고 싶어 한다. 그래서 부모는 자녀의 요구사항을 모두 들어주려고 한다. 여기에서 가장 큰 피해자는 부적절한 양육 태도로 인한 미성숙하고 의존적이며, 자생력이 부족해 심리·정서·환경적으로 독립하지 못하고 의존적으로 성장한 자녀라고 할 수 있다.

왜 고립 생활하는 사람이 있는가?

그 이유는 매우 다양하고 복잡하지만, 부모가 자녀의 상황에 대해 어떤 태도로 접근하느냐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그런 가족이었기 때문에 고립하도록 했고, 부모가 원인을 제공했다고 할 수 없다. 그러나 그런 자녀가 외부 활동하도록 하는 과정에 많은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

부모-자녀 관계에서 가족이 원인 제공자이며 해답이 있다는 접근을 하려는 것이 아니다. 부모는 고립 생활하는 자녀가 청소년인 경우는 학업을 마쳤으면 하고, 청년기인 경우는 학업, 직업, 결혼으로 부모에게서 독립하길 원하며, 중·장년기인 경우는 단위 가정을 이뤘으면 하는 기대를 한다.

개인이 타인에게 정보를 의미 있게 전달하는 것을 의사소통이라고 할 수 있다. 또 의사소통에 있어 경청은 전제 조건이 되며, 이는 상호작용을 가능하게 한다.

의사소통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보가 아니라 지각이다. 부모-자녀 의사소통은 양방향 의사소통을 의미하는데 부모-자녀 각자의 태도 및 언행이 서로 양방향으로 영향을 준다.

가족 간 의사소통 특성으로 서로의 내면 깊숙한 의사소통이 가능해 정서적 유대감을 증진하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의사소통의 다양한 방법이나 기술이 적용하기 어려워 의사소통 과정에 발생하는 갈등이나 대립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는 중재가 어려워 심각한 갈등까지도 이어질 수 있다.

고립 생활하는 사람은 부모와 의사소통으로 자기 생각, 감정, 의사를 표현하거나 세상에서 갈등이 있을 때, 타인과 의견 조정이나 어려움 극복하기 위해 부모와 의사소통을 시도한다. 이 과정에서 자신을 무시하거나 희망이 보이지 않으면 회피하는 선택으로 고립하는 경향이 많다.

이들 가족은 가정이라는 공동체에서 즐겁고 행복한 건강한 의사소통을 보여주지 못한다.

가족 간 갈등이 있고, 무엇인가를 결정하고 선택하는 과정에서 부모는 자녀와 해결을 위한 의사소통으로 공통분모로 활동하기보다는 회피하고, 무조건 덮어버리려는 경향, 부모의 단독적인 결정으로 해결하려는 태도를 보인다. 따라서 부모와 부적절한 의사소통으로 이들은 현실에서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부모 탓을 하는 만성적인 어려움으로 발전한다.

가족이 해체돼 자녀가 공동체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고립 생활로 살아간다.

부모의 이혼이나 사별로 인해 가족이 해체와 붕괴로 학령기, 청소년기 자녀는 스트레스로 인해 그 감정이나 정서적 교류를 내부로 향하고 외부 또래 집단과의 친밀감을 형성하기도 한다.

고립 생활하는 사람은 정서적 교류를 내적인 에너지로 발산하거나 억압하는 경우로 이후 부모나 가족에 대한 분노 표현을 하기도 한다.

많은 부모는 맞벌이로 자녀를 양육하는 부분에 있어 소홀하거나 부모 간의 갈등으로 건강한 양육을 하지 못한다.

유아기 및 성장기 과정에서 부모가 모델링이 돼서 자녀가 상황에 맞는 건강한 언어와 행동을 하면서 학습이 돼야 하는데, 부모는 분주해 주어진 상황에서의 판단을 자녀의 경험과 학습을 공유하지 못해 자녀가 학습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

아동기, 학령기, 청소년기에 상황에 맞는 말과 표현 그리고 행동은 또래에게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게 되는데, 상황에 맞지 않는 언행 그리고 대처는 또래로부터 비난이나 관계를 악화시키는 결과를 낳는다.

부모 세대의 결핍을 자녀 세대에게 물질적 공급과 풍요로움은 이뤄졌다.

이에 비해 자녀 세대는 의식주는 물론이고 하고 싶어 하거나 원하는 간식, 장난감, 놀이문화 등이 부모 세대에게 요구하면 대부분이 자동으로 공급되는 자동화 세대라고 할 수 있다. 결국은 부모-자녀는 심리·정서적 교류가 줄어들고 건강하게 양육이 이뤄지지 않은 자녀 세대는 심리·정서·환경적 결핍을 ‘고립’이라는 방법으로 선택한다.

아버지는 주로 경제적 활동이나 외부 활동으로 자녀와 가정에 관심이 없으며, 어머니는 가정에서 자녀를 돌보는 과정에서 어머니는 자녀와 일체감을 형성하는 경우이다.

고립이 만성화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부모가 이혼하거나 사별해 아버지가 없는 경우, 자녀에게 집중하는 어머니와 자녀가 하나의 공동체로 생활하는 현상이다. 심리적 아버지의 부재로 인해 가족은 방향성을 상실하게 된다.

부모-자녀 관계에서 부모는 양육, 보호, 심리·정서적 관계, 학업 지원, 대인관계 학습 등 다양한 역할을 한다. 부모가 자녀를 양육할 때 건강한 양육을 위한 노력을 해야 하고, 자녀가 청소년인 경우 또래 관계는 학업성적을 올리는 것과는 비교가 되지 안 될 정도로 중요함을 부모가 인식해야 한다.

부모가 경제적인 활동이나 부모 개인적인 성향으로 인해 부모-자녀 관계에서 정서적 교류가 방치나 무관심으로 양육되면, 자녀가 사회적 관계에서 적절한 방법을 학습할 대상이 없다. 이럴 때 자녀는 자신이 누군가와 신뢰 관계가 형성되지 못해 세상에 혼자라는 느낌이 들게 된다.

자신이 어떤 존재이고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좌절하며, 감사하지 않으며, 참을 줄 모르고, 자신이 생각하는 부분이 옳다는 주장을 반복하는 사람으로 성장한다. 부모 자신이 성장하면서 폭력적인 양육을 받았고, 다른 방식의 양육을 받아본 경험이 없어 다시금 자녀에게 폭력이라는 양육을 대물림한다.

부모로부터 폭력적인 양육은 받은 부모는 자녀에게 폭력이 아닌 양육으로 관계를 유지하기 쉽지 않다. 왜냐하면 부모가 받았던 양육 이외에 대안적인 양육으로 자녀와 관계를 유지하기가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부모 역시 건강한 양육태도로 자녀를 양육하지 않았다면, 자녀가 고립하는 과정에서 주변의 도움을 요청하거나 부모가 새로운 방법으로 접근하지 못해 쉽게 포기하고 고립을 인정해버리기도 한다.

가족 간 의사소통에서 양방향 소통과 심리·정서·환경적 교류가 활발하게 이뤄진다면 고립 생활하는 사람은 줄어들게 될 것이다. 부모 세대가 건강한 의사소통과 심리·정서·환경적 교류에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오상빈·동구청소년상담복지센터장>

※오상빈 센터장은…
▶2004년 호남신학대 석사·2019년 목포대 박사 졸업 ▶2007년 1월-2019년 7월 광주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 청소년동반자 찾아가는 상담 진행 ▶2019년 8월- 광주동구청소년상담복지센터장(광주 YMCA 운영), 2012년-2014년 광주스마트쉼센터 가정방문상담사 ▶2019년 8월 광주시 은둔형 외톨이 지원조례 발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