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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어지는 경제난…‘생계형 폐지수집 노인’ 는다
폭우에도 새벽부터 리어카 끌어…하루 수입 고작 3천원
코로나 여파 노인일자리 감소…안전사고 발생 우려도 커

2020. 08.06. 19:55:40

지난 5일 오전 광주 남구 양림동 거리에서 한 노인이 폭우가 내리는 날씨에 힘겹게 폐지를 실은 리어카를 끌고 있다.
“새벽 6시부터 종일 돌아다녀도 수중에 들어오는건 3천원뿐이야. 그래도 어쩌것는가, 한 푼이라도 더 벌라면 내가 더 움직이는 수밖에…”

최근 인구 고령화와 코로나19 사태로 노인 빈곤층이 증가하면서 폐지를 주워 근근이 생활을 이어가는 생계형 노인들이 늘고 있다.

지난 5일 오전 폭우가 쏟아지던 광주 남구 양림동 한 고물상 인근에서 만난 박모(78) 할아버지는 온몸이 비로 흠뻑 젖은 채 폐지가 실린 리어카를 끌고 있었다.

이 곳을 지나는 차량들은 비상등을 켜고 통행할 만큼 시야 확보가 어려웠고, 박 할아버지는 차량을 피해 리어카를 한 쪽 모퉁이에 옮기고 나서야 대화를 이어갈 수 있었다.

그는 매일 오전 6시 집에서 나와 오전 10시30분까지 5시간 가량 양림동 일대를 돌아다니며 폐지를 줍고 있다. 이날은 폭우 탓에 폐지가 젖을까 리어카 주변을 비닐로 씌운 모습이었다.

박 할아버지는 지난 4월부터 폐지를 줍기 시작했다. 그는 경비원, 도로 청소 등 다양한 일을 접하다 폐지를 줍게 됐고, 거주지가 양림동이어서 일대를 돌며 가까운 고물상을 자주 찾는다고 말했다.

박 할아버지는 “종일 폐지를 줍고 돌아다녀도 많아야 5천원, 적을 때는 2천원 수준”이라며 “요즘에는 폐지도 없고, 고작 3천원 정도 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오늘은 이것저것 다 집어왔는데, 비를 맞아서 인지 생각보다 가격이 덜 나왔다”며 “비가 오든 날이 덥든 날씨는 상관없다. 또 동네를 한 바퀴 돌며 폐품을 모아와야겠다”고 걱정했다.

그는 “노인일자리사업 등을 통해 생활비를 충당하고 있지만, 턱없이 부족해 폐지를 줍게 됐다”며 “모은 돈은 저금하거나, 집에 가져다준다. 한 푼이라도 더 벌기 위해서는 하루 종일 뛰어다닐 수밖에 없는 노릇”이라고 발걸음을 옮겼다.

비슷한 시각, 양림동 일대에는 박 할아버지처럼 생계유지를 위해 폭우와 맞서 사투를 벌이는 노인들이 자주 목격됐다.

양림고물상 업주는 “비가 내리는 날에는 10명중 2-3명의 노인 정도만 고물상을 찾는다. 이들 중 1-2명은 비가와도 하루에 2-3번씩 반복해서 찾아올 때도 있다”며 “현재 1㎏당 40원을 주고, 마진은 20원 정도 남긴다. 돈을 벌기 위해 밤낮없이 돌아다니는 노인들의 건강도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경제난을 이유로 폐지를 줍는 노인들이 늘면서 안전사고 우려도 커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폐지를 구하기 위해 업소 등 일대를 돌다 업주와 실랑이를 벌이는 일도 종종 발생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광주시는 이들을 지원하기 위해 ‘노인일자리사업’의 일환으로 ‘손수레금수레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사업은 재활용품 등을 수집해오면 일정 가격을 측정해 금전으로 돌려주는 제도다.

시는 코로나 지역 재확산에 따라 중단된 ‘노인일자리사업’을 지난달 30일부터 재개했다.

광주지역 노인일자리사업 대상자는 총 2만5천468명으로 동구 3천127명, 서구 5천4명, 남구 5천567명, 북구 6천14명, 광산구 5천106명, 직속(복지재단) 650명 등이다. 노인일자리사업은 공익활동, 사회서비스형, 시장형, 취업알선형 등 4가지로 분류된다.

광주시 고령정책과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노인빈곤율이 1위이며, 전남의 경우는 초고령사회 진입이 가속화되고 있다”며 “어려운 어르신들에게 소득 보전 차원도 있지만, 사회활동을 독려하기 위해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김동수 기자

광주매일 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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