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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와 광주 5월의 대동정신
홍인화
5·18 민주화운동기록관 연구실장
국제학박사

2020. 04.09. 18:06:34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진자가 국내에서 처음 발생한 것은 지난 1월. 그리고 3개월여가 흘렀다. 현재 국내에서 확진자가 1만명을 훌쩍 넘어섰고 200여명이 사망했다. 대한민국은 확진 증가추세가 꺾였지만, 세계는 여전히 코로나19로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미국과 유럽이 심각한 수준이어서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비교적 청정지역인 광주는 다른 지역과 어려움을 나누고 있다. 광주시 차원에서 다른 지역 환자를 전남대병원으로 이송해 치료에 관한 역할분담을 자처했다. 또한 광주시민들은 3월31일 기준으로 총 1만9천763명이 의료인력 파견과 방역소독 등 자원봉사로 코로나19 극복에 적극 참여했다. 특히 광주시는 품귀현상을 보였던 마스크 2만장을 대구시에 지원했고, 광주시의회는 5천장을, 광주시의사회는 1만장을 지원하며 코로나19 극복에 대한 연대의식을 적극 공유했다. 광주지역 자원활동가 3천350여명은 1회용 마스크가 아닌 면마스크를 제작하고 직접 손소독제, 향균 물티슈 수제비누를 만들어 보냈다. 마스크 제작과 관련해 3대째 쓴 재봉틀을 이용, 마스크를 만든 이도 있었다.

재봉틀을 이용한 마스크 제작이 광주에서 처음은 아니다. 40년 전 5월 광주에서도 일어났던 일이다. 5·18 민주화운동 기록관은 그 당시 사용됐던 재봉틀을 보관해 전시하고 있다. 80년 5월 광주에서는 시민들의 사체가 누구인지를 알지 못해서, 또 사체의 냄새가 심해 수습에 어려움이 있었다. 당시 사동 성하맨션 운영위원장이었던 송희성은 이를 보고 안타까운 나머지 재봉틀을 돌렸다. 친정 어머니가 아이를 기를 때 요긴하게 쓰라고 주신 거즈 두필로 마스크를 만들었다. 부녀회원들과 함께 만들어 사체수습을 하는 시민들과 시민군에게 전달했다. 이 마스크가 문제가 됐다. 마스크를 썼다는 이유로 시민군이 어느날 ‘광수 1·2·3’으로 둔갑해 부당한 오해를 받으며 억울한 누명을 쓰기도 했다. 영화 ‘김군’은 ‘광수’라는 이름의 북한 특수군으로 지목된 5·18 시민군의 행적을 쫓는다. 선량한 취지로 만들어져 선량한 시민과 나눴던 마스크가 엉뚱하게 둔갑해 광주 5·18을 폄훼했다.

올해로 5·18 광주민주화운동은 40주년을 맞는다. 야심차게 준비해왔던 관련 국내외 기념 및 추모행사가 축소되거나 연기됐다. 32년 동안 이어져온 5·18 전야제가 처음으로 전면 취소되는 상황에 이르렀다. 행사는 취소됐지만 1980년 5월 광주의 40주년이 갖는 의미와 가치는 코로나19에 대응하는 한국 사회의 한 가운데서 생생히 빛나고 있다. 현재 시민사회와 의료진, 정부와 기업이 힘을 합해 코로나 19 대응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데서 광주의 5월정신이 도드라진다. 외신은 한국을 모범사례로 언급하며 극찬한다. 투명한 정보공개와 민주적 시민사회의 참여, 그리고 협조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시민들의 적극적인 협조는 바로 광주 5월의 대동세상과 맞닿아 있다.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 역시 코로나19 대응에 한국, 대만, 싱가포르를 모범적 사례로 치켜세우며 이러한 때 세계는 글로벌 연대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 연대는 광주 5월정신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아직 끝나지 않은 코로나19를 현명하게 대처하는데 광주 5월 정신에 기반한 시민의 참여와 글로벌 연대가 시급하다. 코로나19 이후의 한국사회의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회복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코로나19라는 위기가 우리가 보듬어온 광주의 5월 정신을 더욱 일깨우고 있다. 광주 정신이 대한민국에 온전히 뿌리내릴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여기서, 한국 민주주의 씨앗인 5월 광주, 40년간 품어내고 토해내온 대동과 연대정신을 곧추 세우고 널리 알려 코로나19를 현명하게 물리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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