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 지역사회가 국회의원선거구획정위원회의 분구 결정을 하루만에 뒤엎은 여야 3당 등 정치권에 일제히 유감을 표명하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순천시 인구 일부를 인접 선거구에 편입하는 ‘게리멘더링’은 헌법재판소 결정에 정면 배치된다며 성토가 이어졌다.

순천시 도·시의원 일동은 4일 시의회 소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순천 지역구 분구를 촉구했다.

이들은 “국회의원 선거구 획정의 기준이 되는 인구가 상한선을 초과해 분구해야 하는 지역으로 시민들도 분구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였지만, 하룻밤 사이에 현행 유지로 뒤집었다”며 “‘선거구 획정에 인구 등가성을 가장 우선 고려해야 한다’는 헌재 결정에 위배된다”고 말했다.

특히, 일부 읍·면·동을 떼어내 다른 시·군 선거구에 편입시키려는 계획은 위헌적인 방법일 뿐만 아니라 전형적인 ‘특정 후보자나 특정 정당이 유리하도록 선거구를 획정하는 게리멘더링’으로 시민들의 자존심을 짓밟고 대한민국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규정했다.

허석 순천시장도 입장문을 내고 “선거구 획정에 인구 등가성을 가장 우선 고려해야 한다는 헌법재판소의 결정과도 배치되는 것”이라며 “일부 읍·면·동을 떼어내 타 선거구로 편입시키려는 시도에 대해서는 28만 시민과 함께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순천에서 출마를 준비하던 예비후보들도 목소리를 높였다.

더불어민주당 서갑원 예비후보는 보도자료를 통해 “순천 분구는 28만 시민들의 바램이었다. 선거구획정과 같은 중요한 일을 법정시한을 1년이 넘도록 끌다가 시한에 쫓겨 졸속으로 합의한 선거구 획정 결정에 대해 실망을 금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이어 “선거구획정위원회 재논의를 통해 여야 3당 선거구 획정 합의의 위헌적인 발상을 바로 잡을 수 있도록 순천시 정당 예비후보들과 선출직 공직자들이 공동 대응하자”고 말했다.

노관규 예비후보도 기자회견을 열고 “여야 3당은 오직 이번 선거만을 위해 분구 대상인 순천시의 한 곳을 떼어내 인근 선거구로 붙여 단일 선거구로 만드는 위헌적 선거구 분할 야합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노 예비후보는 “대한민국의 헌법과 법률, 헌법, 헌법재판소의 결정은 어디로 갔느냐. 지역 국회의원이 떠나고 없다고, 순천과 관계없는 여야 국회의원들이 함부로 해도 되는 곳이냐. 왜 매번 순천이 정치실험장이 돼야 하는 것이냐”고 강력 비판했다.

또 선거구 조정이 예상되는 순천 지역구를 이날 민주당이 전략지로 지정한 것과 관련해서도 민심이 요동치고 있다.

민주당은 예비후보로 등록한 김영득 전 민주당 대변인, 노관규 전 순천시장, 서갑원 전 국회의원, 장만채 전 전남도교육감 외에 4호 영입 인사인 소병철 전 법무연수원장까지 포함해 전략공천 방안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결국에 소 전 원장을 위한 공천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지역 정가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경선을 준비한 후보들과 지역 정치권의 거센 반발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임채만 기자

/순천=남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