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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섭 시장과 김영록 지사가 보여줄 2020년대는
이정록
전남대 교수·前 대한지리학회장

2019. 12.30. 19:30:15

2019년 올해 광주 시정(市政)과 전남 도정(道政)은 어땠을까. ‘새로운 광주 시대’를 열겠다는 포부로 출발한 이용섭 시장은 ‘새로운 광주’를 열고 있고, ‘내 삶이 바뀌는 전남 행복 시대’를 만들겠다는 김영록 지사는 그렇게 하고 있는지 궁금했다. 그래서 모아둔 스크랩 파일을 들춰 봤다.

이용섭 시장 리더십은 대단했다. 시정 여러 부분에서 관록(貫祿)이 묻어났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16년간 논란거리였던 도시철도 2호선 건설 여부를 작년에 매듭짓고 올 9월 착공했다. 광주형 일자리를 위해 법인을 설립하고 공장 착공식도 가졌다. 후세대에게 논란이 될 수도 있지만 합리적 논리로 이를 추동했다. 하지만 정의로운 광주에서 벌어진 민간공원 사업자 변경 잡음은 ‘옥에 있는 티’였다.

김영록 지사 리더십도 돋보였다. 전남 백년대계에 기록될 성과를 축적했다. 경전선(광주-순천) 전철화 사업 기반 마련과 에너지 산업 거점이 될 융 복합 단지 지정이 그렇다. 그러나 2030년 전남 인구가 172만 명으로 감소할 것이란 통계청 추계에도 불구하고 ‘200만 도민(道民)’을 고집하니 ‘희망 고문’이 아닐 수 없다. 천문학적 재원을 투입하게 될 한전공대는 향후 논란 없이 착근됐으면 좋겠다.

하지만 이 시장과 김 지사는 시 도 상생과 협력에서 리더십을 발휘하지 않았다. 한전공대 유치를 놓고 수천억 원 혈세 퍼주기 경쟁을 벌였다. 광주경제자유구역 지정 범위를 놓고도 이견을 보였다. 뜨거운 감자인 ‘광주 군 공항 이전’ 논의는 아예 테이블에 올려놓지도 못했다. ‘광주전남상생발전위원회’는 장식품과 다름이 없었다. 국정(國政)을 논했던 두 사람의 경륜(經綸)과 합리성에 비하면 상당히 아쉬운 대목임에 틀림없다.

광주와 전남이 상생·협력해야 할 이유는 그것이 대세(大勢)이기 때문이다. 오늘날 행정 구역은 행정 편의를 위해 존재하는 의미 없는 경계가 된지 오래 됐다. 경제 활동은 규모 경제를 넘어 범위 경제로, 광역권을 넘어 초광역적·초국경적으로 재편되는 추세다. 도시 구조도 대도시 중심형으로 전환되면서 세계 각국은 ‘간판 도시’를 내세운 대도시권 발전 전략을 서둘러 채택하고 있다. 문제는 이런 흐름이 향후 더욱 강화될 거란 사실이다. 이 시장과 김 지사도 이를 잘 알고 있을 테다.

광주와 전남은 단일 경제권·생활권을 형성한 ‘한 몸(一體)’이다. 지금까지 광주는 전남이라는 든든한 ‘배후 지역’이 있어 성장할 수 있었다. 전남에서 재화와 사람과 우수한 학생이 광주로 몰려왔다. 그런데 2000년대 들어 그 흐름이 현격히 둔화됐다. 실제로 전남에서 광주로 전입하는 인구는 1986년 68.8%에서 2010년 50.7%로 줄었다. 광주 성장을 담보한 보물 창고에 이상이 생긴 것이다. 고령화와 과소화라는 병 때문이다.

이젠 광주가 ‘미래의 전남’을 위해 도와줘야 할 때다. 전제 조건이 있다. 광주 대도시의 경쟁력 확보다. 도시 경쟁력을 키운 후, 광주가 보유한 재화와 인력과 서비스를 전남으로 되돌려줘 전남 발전과 지속성을 도모하는 거다. 요즘 유행하는 연대와 제휴의 ‘네트워크 체계’를 만들면 못할 것도 없다. 그러려면 좋은 과실을 차지하려고 서로 싸우고 질투해선 안 된다. 그런데 출신 성분과 정치적 코드가 동일한 이 시장과 김 지사가 정책과 사업을 놓고 불협화음을 내 안타까웠다.

교수신문이 뽑은 올해 사자성어는 공명지조(共命之鳥)다. 불교 경전에 나오는 ‘한 몸에 머리 두 개가 달린’ 상상의 새다. 새의 한 머리는 낮에 일어나고, 다른 머리는 밤에 일어난다. 한 머리는 몸을 위해 좋은 열매만 따 먹는데, 질투를 느낀 다른 머리가 독이 든 열매를 따먹어 같이 죽는다. 어느 한쪽이 없어지면 자기만 살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상대방이 죽으면 자기도 함께 죽는 ‘공동 운명체’를 뜻한다. ‘조국 사태’로 진영 논리에 빠져 극심하게 대립 갈등했던 2019년 한국 사회의 은유(隱喩)다.

내일이면 2020년의 새로운 태양이 떠오른다. 재선(再選) 레이스를 펼치고 있는 두 사람은 2020년대 광주 전남 지방정치를 주도할 것이 분명하다. 이용섭 시장과 김영록 지사가 보여줄 2020년대 ‘공명지조’는 어떤 모습일까.

광주매일 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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