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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검찰은 윤석열의 검찰인가?
김희준
법무법인 LKB&Partners 대표변호사전 광주지검 차장검사

2019. 12.19. 19:05:31

최근 현 정권 인사들의 비리를 향한 검찰수사를 둘러싸고 언론에서 청와대와 검찰의 대결양상으로 초점을 맞추어 보도하고 대다수 국민들은 이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양상이 전개되고 있다. 현재 검찰수사는 윤석열 검찰총장이 직접 지휘하고 있고 그의 뜻대로 검사들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다. 그 와중에 실제 수사를 직접 지휘하는 서울중앙지검장 등 일선검사장들의 존재감은 온데 간데 없다. 오직 검찰총장에게만 모든 관심이 집중이 되고 있다. 근래 언론에서 사용하고 있는 ‘윤석열 검찰’이라는 표현은 그 단적인 예이다. 예전에도 검찰총장의 이름으로 검찰을 표현한 적은 필자의 기억으로는 없다. 여당 쪽에서는 이러한 검찰의 수사에는 검찰개혁을 저지하고자 하는 불순한 의도가 숨어있고, 선출되지 않는 권력이 선출된 권력에 대항하는 것은 국민의 뜻에 반한다고 강력히 비판하고 있다. 심지어는 패스트트랙 수사 등 야당을 향한 수사는 열심히 하지 않으면서 현 정부 인사들에 대한 수사에만 열을 올린다고 불만을 토로하기도 한다. 이런 현상은 지난 정권에서는 보기 어려웠던 장면들이다. 과거의 검찰은 죽은 권력에 대한 수사에는 심혈을 기울이면서 살아있는 권력의 비리는 제대로 수사하지 않아 정권의 시녀 또는 정치검찰이라고 줄곧 비판받아 왔다. 이러한 검찰의 이중적인 행태는 검찰개혁의 핵심과제가 되었고 국민들은 누구에게든 공정하고 객관적인 검찰을 간절히 원했다. 그런데 현재의 검찰은 과거의 검찰과는 달리 집권 중반기 시퍼렇게 살아있는 권력에 과감히 칼을 들이대는 모습을 보이면서 오히려 여당으로부터 비판을 받는 기이한 현상을 만들어내고 있다.

그런데 과연 현재 진행되고 있는 검찰의 수사는 대다수 언론의 분석처럼 모두 윤석열 검찰총장의 의도대로 진행되고 있는 것일까? 이런 견해가 반드시 틀리다고 보기는 어렵고 이런 부분도 중첩되어 있기는 하겠지만 필자는 조금 달리 보고 있다. 주지하다시피 현 정부 들어 지난 정부에 대한 적폐수사를 활발히 진행하면서 검찰에서는 주로 직권남용죄와 직무유기죄를 주된 처벌수단으로 활용하였고 법원은 이에 대해 거의 유죄판결을 선고했다. 사실 직권남용죄와 직무유기죄는 원래는 처벌조건이 까다롭고 대법원 판례에서도 그 성립 범위를 매우 좁게 보아 거의 장식장 속에 있는 범죄유형에 불과했다. 그런데 적폐수사를 계기로 가장 활발히 적용되는 죄명으로 화려하게 부활하였고 최근의 정치인이나 공무원들에 대한 처벌도 위 죄명들이 거의 약방의 감초처럼 적용되고 있다. 이로 인해 예전에는 공무원들의 경우 뇌물을 수수하는 부패범죄를 저질렀을 경우에만 처벌을 받았는데 지금은 자신들이 업무상 처리를 했던 일로, 그 당시에는 조직의 방침에 따라 국가와 국민을 위한다는 생각으로 했던 일들로 형사처벌을 받는 시대가 되었다. 이는 검사들도 예외가 아니다. 예전에는 수사가 종결돼 처분이 이루어지면 그것으로 마무리가 되었지만 현재는 과거에 했던 수사들이 여론의 도마에 오르면 언제든지 특검이나 재수사 등의 형태로 다시 수사가 개시되고 그 과정에서 조금이라도 흠이 발견되면 이를 근거로 직권남용이나 직무유기죄로 처벌받는 경우가 생겨나고 있다.

이렇기 때문에 검사들도 이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만약 수사를 하는 과정에서 비리에 관한 증거나 수사단서가 나왔는데 어떤 이유에서든지 비록 그 당시에는 아무리 합리적이라고 하더라도 그냥 덮는다면 나중에 언제든지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신경쓰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이는 검사를 그만둔 후에라도 언제든지 형사문제화 될 수 있는 부분이어서 만연히 대검의 방침에 따를 수는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쉽게 말하면, 비록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지만 나중에 수사부실로 밝혀졌을 경우 검찰총장의 지휘에 따랐다는 이유로 면책될 수 없고 검찰총장이 대신 형사처벌을 받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검사들 입장에서는 증거에 따라 수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예전처럼 수사를 확대했을 경우 국가적 차원에서 부작용이 너무 크기 때문에 수사를 멈춘다는 것은 어렵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현재 검찰 수사를 윤석열 검찰총장이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하나하나 지휘하고 있다는 견해는 틀릴 수 있다. 이제는 검사들도 자신들이 하고 있는 수사가 특히 국민적 관심의 대상이 된 중요한 사건일수록 더욱 법과 원칙대로 증거를 따라서 수사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이에 반하는 지시는 아무리 검찰총장이라고 하더라도 따를 수 없고, 따라서도 안 되는 것이다. 그래야 몇 년 뒤에 특검수사나 재수사, 세 번째 네 번째 수사가 행해지더라도 신체적 자유를 억압당하지 않고 무사할 수 있다. 그러므로 윤석열의 검찰이라는 말은 틀렸고 그래서도 안 된다.

검찰권은 누군가의 이익을 위하여 특정한 목적으로 행사되어서는 안 되고 오직 국민을 위해 사용되어져야 한다. 어떠한 목적이나 의도도 없이 정치적으로 편향되지 않고 진짜비리만을 척결하는데 온힘을 기울여야 한다. 그래야 검찰을 위한 검찰이 아니라 국민의 검찰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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