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원 주권 시대’는 민주주의의 기본으로 돌아가는 길이다.

더불어민주당이 추진 중인 당헌?당규 개정은 단순한 규정 정비가 아니라, 정당 민주주의를 한 단계 성숙시키려는 중요한 전환점이다. 특히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투표 반영 비율을 17대 1 미만으로 유지하도록 한 조항을 삭제하고, 표의 가치를 대등하게 맞추려는 이른바 ‘1인 1표제’ 논의는 한국 정치에 필요한 방향성을 정확히 짚고 있다.

정당은 국민의 의사를 대변하는 조직이다. 그렇다면 정당 내부의 의사결정 과정 역시 최대한 민주적이어야 하며, 구성원의 참여가 공정하게 반영돼야 한다. 그동안 당의 지도부 선출 과정에서 대의원에게 부여되던 과도한 가중치는 당원 참여를 제약하고, 풀뿌리 민주주의의 성장을 가로막는 구조적 한계로 지적돼 왔다. 이제는 이러한 불균형을 바로잡고, 당원이 스스로 당의 미래를 결정하는 체계를 마련해야 할 때다.

이번 개정안이 상징하는 의미는 명확하다. 민주당이 ‘당원 주권 시대’를 선언하며, 당 운영의 중심을 다시 당원으로 돌려놓겠다는 의지이다. 한 사람의 표가 동등한 가치를 갖는다는 민주주의의 원칙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다. 당원의 표가 지도부 구성과 정책 노선에 제대로 반영될 때, 정당은 더욱 투명해지고 국민의 신뢰도 회복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변화에 대한 우려를 제기한다. 그러나 정당이 기득권 구조를 유지하려는 관성에 머물 경우, 더 큰 국민적 신뢰 상실을 초래한다. 민주당이 과감하게 제도 혁신을 추진하는 것은 오히려 정치개혁을 향한 당당한 선택이며, 미래 세대를 위한 책임 있는 결정이다.

이번 논의가 일회성 조정에 그쳐서는 안 된다. 당원 참여 확대, 의사결정 투명성 강화, 민주적 시스템 구축 등 종합적 개혁으로 이어져야 한다. 당원은 단순한 지지 세력이 아니라 정당의 공동 주인이다. 그들의 의지가 당을 움직이고, 그들의 선택이 민주당의 길을 결정해야 한다.

더불어민주당의 이번 개정 추진은 한국 정당 정치의 새로운 기준을 세우는 중요한 과정이다. 당원 주권 시대는 선택이 아니라 시대가 요구하는 필연이다. 정당이 변화할 때 정치가 달라지고, 정치가 달라질 때 국민이 희망을 갖는다. 민주당이 그 변화의 길을 선도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