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는 지난 4월 광주공항 국제선 임시 취항 건의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국토교통부는 4개월 만에 불허 입장을 통보했다. 국제 경기 및 행사 등 특정 목적에 한해 부정기편을 허용하는 원칙에 어긋난다는 이유를 들었고, 안전 문제와 함께 막대한 예산 투입에 대한 부담도 주된 근거로 삼았다.

무안국제공항 재개항 시점이 거듭 연기되고 있다며 시가 효용성 논란에도 불구하고 재신청을 결정했다. ‘2025년 동계 정기편 항공 일정’(2025년 10월-2026년 3월)에서 무안공항을 제외함으로써 지역의 항공 접근성이 단절되는 상황이 이어져 광주·전남 시도민의 불편은 물론 지역경제 전반에도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더욱이 현재와 같은 불확실성이 지속될 경우, 내년 3월 이후에도 무안공항 정상화를 확정할 수 없다는 우려가 크다. 여기에 최근 울산공항이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대응을 위해 임시 국제선을 운영한 사례도 비교했다.

시는 정부의 책임있는 자세를 재차 촉구했다. 사실 주무부처인 국토부가 줄곧 불가 방침을 분명히 해온 만큼 헛심만 쓴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또 시도하는 배경에 뒷짐만 지는 듯한 태도가 자리하고 있다. 국토부가 12월 초로 예정된 제주항공 참사 중간조사 발표를 가능한 앞당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해도 신뢰의 문제가 여전한 것이다. 올해 10월까지 무안공항 재개가 가능하다고 했던 약속이 물건너간 게 이를 반증한다.

유족들은 국토부 소속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의 독립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원인 규명작업은 미뤄지고 있다. 설사 무안공항이 다시 열리더라도 활성화까진 상당한 기간이 걸릴 전망이다. 특히 별개의 사안이라고 선을 긋고 있으나 광주 군공항 통합 이전과 맞물려 전남도 및 무안군의 반발이 큰 걸림돌이다. 국토부가 서둘러 관련 로드맵을 구체화해 밝혀야 한다. 최대 성수기인 겨울방학 시즌, 설날 명절까지 모두 공치게 생긴 지역 여행업계를 달랠 지원 방안도 아울러 제시해야 할 것이다. 이들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회복세를 보이다가 2천억원대의 추정 손실을 입어 생사의 기로에 놓였다.

호남의 하늘길이 1년 가까이 막혀 있다. 무안국제공항을 거점으로 한 여행사만 1천여개에 이른다. 더 늦지 않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