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의 첫 특별사면 조치로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의 정계 복귀가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범여권 내부의 긴장감도 확연히 커지고 있다.

특히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사면은 대통령의 헌법상 고유 권한’이라며 겉으로는 일단 환영의 입장을 밝혔지만 조 전 대표의 정치 복귀는 범여권 내 지각 변동을 불러올 수 있는 데다, 중도층 여론을 크게 흔들 수 있는 대형 이슈로도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당장 친여 지지층 사이에서는 조 전 대표의 역할론을 둘러싼 각종 시나리오가 흘러나오고 있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또는 부산시장 선거 출마, 이 대통령의 지역구였던 인천 계양을 또는 강훈식 비서실장 지역구인 충남 아산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설 등이 대표적이다.

무엇보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지지층이 겹치는 호남에서 민주당과 혁신당이 ‘진검승부’를 벌일 경우 선거 결과에 따라 정청래 현 민주당 대표의 ‘미래’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지역의 절대 강자로 군림해 온 민주당이 내년 지방선거에서 혁신당에게 만약 호남 지방 권력의 일부라도 넘겨줄 경우 현재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돼 온 정청래 대표의 리더십이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조 전 대표가 여론의 움직임에 따라 ‘대선주자급’으로 체급을 키울 경우 여의도 정치권에서 혁신당의 입지는 물론이고 범여권 내 친문(친문재인) 세력의 구심점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조 전 대표의 향후 정치적 행보와 별개로 민주당 내에서는 이번 사면 조치로 정치적 후폭풍을 우려하는 시각도 없지 않다.

사실 조 전 대표의 입시 비리 사건은 지지율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문재인 정부에서 부동산 문제와 함께 중도층 민심 이반을 촉발한 주요 사건으로 인식됐다. 2030 청년층을 중심으로 ‘공정과 상식’에 대한 문제 의식을 불러일으켰고 이는 윤석열 정권의 탄생으로 이어졌다.

윤석열 전임 정부는 계엄·탄핵으로 조기에 막을 내렸지만 청년층이 민감한 공정 이슈는 여전히 사회적 휘발성이 큰 이슈라는 데 이견이 없다.

정치권의 설왕설래가 한창인 가운데 혁신당은 13일 당무위원회를 열어 조국 전 대표의 특별 사면·복권 이후의 당 진로를 본격 논의한다.

당무위에서는 새로운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조기 전당대회 개최 절차가 주요 안건이 될 전망이다.

내년 7월까지인 현 지도부 임기를 단축하기 위해서는 지도부의 결의와 최고위원회 의결, 당무위 인준, 전 당원 투표 등 절차를 거쳐야 하는 만큼 당무위에서는 이에 대한 구체적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김선민 대표 권한대행은 이날 유튜브 ‘장윤선의 취재편의점’에 출연해 “(현 지도부 임기 단축에 대해) 우선 당원들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여쭤봐야 할 것 같다”며 “당무위, 최고위에서 계속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왕진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조 전 대표의 사면·복권은 다시 개혁의 푯대를 굳게 잡으라는 시대의 명확한 요구”라며 “조국혁신당 2.0 시대를 열고 민주 진보 진영의 압도적 승리를 위한 지방선거 전략 수립에 본격 착수할 것”이라고 의욕을 보였다./김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