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의 외국인 선발 제임스 네일이 리그 최고의 에이스다운 피칭으로 후반기 첫 승을 신고했다.

네일은 지난 5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원정 경기에서 선발 등판해 6이닝 2피안타 3사사구 8삼진 무실점의 호투로, 팀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시즌 6승째(2패)로, 지난 6월 15일 NC전 이후 51일 만에 승리투수가 됐다. 6경기 만에 거둔 값진 승리였다.

이로써 퀄리티스타트는 16경기로 늘어나며, 삼성 후라도와 함께 리그 공동 1위에 올랐다. 평균자책점도 2.38로 낮추며, 한화 폰세(2.24)에 이어 리그 2위를 지켰다.

총 투구 수는 94개. 이 중 스트라이크는 62개(66%)로, 안정적인 제구가 돋보였다. 최고 152㎞의 투심과 함께 스위퍼, 체인지업, 커터 등 다양한 구종이 조화를 이루며 롯데 타선을 묶었다.

경기 초반 위기도 있었다. 1회말 연속 안타와 볼넷으로 1사 만루에 몰렸지만, 삼진과 땅볼로 실점 없이 넘겼다. 이후 2-4회는 모두 삼자범퇴로 처리하며 흐름을 잡았다. 수비 실책으로 시작된 5회도 흔들림 없이 막았고, 6회 무사 1·2루 위기에서는 병살타와 외야 플라이로 이닝을 마무리했다. 임무를 마친 네일은 7회부터 성영탁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KIA는 7회초 김태군의 2타점 적시타로 앞서나갔고, 끝까지 리드를 지키며 승리를 가져왔다.

이 승리로 3연승을 달린 KIA는 지난달 23일 이후 13일 만에 4위 자리를 되찾았다. 3위 롯데와의 승차도 5경기로 줄이며, 상위권 추격의 불씨를 다시 지폈다.

무엇보다 이날 네일의 투구는 리그 팀 타율 1위 롯데를 상대로 빼어난 위기관리 능력을 다시 한 번 입증한 무대였다.

특히 8월 원정 12연전의 첫 단추를 완벽하게 꿰면서, 그의 존재감은 더욱 부각됐다.

지난해 통합 우승의 주역이자 에이스인 네일은 올 시즌 21경기에서 128⅓이닝을 소화하며, 팀 마운드의 중심을 지키고 있다. 세부 지표에서도 평균자책점 2점대 초반, 피안타율 0.219, WHIP 1.07을 기록 중이며, 여전히 리그 정상급 기량을 증명하고 있다.

숫자로도 그의 진가는 충분히 입증된다. 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를 나타내는 WAR(5.50)은 리그 선발투수 중 2위다. 외국인 투수 기준으로는 한화 폰세(7.12)에 이어 단연 최고 수준이다. 이는 단순히 오래 던지고 잘 던졌다는 것을 넘어, 리그에서 가장 ‘가치 있는 선발 자원’ 중 하나임을 보여준다.

여기에 경기당 실제 승리에 얼마나 영향을 끼쳤는지를 나타내는 WPA(승리 확률 기여도)도 2.91로 전체 2위. 다시 말해, 네일이 등판하는 날 KIA는 언제나 승리를 기대할 수 있는 팀이 된다.

게다가 그의 주무기인 스위퍼(변형 슬라이더)는 구종 가치(26.1)가 리그 1위다.

그만큼 공 하나만으로도 게임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투수라는 뜻이다.

네일은 오는 10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리는 NC전에 등판해 시즌 7승째에 도전한다.

/주홍철 기자 jhc@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