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부 배관 철거 작업 중 근로자가 추락해 숨진 사고가 발생한 포스코 광양제철소에 대해 경찰과 고용노동부의 본격적인 수사가 진행됐다.

광주고용노동청과 전남경찰청은 24일 오전 광양제철소와 철거업체 사무실 등에 근로감독관과 경찰 등 30여명을 투입해 압수수색을 단행했다.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증거 자료를 바탕으로 산업안전보건법 및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 등을 확인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철거 대상 구조물이 붕괴하게 된 원인을 살펴보고 구조물 붕괴를 예방하기 위해 안전한 철거 계획을 수립했는지를 따져볼 계획이다. 또 불법 하도급이 이뤄지지는 않았는지 등을 확인할 예정이다.

이 사고는 지난 14일 오후 3시께 집진기 배관 해체 작업 과정에서 구조물이 붕괴하면서 발생했다. 20ｍ 아래로 추락한 근로자 3명이 추락해 이 중 1명이 숨졌다.

이에 대해 이재명 대통령은 “‘아직도 이런 사고가 발생하나’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면서 “사고 원인을 신속하고 철저히 조사하고, 안전조치에 미비점이 없었는지 확인해 엄정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지시했다.

노조는 이번 사고를 ‘예고된 인재’라고 규정했다. 전국 플랜트건설노조 전남 동부·경남 서부지부는 이날 오후 광양제철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름조차 알 수 없는 많은 노동자가 매일 추락하고, 끼이고, 맞아 죽어간다”며 “포스코는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1991년 설치 후 1996년부터 불용으로 방치한 설비를 한 번도 교체하거나 정비하지 않은 포스코의 무책임이 사고의 원인”이라며 포스코 모든 사업장의 노후 설비 전수 조사·교체, 경영진의 공개 사과, 고용노동부의 특별 관리 감독,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등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포스코 광양제철소 관계자는 “노후 설비를 철저히 점검하고 부족한 부분을 개선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사고 조사와 원인 규명에 성실히 임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해명했다./안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