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의회가 기록적인 극한호우로 광주 전역에 피해가 속출하는 가운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구성 문제를 놓고 자리 다툼을 벌이다 결국 본회의 파행까지 초래해 빈축을 사고 있다.

광주시의회는 지난 18일 예결특위 위원 선임을 둘러싼 의원 간 갈등으로 이날 오전 10시로 예정돼 있던 제334회 임시회 6차 본회의를 1시간 늦게 열었다.

본회의장에서는 정회, 속개, 전자투표, 무기명 재투표까지 어수선한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결국 9명의 예결특위 위원이 선임되긴 했지만 당초 이날 예정된 예결위원장 선출은 오는 22일로 미뤄졌다.

예결특위는 광주시의 예산안을 최종 조정하는 핵심 기구로 임기 말과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구 예산 선점’을 노리는 의원들의 이해관계가 맞물리며 치열한 경쟁이 벌어졌다.

일부 의원은 지난 합의를 근거로 의장 몫을 주장했고 위원 수를 늘리자는 제안도 나왔지만 이미 지난 6월 본회의 통과로 9인 체제가 확정돼 구조 변경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시민들이 수해 복구와 추가 폭우에 대한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시의회가 감투 싸움에 몰두하고 있는 데 대한 비판 여론이 들끓고 있다.

이날 본회의는 방청객에 대한 안내 방송조차 없이 지연됐고 일부 의원은 “의회 밖은 아우성인데 뭐하는 것이냐”며 의원들의 자성을 촉구하기도 했다.

신수정 의장은 이날 본회의 폐회사에서 “시민 안전과 민생 회복을 최우선으로 수해 복구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오전 내내 감투싸움에 빠진 시의회의 모습에 대해 민의를 대변해야 할 지방의회의 본분을 스스로 저버린 것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변은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