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는 많았지만, 점수는 부족했다”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는 올 시즌 전반기, 주축 선수들의 이탈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았다.

특히, 6월에는 15승 2무 7패(승률 0.682)로 10개 구단 중 가장 높은 승률로 반등 흐름을 이끌었다. 중심 타선의 활약과 백업 자원의 분전, ‘한 방’의 증가도 긍정적인 신호였다.

9일 기준, 전반기 한 경기를 남겨둔 KIA는 45승 39패 3무(승률 0.536)로 리그 4위에 올라 있다. 순위는 고정됐지만, 그 이면엔 놓친 기회에 대한 아쉬움도 남는다.

KBO 자료에 따르면 KIA는 전반기 87경기, 총 3천422타석에서 693개의 잔루를 기록했다. 이는 10개 구단 중 KT(709개), 롯데(701개)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수치다. 타석 대비 잔루 비율도 20.2%로, 리그 평균(19.6%)을 웃돈다. 공격 기회를 자주 만들었지만, 그만큼 놓친 장면도 많았다는 의미다.

득점 찬스를 점수로 연결하는 집중력과 결정력 부족은 각종 타격 지표에서도 드러난다.

KIA의 현재 득점권 타율은 0.257(7위), 출루율 0.347(8위), 장타율 0.379(6위), OPS 0.726(6위)로, 찬스 상황에서의 타격 지표 대부분이 리그 중위권 수준에 그쳤다. 전체 타율 0.262(4위), OPS 0.748(3위)와 비교해도 득점권 상황에서는 오히려 생산성이 다소 떨어진다.

개별 타자 중에서는 최형우가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그는 득점권 OPS 1.197(리그 1위), 장타율 0.707(2위), 타율 0.347(9위)를 기록하며, 주요 지표 대부분에서 리그 상위권을 차지했다. 모두 득점권 상황에서의 수치다.

반면, 리그 홈런 2위(20개)에 올라 있는 위즈덤은 득점권 타율 0.247(리그 33위)로, 찬스 상황에서 다소 조용한 면모를 보였다. 한 방은 많았지만, 찬스를 해결하는 적시타는 다소 부족했다는 평가도 따른다.

팀 전체적으로도 공격 지표는 나쁘지 않았지만, 점수로 연결되지 못한 경기들이 누적되며 승률도 5할 중반에 머물렀다. 보다 높은 순위를 노릴 수도 있었던 전반기, 효율성 부족이 발목을 잡은 셈이다.

결국, 공격은 팀 승리와 직결되는 핵심 요소다. 타율과 출루율이 높아도 점수로 연결되지 않는다면, 그 효과는 반감된다.

다행히 후반기에는 김도영, 김선빈, 나성범 등 핵심 자원들의 복귀가 예정돼 있다. 공격의 연결고리와 파괴력을 함께 끌어올릴 수 있는 요소다.

6월에 보여준 팀 타격 상승세에 복귀 자원들이 더해진다면, 전반기처럼 득점 기회를 잔루로 남기는 장면은 줄어들 수 있다.

반등의 흐름은 이미 확인됐다. 이제 중요한 건 그 찬스를 얼마나 점수로 연결할 수 있느냐다.

KIA 타선이 후반기에는 보다 날카로운 결정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주홍철 기자 jhc@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