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에 13일째 이어지고 있는 폭염 특보가 대부분 지역에서 ‘경보’로 상향된 가운데 온열질환자와 가축 피해도 폭증하고 있다.

35도 안팎의 ‘극한 더위’는 이번 주말·휴일을 넘어서도 계속될 것으로 예보돼 건강 관리 등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9일 광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를 기해 목포와 신안에 내려진 폭염 주의보가 경보로 상향되면서 진도와 거문도·초도·흑산도·홍도를 제외한 광주·전남 전역에 폭염 경보가 발효됐다.

오후 3시 기준 광주·전남지역 최고기온은 ▲광주 38.3도 ▲광양 36.9도 ▲순천 36.6도 ▲장성 36.4도 ▲곡성 36.2도 ▲영암 36도를 기록했다. 다만 습도가 높지 않아 체감온도는 ▲무안 35.9도 ▲광주 34.9도 ▲영광 34.8도 ▲신안·함평 34.6도 ▲광양 34.5도로 나타났다.

35도 안팎의 불볕더위가 연일 이어지면서 올해 온열질환자 수는 벌써 세 자릿수를 넘어섰다.

올해 질병관리청이 감시체계를 가동한 지난 5월15일부터 전날까지 발생한 온열질환자 수는 광주 22명, 전남 79명 등 총 101명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온열질환자 50명(광주 11명, 전남 39명)의 2배가 넘는 수치다. 다행히 온열질환으로 인한 지역 내 사망자는 아직 발생하지 않았다.

다만, 2023년 전남 3명, 2024년 광주 1명·전남 5명 등 최근 2년 동안 꾸준히 온열질환 사망자가 발생해 왔던 만큼 보건당국은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무더위로 인한 가축 피해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전남도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기준 전남 18개 시·군 138개 농가에서 가축 8만1천515마리(닭 7만3천343마리·오리 5천3마리·돼지 3천169마리)가 폐사했다. 추정 피해액은 12억8천600만원에 달한다. 시·군별 피해액은 돼지 농가 피해가 집중된 무안이 3억3천100만원(3천94마리)으로 가장 컸다. 이어 신안 2억4천900만원(124마리), 나주 2억3천만원(1만2천128마리) 등 순이다.

앞서 지난 4일까지 전남에서 폐사한 가축 수가 3만7천798마리였던 점을 감안할 때 불과 닷새 만에 피해 가축 수가 2배 가량 급증했다. 같은 기간 피해액도 5억9천100만원에서 12억8천600만원으로 2배 이상 늘어났다. 특히 8일 1만9천823마리, 9일 2만597마리 등 이틀 연속 2만마리 안팎의 가축이 폐사하면서 당분간 피해가 급속도로 확대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전남도는 폭염 피해 최소화를 위해 하림, 다솔 등 닭·오리 계열사를 대상으로 입식 조절(10-20%) 협조 요청에 나섰다. 또 오는 9월 말까지 시·군 및 유관기관과 가축 폭염 피해 예방 대책을 지속 추진할 방침이다.

한편, 10일 오후 3-9시 광주와 전남 서부 지역에는 5-30㎜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하지만 최고기온은 32-35도로 유지할 것으로 보여 더위를 식히기에는 역부족일 것으로 예상된다. 11-12일 최고기온은 소폭 하락한 29-34도로 전망된다.

광주지방기상청 관계자는 “당분간 광주·전남 대부분 지역의 최고 체감온도는 35도 안팎으로 매우 무덥겠다”며 “온열질환 발생 가능성이 높은 만큼 야외 활동·외출을 자제하고 여름철 식중독 예방을 위한 음식 관리와 전력량 사용 증가에 따른 화재·정전에 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안재영·양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