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아티스트 이이남 작가가 세계적인 문화유산 콜로세움을 배경으로 미디어파사드 작품을 선보이며, 한국 미디어아트의 위상을 다시 한 번 세계에 각인시켰다.

‘2025 한국-이탈리아 상호문화교류의 해’를 기념해 지난달 26일 이탈리아 로마 콜로세움에서 열린 이번 미디어파사드 상영회는 양국 예술이 빛으로 하나 되는 장관을 연출하며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행사는 한국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이 주관했다.

이이남 작가는 이번 상영회에서 한·이 양국의 문화유산을 매개로 한 미디어아트 작품 ‘다시 태어나는 빛’을 공개했다. <사진>

콜로세움 외벽에 투사된 이 작품은 고대 로마 문명의 상징인 콜로세움과 한국 전통 회화 ‘십장생도’를 한 화면에 함께 구성함으로써 동서양 유산의 조우와 조화를 시각적으로 구현했다.

작가는 이를 통해 서로 다른 두 문화가 하나의 빛으로 연결되며 새로운 문화적 이상향(Utopia)을 모색하는 메시지를 담았다.

특히 이번 상영회는 콜로세움에서 한국과 이탈리아의 작품이 동시에 상영된 첫 사례로, 상호문화교류의 상징적 순간으로 기록됐다. ‘빛’을 매개로 과거와 현재, 전통과 미래가 공명하는 장면은 예술의 경계를 허물고, 문화를 잇는 다리로서의 미디어아트를 입증했다.

작품은 ‘시간의 울림(Echo of Time)’이라는 전체 주제 아래 과거의 예술과 현재의 감각, 그리고 미래의 상상력을 연결하는 구성으로 펼쳐졌다.

이이남 작가는 “콜로세움 외벽은 구조적 특성상 색감 표현에 제약이 많아 연출에 많은 고민이 있었다”며 “그럼에도 물리적 제약을 예술적으로 풀어내는 것이 미디어아트의 본질”이라고 밝혔다. 이어 “전통과 기술, 과거와 미래, 서로 다른 문화가 하나의 빛으로 연결되는 순간을 보여주고 싶었다. 예술은 결국 경계를 허물고 사람과 문화를 잇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콜로세움 미디어파사드는 하루 평균 2만 명 이상이 방문하는 세계적 명소로 이탈리아의 주요 국가사업 홍보에 활용되는 대표 매체다. 이이남 작가는 이번 전시에 앞서 몽골 울란바토르 비엔날레 명예 초대작가로 참여했으며, 이탈리아 밀라노 MEET 미술관에서의 전시도 예정돼 있다./최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