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된 광주 빙상의 중흥을 위한 마중물 역할을 하겠습니다.”

박병석 신임 광주시빙상연맹회장은 9일 연맹 사무실에서 “선수, 지도자, 학부모들의 열정이 큰 결실로 이어질 수 있도록 변화와 개혁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30여 년 일선 현장에서 스포츠 행정을 경험한 박 회장의 화두는 ‘현장에 답이 있다’이다.

박 회장은 취임 후 가장 먼저 현장을 찾아 훈련 여건, 장비 상태, 선수 안전, 훈련시간 확보 등 기본 인프라를 점검했고, 지도자·학부모와의 간담회를 통해 현장의 목소리를 들었다.

광주는 동계스포츠 불모지나 다름없다.

전용 훈련장이 부족하고, 빙상장이 있어도 선수들이 충분히 훈련할 수 있는 시간 확보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상무초등학교가 유일한 빙상 육성학교이며 중학교 이상으로 연계되는 빙상팀은 전무하다. 실업팀도 없는 탓에 우수 선수들이 타 지역으로 유출되고 있다.

박 회장은 가장 시급한 현안으로는 ‘실업팀 창단’을 꼽았다

그는 “실업팀이 없다는 건 선수에게 진로가 없다는 의미”라며 “선수를 길러도 지역에 남지 못하면 경쟁력이 약화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현재 그는 지자체와 대학, 기업들과의 협의를 통해 실업팀 창단을 추진 중이다.

또한 노후된 시설에 대해서도 우선순위를 정해 예산을 확보하고, 단계적으로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박 회장은 장기적 관점에서 선수 육성 기반 구축을 강조했다.

그는 “지금 지원하지 않으면 10년 뒤엔 아무도 남지 않는다”며 “경쟁력 강화를 위해 선수들이 광주에 머물 수 있는 여건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최근 광주시교육청과 협의해 중·고교 빙상팀 창단을 제안했고, 현재 긍정적인 검토가 진행 중이다.

박 회장은 ‘생활체육이 튼튼해야 엘리트 선수층도 탄탄하게 유지된다’는 강한 신념을 가지고 있다.

박 회장은 “시민들이 쉽게 접근하고 즐길 수 있는 생활체육 기반을 넓히는 동시에 엘리트 선수들은 별도의 집중 지원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주말 유소년 체험교실, 동계 스포츠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경기력 향상을 위한 장학금, 훈련비 등을 제공할 계획이다.

재원 마련을 위해 발로 뛰며 기업 후원 유치에 나서고, 문체부·대한체육회 등 공모사업에 적극적인 참여는 물론, 연맹 차원 후원회나 재단을 구성해 안정적인 재정 기반을 마련한다는 복안이다.

오는 9월6일에는 회장 취임 이후 첫 공식 대회인 ‘2025 광주시빙상연맹회장배 빙상대회(쇼트트랙)’가 열린다. 피겨 종목은 11일 별도 개최된다.

1994년 시작된 회장배 대회는 회장 공석으로 5년간 중단됐다가 이번에 부활한 것이다. 이번 대회는 엘리트 선수뿐 아니라 동호인들도 함께 참여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박 회장은 “이번 대회를 기점으로 연 2-3회 대회를 정례화하겠다. 대회를 열어야 시민들도 빙상에 관심을 갖는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박 회장은 “진정성 있는 리더십으로, 동계스포츠 불모지에서 새롭게 빛나는 희망을 쏘아올릴 수 있도록 현장과 소통하며 한 걸음 한 걸음 묵묵히 걸어가겠다”고 강조했다.

/박희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