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민주화운동 특별법에 처벌 규정이 생긴 지 4년 만에 왜곡·폄훼 표현을 사용한 누리꾼 등이 무더기로 기소됐다.

이제껏 광주시와 5·18기념재단 등이 고소·고발한 건은 수십개에 달하나, 실제 처벌까지 이어진 사례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져 ‘오월 광주’에서의 향후 재판 과정과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6일 광주지검에 따르면 5·18민주화운동등에관한특별법 위반 혐의로 9명(9건)을 최근 순차적으로 기소했다.

이 사건들은 5·18민주화운동등에관한특별법에 ‘허위사실’ 유포를 처벌하는 규정이 신설된 2021년 1월 이후 수사가 이뤄진 것들이다.

5·18민주화운동등에관한특별법은 1995년 발표됐다. 이때의 초점은 12·12 군사반란 주역 처벌과 피해자 명예 회복, 진상 규명이었다.

그러나 신군부 세력의 비협조 등의 이유로 진상 규명은 완벽하게 이뤄지지 못했는데, 특정 세력들은 이 틈을 노려 5·18민주화운동을 왜곡하며 정치적으로 이용해 왔다.

일각에선 오월 피해자와 그 가족들이 막대한 보상금을 받아 호의호식하는 것처럼 허위 사실을 퍼뜨리며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확산시키기도 했다.

이에 광주·전남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처벌을 통해 왜곡·폄훼를 근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는데, 정치권이 응답하면서 2021년 특별법에 해당 행위를 형사 처벌할 수 있는 조항이 신설됐다. 이후 광주시와 5·18기념재단,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광주·전남지부 등은 모니터링을 통해 적발한 해당 행위자들을 수사 기관에 고소·고발해 왔다.

이번에 기소된 사건들은 광주시로부터 수사 의뢰를 받은 광주경찰청이 송치한 것들이며 피고인들은 인터넷 사이트에 게시글이나 댓글로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허위 사실을 유포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넘겨 받은 사건 중 3건(3명)의 경우 기소한 이들과 유사한 표현이 사용되긴 했으나, 언론 보도에 근거하거나 5·18민주화운동을 인정하는 취지로 보고 불기소 처분했다.

이 같은 검찰의 행보에 대해 지역 사회에선 “너무 늦은 것 아니냐”는 아쉬움과 “확실한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는 기대감이 교차하고 있다.

5·18기념재단 관계자는 “처벌 조항 신설 후 광주에서 기소까지 이뤄진 사건은 이번이 처음으로 알고 있다”며 “실제 처벌로 이어져 5·18 왜곡·폄훼를 근절하고 오월 정신이 올바르게 계승되는 전환점이 되길 기대한다”고 소원했다.

지역 법조계 관계자는 “타지역에선 확정 판결까진 아니어도 형사 처벌 사례가 있는데, 다른 곳도 아닌 5·18민주화운동의 광주에서 정식 기소가 이제 이뤄진 건 아쉬운 부분”이라며 “이를 계기로 모든 수사기관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섰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광주지검 관계자는 “앞으로도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허위 사실 유포 행위를 기준에 따라 특별법 취지에 부합하게 처리하겠다”고 밝혔다./안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