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KIA 타이거즈가 6월 한 달간 뜨거운 방망이로 반등의 흐름을 만들었다.

리그 최다 홈런을 앞세운 장타력이 살아나며, 그 힘은 곧 상위권 도약의 발판이 됐다.

30일 기준, KIA의 6월 성적은 15승 7패 2무(승률 0.682). 리그 10개 구단 중 가장 높은 승률이다. 불과 2주 전만 해도 7위였던 순위는 어느새 4위까지 뛰어올랐다.

상승세의 주 원동력이 안정된 마운드였다면, 타선은 그 흐름에 불을 지폈다.

특히, 화력의 중심에는 ‘한 방’이 있었다. KIA는 6월 한 달간 홈런 25개를 몰아치며, 리그 최다 홈런 수를 기록했다. 2위 삼성(24개)보다 한 발 앞선 수치다.

다만, KIA는 삼성보다 2경기를 더 치른 터라 경기당 평균 홈런은 1.04개로 삼성(1.09개)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리그 팀당 평균(0.79개)을 크게 웃돌며, ‘한 방’에서 확실한 경쟁력을 보여줬다.

선수별로는 외국인 타자 위즈덤이 6홈런으로 타선을 이끌었고, 최형우가 4개, 오선우가 3개를 기록했다. 윤도현·박찬호(각 2개)도 힘을 보탰으며, 김석환·이창진·김규성·고종욱·박민 등 백업 자원들도 고르게 홈런포를 가동했다.

중심 타선에서만 터진 결과가 아니라는 점에서 타선 전체의 파괴력이 더욱 돋보인다.

여기에 6월 25개의 홈런은 올 시즌 월간 기준 팀 최다 수치다. 3월 13개(경기당 1.63개·1위), 4월 15개(0.68개·6위), 5월 19개(0.76개·4위)로 이어진 페이스는 6월 들어 절정에 달했다.

경기 흐름을 흔드는 한 방의 위력이 그만큼 커졌다는 평가다.

이 힘은 곧 실질적인 득점력으로 이어졌다. 6월 한 달간 KIA는 팀 득점 129점, 타점 117개를 기록하며 두 부문 모두 리그 최다를 찍었다.

세부 지표에서도 반등은 확연하다. 장타율은 0.423, OPS는 0.776으로 모두 리그 1위. 전달(5월) 장타율 0.375, OPS 0.704(이상 리그 6위)와 비교해 확실한 상승세다.

6월 팀 타율(0.271)은 공동 5위에 해당하지만, 적은 기회에서 큰 점수를 만드는 ‘한 방’이 돋보였던 한 달이었다.

즉, ‘많이 맞히는’ 팀이 아니라 ‘효율적으로 맞히는’ 팀의 색깔을 보여준 셈이다.

이런 상승세는 일시적인 반짝임에 그치지 않는다. 기존의 장타 기반 위에 홈런 생산이 집중되며 공격 효율이 극대화된 결과로 풀이된다.

이 같은 성과는 중심 타선과 백업 자원의 조화에서 비롯됐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크다.

KIA는 올 시즌 김도영 등 주축 선수들의 대거 부상 이탈로, 이른바 ‘잇몸 야구’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최형우와 위즈덤이 변함없는 활약으로 축을 지탱하고, 백업 자원들이 기대 이상의 몫을 해내며 전체 타선의 힘을 끌어올렸다.

완전치 않은 전력 속에서도 경기 양상을 바꾸는 ‘킬샷’ 능력을 발휘하며, 팀 전체에 자신감이 실리는 분위기다.

후반기엔 주전 선수들이 복귀할 예정이지만, 지금의 KIA는 기대 이상의 결과를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7월은 전반기를 마무리 짓는 마지막 고비이자, 올스타 브레이크를 앞둔 전환점이다.

호랑이 군단의 방망이가 지금의 기세를 계속 이어간다면, 후반기 판도 역시 요동칠 수 있다.

/주홍철 기자 jhc@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