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오후 광주 남구 임암동 어반브룩에서 열린 제12기 창조클럽 아카데미 제6강좌 ‘여름밤의 아리아’에서 소프라노 홍채린과 테너 황태경이 아름다운 듀엣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사진 上). 공연 후 아카데미 원우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정은솔 기자

광주매일신문 주최로 지난 10일 오후 남구 임암동 어반브룩에서 열린 제12기 창조클럽 아카데미 제6강좌는 ‘여름밤의 아리아’라는 주제의 작은 음악회로 꾸며졌다.

이날 음악회는 초여름 밤의 정취 속에서 감미로운 선율을 전하며 원우들의 마음에 깊은 울림과 휴식을 선사했다.

공연은 실력파 성악가인 소프라노 홍채린과 테너 황태경이 이끌었다. 두 사람의 존재감만으로도 기대를 모은 음악회는 오페라 아리아부터 한국가곡, 뮤지컬 넘버를 넘나들며 깊은 여운을 남겼다.

공연의 막은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인 ‘축배의 노래(Brindisi)’가 열었다. 환희와 흥겨움을 담은 이 곡에서 두 사람은 완벽한 호흡과 폭발적인 성량으로 오프닝부터 좌중을 사로잡았다.

이어 소프라노 홍채린은 솔로 무대로 감성을 고조시켰다. 영화 ‘미션(The Mission)’의 테마곡을 기반으로 한 ‘넬라 판타지아(Nella Fantasia)’는 아름다운 세상을 꿈꾸는 희망의 메시지를 담은 곡이다. 홍채린의 부드럽고 맑은 음색은 공연장을 잔잔한 감동으로 물들였다.

이후엔 익숙하고 서정적인 한국가곡이 이어졌다. 홍채린은 섬세한 감정선을 담아 ‘꽃피는 날’을 노래했다.

황태경은 한 편의 시처럼 다가오는 ‘마중’을 통해 특유의 풍부한 중저음으로 원우들을 감동시켰고 일상 속 사랑과 기다림의 감정을 고스란히 전달하며 갈채를 받았다.

오페라 아리아는 두 아티스트의 기량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 황태경은 오스트리아 오페레타 ‘미소의 나라’ 중 ‘Dein ist mein ganzes Herz’를 열창하며 독일어 특유의 발성과 테크닉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무대를 선보였다.

뮤지컬 넘버는 공연을 다채롭고 풍성하게 만들었다.

홍채린은 ‘마이 페어 레이디’의 대표곡 ‘I Could Have Danced All Night’를 통해 밝고 사랑스러운 감성을 전했고 황태경은 ‘지금 이 순간(This is the Moment)’을 불러 원우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이어지는 ‘All I Ask of You’와 ‘Phantom of the Opera’에서는 두 사람이 완벽한 듀엣으로 오페라의 긴장감과 로맨스를 오가며 마치 한 편의 드라마를 보는 듯한 몰입감을 안겼다.

황태경의 단독 무대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는 공연의 정점을 장식했다. 대중가요임에도 클래식한 발성이 더해져 곡이 지닌 메시지가 더욱 깊이 있게 다가왔다. 특히 원우들은 자연스럽게 함께 노래를 따라 부르며 관객이 아닌 무대와 노래의 주인공으로서 곡을 온전히 즐겼다.

마지막 곡 ‘Volare’는 두 사람의 이탈리아어 듀엣으로 흥겹고 자유로운 분위기로 공연장을 들썩이게 했다.

열창이 끝난 뒤 원우들의 “브라보”, “브라바”, “브라비” 외침 속에 앵콜 요청이 공연장을 가득 메웠다.

한편 소프라노 홍채린은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성악과와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같은 대학 성악과 석사과정에 재학 중이다. 국내외 유수 콩쿠르 수상자이며 다양한 오페라와 국제무대에서 주역으로 활약 중이다.

테너 황태경 역시 국내외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독일 아우크스부르크 국립음대에서 최고연주자 과정을 마치고 뮤지컬 ‘레미제라블’ 마리우스 역을 포함해 다수 오페라 주역을 맡았다. 현재는 숭실대학교 음악원 외래교수로 후학을 양성하며 클래식 대중화를 위한 무대 활동도 활발히 이어가고 있다.

/정은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