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는 곧 음양(陰陽)이다. 음양(陰陽)은 상반되지만, 결코 대립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서로를 견제하면서 동시에 존재를 완성하는 원리이다.

대한민국의 현재 정치 상황은 마치 한쪽은 태양(太陽)이고, 다른 한쪽은 그림자처럼 움직이며 서로를 부정하고 배척하려는 흐름이 강하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논란과 이를 둘러싼 보수(保守)와 진보(進步), 극우(極右)와 극좌(極左)의 충돌은 단순한 이념 대립이 아니라, 음양이 균형을 잃고 극단으로 치달은 결과라 할 수 있다.

음양(陰陽)은 절대 고정된 것이 아니다.

낮이 있으면 밤이 있고, 여름이 지나면 겨울이 오듯 세상은 끊임없이 순환한다.

어느 한쪽만을 고집하면 마침내 순환은 끊기고, 흐름은 막히며 병(病)이 생긴다.

지금 대한민국의 정치는 바로 이 병이 진행 중인 상태이다.

진보는 변화를 상징하고, 보수는 지킴을 상징한다.

변화를 통해 앞서가려는 힘이 없으면 세상은 낡고, 지키려는 힘이 없으면 혼란이 커진다. 둘 다 필요하다.

태극(太極)은 음양이 얽혀 돌아가는 원형의 조화다. 흑과 백이 서로를 감싸며 끊임없이 흐르는 그 모습은 바로 음양이 융합된 최고의 이상이다.

현재 대한민국은 이 태극의 조화가 무너져 있다.

내 편만 옳고, 상대는 틀렸다는 진영논리의 심화는 결국 양극단이 서로를 파괴하는 ‘공멸(共滅)’로 귀결된다. 이는 곧 수레의 두 바퀴 중 하나를 부정하는 것과 같고, 사람의 두 다리 중 하나를 절단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역학(易學)에서 말하는 궁극의 길은 조화와 균형이다. 진보는 음(陰)의 기운, 보수는 양(陽)의 기운으로 본다면, 양이 지나치면 강압과 독선이 되고, 음이 지나치면 혼란과 무질서가 된다. 둘이 만나야 비로소 생명이 움트고, 사회는 움직인다. 한쪽이 완전히 무너지면 나머지 하나도 의미를 잃는다. 정치도 마찬가지다.

지금 필요한 것은 상대를 인정하고, 대화를 통한 조화의 정신을 회복하는 것이다.

음양이 합해 태극(太極)을 이루듯, 보수와 진보가 대립이 아닌 협력으로 나아갈 때 비로소 대한민국은 다음 단계로 진화할 수 있다.

이를 역학(易學)에서는 음양(陰陽)의 상대적인 것을 하나로 조화를 시키는 ‘용신(用神)’이라 한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면서도 화합을 이루는 것, 그것이 곧 대한민국이 다시 하나가 되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