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통에 아빠한테 받은 동전을 직접 넣었어요. 선생님이 오늘은 제가 산타래요!”

하트 모양 저금통을 작은 손에 꼭 쥔 문영민(4)군은 최근 광주 동구 도담도담영아전담어린이집에서 열린 ‘사랑의 저금통 전달식’에서 이 같이 말하며 환하게 웃었다.

이곳은 올해로 18년째 아이들이 직접 모금한 저금통을 광주영아일시보호소에 전달하는 행사를 이어오고 있다.

대부분 아이들이 ‘인생 첫 기부’를 실천하는 것이어서 학부모들의 호응이 높다. 때문에 저금통 외에도 개인적인 기부와 기저귀 등 물품 나눔이 더해지고 있다.

성금을 전달받은 광주영아일시보호소의 최희다 복지사는 “매년 따뜻한 나눔을 전해주고 있는 도담도담어린이집에 감사하다”며 “원아들의 선한 영향력이 보호소의 아이들에 확산돼 사회에 환원 할 수 있는 어른으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도담도담영아전담어린이집은 설립부터 나눔의 뜻이 깊이 서렸다. 1990년 도시화에 따른 여성의 사회 참여 증가 및 핵가족화로 인한 보육 수요에 대응하고자 광주 전남여성회에서 광주 시민들의 후원금을 받아 개원했다.

이후 여성회 부설로 운영돼 오다 2012년 교사공동운영시설이 해체되면서 당시 여성회 소속이었던 박말신(59·여) 원장이 인수했다.

인수 뒤에도 ▲올바른 인격형성·성장발달 ▲창의력 개발 ▲자립심·협동심 ▲나눔·배려 등을 가르치는 전문적인 시설이라는 여성회의 기조는 유지되고 있다.

박 원장은 부모가 직접 돌볼 수 없는 아이들에게 개인적인 기부를 시작한 것을 계기로, 공동운영하던 17년 전부터는 “다 같이 해보자”며 연말마다 광주영아일시보호소를 위한 전달식을 열고 있다.

이외에도 도담도담영아전담어린이집은 1992년부터 30여년간 한일보육교류협의회에 소속돼 일본 어린이집과 교류를 해오고 있다.

한국의 6개 보육시설과 일본의 7개 보육시설로 구성된 협의체는 해마다 번갈아 양국으로 어린이집 교사를 파견하며 서로의 보육 제도에 대해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협의체는 ▲장애아동 등 아이들이 소외되지 않는 사회 ▲다양한 환경 속 보다 바람직하게 자랄 수 있는 환경 조성 ▲보육인의 전문성을 위한 사회적 책무 등 보육의 과제를 정해 토론과 논의를 지속하고 있으며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 대응 ▲저출산과 다문화에 따른 사회적 문제 등 다양한 현안 해결에도 적극적으로 소통·노력하고 있다.

박말신 도담도담영아전담어린이집 원장은 “사람은 사회 안에서 혼자 살 수 없다. 아이들이 공동체 속에서 몸과 마음이 건강한 사회구성원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보육시설의 역할”이라며 “보육의 가치를 끊임없이 탐구해 근본적인 ‘보육의 질’을 높여 보다 발전하는 어린이집으로 거듭 나겠다”고 말했다.

/오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