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민주화운동 최후 항쟁지인 옛 전남도청이 1980년 5월 당시 그대로 원형 복원된다.

특히 옛 전남도청 내·외부를 ‘항쟁의 역사’를 떠올리고 배울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 역사적 의미를 담은 광주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할 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옛전남도청복원추진단(이하 추진단)은 20일 광주 동구 전일빌딩245 4층 중회의실에서 옛 전남도청 복원 전시 콘텐츠 관련 기자 간담회를 열었다.

추진단은 ‘옛 전남도청 복원사업 전시설계 및 제작·설치 사업’의 진척도와 기본 설계 중인 전시 콘텐츠의 주요 사항에 대해 설명했다.

지난해 11월7일 시작된 복원 사업은 오는 2025년 10월31일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날 기준 외부 복원 작업 공정률은 34%, 내부 콘텐츠 구현은 10%를 기록하고 있다.

복원 사업의 초점은 모두 ‘원형 복원’이다. 외부는 5·18민주화운동 이전 시점으로 복원하고, 내부는 민주화운동 당시 상황을 재현하는 데 방점을 찍고 있다.

외부 복원 작업은 옛 전남도청 본관·별관·회의실, 경찰국 본관·민원실, 상무관 등 6곳에서 진행 중이다.

옛 전남도청 본관의 경우 회의실과 이어지는 연결 통로를 재구축 중이며, 바깥 창호도 항쟁으로 인해 파손되기 전 모습으로 복원하고 있다.

추진단은 옛 전남도청의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건물 마감재·바닥재·벽지 등을 당시의 자재로 전면 교체할 계획이다. 단, 현재 생산되지 않는 자재의 경우 최대한 유사한 것으로 대체할 방침이다.

항쟁의 역사를 담는 도청 본관의 내부 콘텐츠는 철저히 검증된 자료를 바탕으로 제작 중이며 사료가 부족한 부분은 공간에 맞는 전시를 진행한다.

열린 도서관의 기능을 할 도청 회의실은 추진단이 확보한 미공개 사진과 영상을 중심으로 한 콘텐츠로 채워진다.

경찰국 본관에는 5·18민주화운동의 가치를 설명하는 다양한 미디어 기록물을 한데 모으는 한편, 상무관은 오월 영령을 상시 추모할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한다.

질의응답 시간에는 최근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의 주무대가 옛 전남도청 일원인 만큼 연계 전시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소설 속 주인공 동호는 고(故) 문재학 열사를 모티브로 하고 있다. 5·18민주화운동 당시 고등학교 1학년이었던 문 열사는 1980년 5월27일 마지막까지 옛 전남도청을 지키다 계엄군의 총탄을 맞고 산화했다.

이에 대해 추진단은 “현재 ‘소년이 온다’와 연계한 전시 콘텐츠를 위해 한강 작가와 접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지난 9월 퇴직 언론인들이 요청했던 ‘언론검열관실’ 복원에 대해 추진단은 “구체적인 위치를 특정할 수 있는 자료를 아직 확보하지 못했다”며 “12월까지 자료를 수집하고 검토 후 복원 유무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도청 본관 3층 상황실에 전시될 ‘최후 항전을 위한 총기 사용 교육 내용’을 놓고 국가 폭력에 대항한 시민군의 정당한 행위가 다소 폭력적으로 비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추진단 관계자는 “오늘 제시된 의견을 종합 검토해 실시설계에 반영할 계획”이라며 “‘원형 복원’의 대원칙을 지키며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주성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