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자치구가 불법주정차와 교통체증 개선을 위해 ‘홀짝(가변) 주차제’를 운영하고 있으나, 일부 구역에서는 단속 유예 시간 등에 무분별한 주정차가 이뤄지고 있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16일 오후 8시 광주 남구 양림동 제중로 왕복 2차선 도로. 해당 도로는 주정차 홀짝제가 도입된 곳이지만 도로 양쪽에 차량들이 줄줄이 주정차 돼 있어 이곳을 지나는 차량 대부분은 중앙선을 넘어 이동하고 있었다.

같은 날 서구 풍암동 광주은행 풍암지점 인근 도로도 상황은 비슷했다. 도로 양쪽에 차량이 불법 주정차 돼 있어 통행이 어려웠고 일부 구간에서는 양방향 차량이 맞물려 길이 막히는 등 일대 혼잡이 빚어졌다.

인근 매장에서 근무하는 김모(30대·여)씨는 “낮에는 주정차 홀짝제가 비교적 잘 지켜지지만, 밤이 되면 도로 양쪽이 불법 주차 차량으로 꽉 차 교통 혼잡이 심하다”며 “택시들이 서로 비켜주지 않으려고 경적을 울려 시끄럽기도 하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광주 서·남구는 관내 왕복 2차로의 좁은 도로에서 양쪽 주정차로 인한 교통 정체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2019년과 2020년부터 각각 주정차 홀짝제를 운영하고 있다. 서구는 풍암동, 동천동 등 6개 동 22개 구역에서, 남구는 양림동과 백운동 등 4개 구역에서 시행 중이다.

서구는 매월 홀짝 구간을 변경하고 있다. 구간별 최소 60분에서 최대 24시간 주차를 허용한다. 유예시간을 초과하면 단속이 시작되는데, 주차 금지 구간에서는 5분 초과 시 단속 대상이 된다.

남구는 하루 간격으로 주차 허용 차선을 변경하고 있다. 주차 가능 구간에서는 24시간 주차를 허용하고 있으며, 주차 금지 구간에서 15분 이상 간격으로 2회 이상 적발 시 단속한다.

최근 4년간 주정차 홀짝제 구간을 포함한 인근 도로 불법 주정차 단속 건수를 보면 서구는 2021년 6천338건, 2022년 9천478건, 2023년 1만753건, 2024년 1-10월 6천114건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는 반면 남구는 같은 기간 2천786건, 2천227건, 1천871건, 790건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문제는 야간 단속의 한계다. 고정형 CCTV의 경우 서구는 오전 7시-오후 8시, 남구는 오전 7시-오후 7시 단속하고 이 외 시간에는 단속을 유예하고 있다. 일부 차량은 번호판을 가려 단속 CCTV를 피하고 있다. 이동식 CCTV는 민원이 많은 구간을 위주로 운영되다 보니 전체 구간을 포괄하지는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 풍암동 주민 이모(50대)씨는 “이곳은 음식점과 술집이 많아 도로에 항상 차량이 가득하다”며 “술 취한 사람들이 갑자기 차도로 뛰어드는 상황도 있어 사고 위험이 크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자치구 관계자는 “일부 운전자가 단속 유예 시간을 악용하거나 번호판을 가리는 방식으로 단속을 피하고 있어 어려움이 있다”며 “주정차 홀짝제 구간만 집중적으로 단속할 수 있는 기술이 현재는 없어 실질적으로 파악하기 어려운 실정이다”고 설명했다./주성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