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들의 가을철 대표 별미인 전어가 품귀 현상을 보이고 있다. 어획량은 급감한 반면, 거래가격은 급등해 상인과 소비자의 접근성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27일 수협중앙회 광주공판장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광주 서부농수산물도매시장 전어 반입물량은 2020년 20.89t, 2021년 17.28t, 2022년 11.97t, 2023년 18.52t, 올해(1월1일-10월20일 기준) 11.19t를 기록했다. 작년을 제외하고 감소세가 나타나고 있으며 경매 가격도 1년 전보다 1만원 이상 올랐다.

수협중앙회 수산경제리포트는 노량진 수산시장 전어 평균 경매 가격(1㎏ 기준)이 지난해(10월9-14일) 6천200원에서 올해(10월7-12일) 1만7천600원으로 183.9%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처럼 전어가 희소성을 띠면서 높은 가격에 거래돼 소비자와 상인 모두 울상을 짓고 있다.

광주 서부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수산물을 판매하는 김모씨는 “바람이 많이 불면 (전어가) 잘 잡히지 않아 매일 수급이 다르다”며 “아예 안 들어오거나 조금 들어올때도 있는데, 요즘은 10㎏을 가져와도 찾는 손님이 예전만큼 없어 팔리지도 않는다”고 토로했다.

남광주시장에서 전어를 판매하는 박모씨는 “전어 가격이 매년 오르고 있어 파는 사람도 사는 사람도 부담이 되는 건 사실”이라며 “살아 있는 전어를 1㎏에 4만원에 팔고 있는데 지난해에는 3만원 초반대에 팔았다”고 푸념했다.

지역 마트의 상황도 비슷했다.

A대형 마트 직원은 “두 달 전까지는 횟감도 팔고 1-2주 전까지는 구이용 전어 행사도 했지만, 최근에는 판매하지 않는다”며 “마트 같은 경우 대량으로 매입을 해야 하는데 어획량이 적다 보니 앞으로 언제 다시 들어올지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제철에 전어를 보기 어려워진 것은 기후 등 환경의 변화 때문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특히 올해 지속된 폭염이 전어 어획량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전어는 아열대성 어종으로 14-27℃ 사이 수온에서 서식하며 서·남해안에서 주로 잡힌다. 수온이 높아지면 폐사하는 등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달 우리나라 주변 해역 평균 해수면 온도는 27.4℃도였고 8월24-30일 기준 남해는 27.9℃, 서해는 28℃를 기록했다.

하지만 전어를 비롯한 수산물의 양이 전체적으로 줄어들고 있고 어획량도 들쑥날쑥해 예측이 어려워진 만큼 현장에서는 기후 변화를 중심으로 복합적인 이유가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수협중앙회 광주공판장 관계자는 “매년 생산되는 수산물의 양이 줄어들고 있는데 올해는 전어가 유독 잡히지 않아 가격 상승이 심한 편”이라며 “기후 변화로 인한 해수 온도 상승을 비롯해 대량으로 잡아들이는 조업 방식의 변화 등도 수산물 수급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작년 이맘때에는 자갈치가 너무 많이 잡혔는데 올해는 이상하게 잘 안 잡히고 제주도에서는 전에 없던 어류가 발견되는 등 환경이 정말 많이 달라진 것을 체감한다”며 “경기가 안 좋아 사는 사람도 줄어드는 데 갈수록 수급도 불안정해 수산업계는 이중고를 겪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정은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