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심을 잃지 않고 끊임없이 성장해 친환경 라벨의 선두기업이 되고 싶습니다.”

지속가능성을 달성하기 위한 기업의 핵심 요소인 ESG(Environment(환경)·Social(사회)·Governance(지배구조)) 경영은 선택이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 조건으로, 소비자의 선택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그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

김세현(31) 대표가 이끄는 ‘신일인쇄’는 친환경 전략으로 경쟁력 확보에 성공한 사례로 꼽힌다.

전남 나주에 사업장을 둔 신일인쇄는 지역 내 유일하게 ‘디지털 라벨 프레스’를 보유한 라벨 전문 회사로 친환경 라벨 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김 대표는 지난 2018년 부모님의 가업을 이어받으면서 자연스럽게 인쇄업에 발을 들였다. 기존의 매출과 인쇄 기술에 만족할 수도 있었지만 김 대표는 성장을 위한 고민과 노력을 거듭했다.

낯선 분야였지만 꾸준히 경험과 지식을 쌓아가는 데 집중하고 성장을 위한 고민과 노력을 거듭했다. 이후 소상공인진흥공단의 판로개척, 스마트팩토리 사업 등 다수의 정부 지원사업에 도전하면서 안정기에 접어들었다.

김 대표의 자부심 중 하나는 납기일을 절대 어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고객이 필요하면 새벽 4시라도 주문을 받고, 잠을 줄여서라도 요청한 물량을 완성하는 데 최선을 다한다.

신일인쇄가 전남 지역 최초로 도입한 디지털 라벨 프레스. 폐수가 발생하지 않고, 판제작이 필요 없는 저탄소 장비다.

그가 집중하고 있는 분야는 라벨과 잉크의 ‘친환경화’다. 생활 속에서 쉽게 사용되는 라벨이 환경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는 것을 알게 된 그는 2022년부터 친환경 라벨 제작에 힘을 쏟기 시작했다.

그는 “‘얼마나 친환경적인가’를 최우선에 두고 라벨 원단, 접착, 잉크까지 끊임없이 고민 중”이라며 “가장자리 20% 이하를 접착하는 기술, 접착면적을 최소화하는 방법, 열알칼리성 접착으로 분리배출을 용이하도록 하는 등 환경 부담을 줄일 방법들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순이익을 일부 포기하더라도 친환경 제품을 제작하는 김 대표의 노력은 납품 업체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특히 친환경 라벨을 통해 ESG 경영을 실천하고자 하는 기업들에게 신일인쇄는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지금의 결과를 얻기까지 어려움이 많았다. 2021년에는 동구 인쇄의 거리에 있던 사업장을 옮겨야 하는 상황에 내몰렸다. 울며 겨자 먹기로 공장을 나주로 이전하면서 자금 여건도 악화됐다.

그러다 다음 해 한 지원사업 담당자를 만나게 되면서 상황이 풀리기 시작했다. 사실상 지원이 불가능한 시설 자금을 얻기 위해 절실함을 갖고 노력했고 단기간에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이뤄 신뢰를 샀다.

결국, 저금리로 공장 이전을 마쳤고 전남 최초로 디지털 라벨 프레스 장비까지 도입하게 됐다. 매출도 급격한 상승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김 대표는 “간절함이 결정적인 기회를 얻게 해줬다”며 “매출을 단기간에 올리기 위해 차량 랩핑을 통해 광고하고 3일 동안 잠을 거의 못 자다시피 하면서 결국 목표를 이뤄냈던 경험이 지금도 초심을 잃지 않게 해주는 원동력”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나주 천연색소센터와 친환경 잉크를 개발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내년에는 잉크 개발 관련 투자 유치를 계획 중이며 이를 통해 탄소 절감과 자원 순환이 가능한 라벨 제품을 더욱 확대할 예정이다.

그는 “인쇄업도 완제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핵심 제조업 중 하나”라며 “해양수산부와 함께하는 블루스타트업을 시작으로 친환경 잉크 제조부터 B2B(기업 간 거래)나 B2G(기업과 정부 간 거래) 계약을 목표로 회사를 키워가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창업을 계획 중인 청년들에게 “매일 출근 후 가장 먼저 하는 일이 8개의 웹사이트를 방문해 새로운 지원 사업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라며 “자금 지원이나 저금리 대출뿐만 아니라 소상공인을 위한 경영 컨설팅 등 생각보다 다양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원 사업은 성취감과 자신감을 얻는데도 도움을 주고 창업 초기와 성장기에 큰 힘이 된다”며 “알지 못해서 놓치는 지원 사업이 없도록 관심을 갖고 찾아보면 또 다른 문이 열릴 것”이라고 조언했다.

/정은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