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에서 음주 뺑소니 사고를 내고 도주한 지 67시간여만에 붙잡힌 피의자와 그의 도피를 도운 조력자 등이 ‘조직 범죄’에 연루됐다는 의혹에 대해 경찰이 수사하기로 했다.

광주 서부경찰서는 지난달 30일 ‘뺑소니 사망사고 마세라티 운전자 검거’ 관련 브리핑을 가졌다.

뺑소니 사망사고는 지난달 24일 오전 3시11분께 광주 서구 한 도로에서 마세라티 차량을 몰던 김모(32)씨가 오토바이를 추돌, 1명이 죽고 다른 1명을 다치게 한 사건이다.

사고 후 구호 조치 없이 도주한 김씨는 지난달 26일 서울에서 도피를 도운 오모(33)씨와 함께 붙잡힌 뒤 각각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사, 범인은닉도피 혐의로 구속됐다.

오씨 외에도 김씨의 도주를 도운 다른 조력자 2명도 범인은닉도피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오씨 등 도피를 도운 이들 3명은 김씨가 대전을 거쳐 인천, 서울 등으로 이동하는 동안 차를 태워주거나 항공권 예매, 대포폰 제공 등을 도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의 신병을 확보한 경찰은 입건자 중 다수가 과거 전화금융사기 등 혐의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 점을 확인, 뺑소니 사망사고와 별개로 범죄 조직 연루 의혹을 들여다 보기로 했다. 이 수사는 광주경찰청 형사기동대가 맡는다.

실제 입건자 4명 모두 경찰에 ‘무직’이라고 진술했으나, 김씨와 오씨 그리고 다른 한 명의 경우 지난 2014년부터 최근까지 태국과 캄보디아 등을 수차례 오가며 최소 3개월에서 최대 9개월 간 체류한 사실이 확인됐다.

김씨의 경우 지난달 19일 태국에서 대한민국으로 입국했는데, 장기간 체류하지 않고 다시 출국할 예정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지난달 21일 마세라티 차량의 보험 가입자 최씨를 만났고, 이때부터 운전을 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최씨는 현재 국내를 벗어나 태국으로 갔는데, 경찰은 그를 대상으로도 범죄 연관성을 들여다 보기로 했다.

김씨의 주소지가 북구 한 행정복지센터로 등록돼 있던 것은 그가 지난달 2일부터 ‘거주 불명자’가 되면서 행정기관에서 관리를 위해 임시로 등록해 둔 것으로 밝혀졌다./주성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