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이저리그에 일본 출신 오타니 쇼헤이가 있다면 KBO엔 ‘슈퍼스타’ 김도영이 있다.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김도영이 단일 시즌 최다 득점 신기록을 수립했다.

김도영은 지난 23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삼성과의 홈 경기에서 1번 지명타자로 선발출전해 1회말 상대 선발투수 이승민으로부터 가운데 담장을 넘는 솔로포를 터뜨렸다. 시즌 38호 홈런이자 올 시즌 136번째 득점이다.

이 득점으로 김도영은 2014년 서건창(현 KIA)이 넥센 히어로즈에서 작성한 최다 득점 기록(135점)을 10년 만에 갈아치우고, KBO 새 역사를 다시 썼다.

홈팬들의 열띤 응원을 등에 업은 김도영의 득점 행진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5회 볼넷과 도루로 2루를 훔친 뒤 윤도현의 안타때 추가 득점을 올렸고, KIA가 4-1로 앞선 7회엔 박찬호의 2루타때 홈을 밟아 이날만 3득점을 수확, 최다 득점 신기록을 138개째로 늘렸다.

3타수 3안타 1타점(1홈런) 3득점을 기록한 김도영의 맹활약 속에 KIA는 삼성에 5-3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김도영은 이번 시즌 득점 부문 2위 멜 로하스 주니어(kt wiz)와의 격차를 32개로 멀찌감치 벌리며, 사실상 득점왕을 예약했다.

김도영은 지난 7월 27일 이번 리그 97경기 만에 가장 먼저 100득점을 돌파해 역대 최소 경기, 최연소 시즌 100득점 신기록을 작성했다.

올 시즌 1경기당 4득점 2차례, 3득점 8차례, 2득점 27차례 등 멀티 득점도 여러 차례 기록하면서 KIA 1위 질주를 견인했다.

아울러 이날 경기에서 1홈런과 1도루를 보태며, 야구팬들의 초미의 관심사인 40(홈런)-40(도루) 대기록 달성 가능성도 높였다.

23일 기준 38(홈런)-40(도루)를 기록 중인 김도영은 앞으로 남은 5경기에서 2홈런만 추가하면 KBO 역대 2번째이자 국내 타자 최초로 40(홈런)-40(홈런) 클럽에 가입하게 된다. 30-30의 상위 버전인 40-40은 지난 2015년 NC 다이노스의 에릭 테임즈가 개척한 전대미문의 업적이다.

야구팬들은 이제 김도영이 그 바톤을 이어받기를 고대하고 있다.

KIA는 이미 정규리그 우승이 확정된 상태라 잔여경기 승패에 부담이 없다. 김도영이 현재의 좋은 컨디션만 유지한다면 충분히 대업을 이뤄낼 수 있다.

여기에 시즌 막판 예정에 없던 마지막 홈 경기 일정까지 새로 생겨 김도영의 기록 달성은 더욱 유리하다.

KIA는 당초 25일 롯데(광주), 27일 한화(대전), 28일 사직 롯데와의 원정전을 끝으로 정규리그 일정을 모두 마칠 예정이었다. 그러나 지난 22일 우천 취소된 NC와의 경기가 오는 30일로 재편성되면서 올 시즌 마지막 경기를 홈에서 치르게 됐다.

김도영이 올해 광주 구장에서 기록한 홈런은 총 16개다.

김도영이 롯데전까지 40홈런 고지 등극에 실패하더라도, 안방에서 축포를 쏘며 멋진 피날레를 장식할 마지막 기회를 얻은 셈이다. ‘꿈의 기록’ 달성에 성공한다면 시즌 MVP 수상에도 더욱 바싹 다가가게 된다.

/주홍철 기자 jhc@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