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등 의료계가 18일 집단 휴진하는 가운데 광주·전남 상급종합병원과 개원의 상당수도 휴진에 동참한다. 이에 환자들의 불편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17일 전남대·조선대병원에 따르면 전남대병원은 18일 평상시 진료 교수의 약 30%가 진료를 중단할 것으로 파악했다.

전남대병원은 지난 2월 중순께 전공의가 이탈하면서 이후 외래 진료환자가 15% 정도 줄어 평일에 70-90명의 교수가 예약 외래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이 중 30% 가량인 20-30명의 교수가 휴진 당일 예약된 환자 진료 일정을 연기했거나 휴가를 신청했다. 다만, 휴진 참여 여부를 자율에 맡김에 따라 외래진료를 수술로 대체하는 등 다른 방식으로도 집단 휴진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어 실제 참여율은 18일 파악할 수 있다는 게 병원 측의 입장이다.

조선대병원도 평소 진료 교수 60-70명 중 30% 가량인 20여명이 휴진에 동참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휴진 당일 양 대학병원의 응급실, 중환자실 등 필수 의료는 운영된다.

광주·전남 소재 개인 의원 11-14%도 18일 문을 열지 않는다. 광주는 지역 전체 의료기관 1천53곳 중 124곳(11.78%)이 당일 진료를 쉬겠다고 사전 신고서를 제출했고, 전남은 966곳 중 137곳(14.18%)이 휴진 신고를 했다.

이날 진료 또는 약 처방 등을 예약했던 환자들은 일정이 미뤄지는 등 불편이 불가피하며 응급상황 발생에 대한 불안감도 커질 전망이다.

개인 의원 휴진 신고와 관련, 광주시·전남도는 정부 방침에 따라 18일 오전 9시를 기해 광주 1천53곳과 전남 966곳 전체 병원을 대상으로 업무개시명령을 발령할 방침이다. 또 실제 의료기관의 휴진 이행 여부 등도 파악키로 했다.

각 지자체는 의료계 집단 휴진에 따른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역 보건소와 협력해 휴진 병원을 안내하고 관내 응급의료기관은 24시간 정상 운영하도록 했다.

광주시·전남도 의사회는 휴진 참여 여부를 회원 자율 판단에 맡기기로 해 휴진 동참률을 따로 집계하지 않는다. 광주시의사회는 서울 총궐기대회 비참여자를 대상으로 18일 오후 2시 광주 무등파크호텔에서 지역대회를 개최한다.

조선대병원 관계자는 “교수 중 일부가 진료 중단에 동참하더라도 필수·응급의료는 차질 없도록 대책을 수립 중이며 외료 진료 역시 환자들의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광주시민단체협의회 등 50개 시민사회단체는 이날 ‘의사들의 집단 진료 거부 방침에 대한 긴급 성명’을 내고 “진료 거부 행위를 강행한다면 의사들에 대한 사회적 신뢰는 크게 손상될 수 있다”며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이뤄지는 집단 휴진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정부가 추진하는 의료 개혁 방향에도 쓴소리를 했다. 이들은 “필수 의료와 지방 의료, 공공의료 강화로 이어질 어떠한 장치도 마련하지 않은 채 증원만 하는 꼴”이라며 “일단 증원만 해 놓고 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처럼 밀어붙이는 행태는 의료 대란을 부추기는 졸속 행정의 결정판”이라고 지적했다.

/기수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