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동에서]22대 국회의원의 책무
김종민 논설실장
2024. 05. 16(목) 17:19 가+가-
제22대 의원 당선인들에 대한 당초의 기대가 무리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국회에는 이른바 ‘핵심’ 상임위원회가 있다. 국토교통위는 주택·토지·건설 등 국토 분야와 철도·도로·항공 등 교통 분야, 부동산 까지 망라해 국민적 관심도 높다. 지역개발 관련 현안 해결에 유리해 전체 17개 가운데 명실상부 1순위다.

그렇다면 광주·전남의 희망 상임위는 어딜까. 국토위와 함께 농업·어업이 핵심 산업인 농도 전남의 특성에 비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 쏠림 현상이 두드러졌다.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 등 인기 상임위에도 집중됐다.

상대적으로 광주 군공항 이전을 다루는 국방위,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 소관인 문화체육관광위에 대한 관심은 시들했다. 교육위도 꺼렸다. 최근 의대 정원 증원을 둘러싼 의정 갈등 장기화로 주민 불편이 커지는 현실과 괴리된다.

광주시는 위원회에 골고루 안배돼 변화와 발전에 힘을 보태주길 바란다. 강기정 시장은 국회의원 당선인 합동 축하 인사회에 참석해 인공지능(AI)과 미래차, 복합쇼핑몰, 도시철도 등을 거론했다. 전남의 경우 국립의대 신설, 무안국제공항 활성화를 시급히 완성돼야 한다.

국회는 상임위 중심으로 운영된다. 국정에 있어 중요하지 않은 상임위는 없다고 할 것이다. 해서 다선이자 유력 정치인은 선호 위원회로, 초선이고 유명하지 않고 평범한 경력자는 비선호 위원회로 가는 관행부터 타파해야 한다. 각 개인의 경험과 능력에 맞춰 전략적으로 배정돼야 한다.

상임위는 소관에 속하는 사항의 법률·청원 등 의안의 심사와 기타 국정감·조사, 예산 및 결산안 예비심사, 그리고 국무위원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등의 직무를 수행한다.

지역사회는 국회의원들이 상임위를 통해 중앙 정부와 연결고리 역할을 해주길 기대한다. 특히 얽히고설킨 난제를 풀어내기 위해서 제 목소리를 내야 탄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굳이 ‘알짜’가 아니더라도 말이다. 의원이 지역을 대표하는 일꾼이라는 점에서도 더욱 그러하다.

역사 속으로 사라질 21대 국회는 최악이라는 혹평을 받고 있다. 손발이 자유롭지 못했던 코로나 시기라 해도 지나쳤다. 여소야대 지형 속 극한 정쟁만 되풀이하면서 본연의 업무인 입법은 뒷전으로 밀렸다. 미래산업 기반 마련과 규제 개선 등을 위해 시급한 민생 법안까지 외면했다.

후임 22대 국회의 책무가 막중하다. 그런데 별반 변한 게 없다. 4·10 총선 패배 뒤 윤 대통령의 통치 스타일은 민생과 소통 행보 강화라는 기조에 방점을 찍었으나 큰 변화가 읽히지 않는다. 민주당도 이재명 대표 체제가 더 공고해졌다.

‘나는 헌법을 준수하고 국민의 자유와 복리의 증진 및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위하여 노력하며, 국가이익을 우선으로 하여 국회의원의 직무를 양심에 따라 성실히 수행할 것을 국민 앞에 엄숙히 선서합니다.’

얼마 남지 않았다. 당선인들은 선서를 하고 4년 임기를 시작한다. 국민과 국가를 위해 직무를 올곧이 수행할 것을 공표하는 하나의 의식이다. 헌법에서 명시하고 있는 의무와 사명, 행동지표를 규정한다. 법적 구속력이 없다고 하지만 실효성을 높여야 하겠다.

광주·전남은 진보세력의 거점이면서 국회의원들이 지역에 대한 책임감을 다하지 못했다.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의 불통으로 심판받아 재현된 여소야대 지형이다. 정파의 이해에 휩쓸린다면 또 우물 안 개구리 신세를 면치 못할텐데 어쩌나 싶다.

확실한 주류로 자리잡은 친명계의 민주당이더라도 ‘명심 마케팅’의 유혹에서 벗어나야 한다. 민생 경제, 지역 현안에 대한 소신 있고 강단 있는 의정활동을 펼쳐야 한다.

저출생·고령화로 인한 지방소멸의 위기감이 커지는 상황이다. 좌고우면할 때가 아니다. 전남 도내 대다수 기초지자체는 재정재립도가 10%도 채 돼지 못한다. 국세의 지방세 전환 등으로 갈수록 허약해지는 재정 확충을 위한 노력부터 서둘러야 한다.

공정과 상식의 원칙이 흔들려선 안 된다. 최선을 다하고 보람을 느끼는 행복한 의원이 돼야 한다. 정치를 하고자 했던 처음의 마음가짐, 초심을 잃지 말아야 한다. 그래야 주민들도 행복하다. 그러면 정치력까지 자연스럽게 올라간다.

정권 심판에 성공한 민주당이 오만하지 않을까 국민들은 지켜보고 있다. 특히 호남 의원이 자신의 역량을 제대로 해낼지 주시하고 있다. 그래서 ‘22대 국회도 괜찮을까?’ 돌직구 질문을 던졌다. 답변은 ’괜찮지 않다’가 많다. 기대보다 우려가 큰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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