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을 앞둔 대학교수의 내려놓음과 자기성찰'

송준석 전남도립대 교수가 다섯 번째 에세이집 ‘내려놓음으로 거듭나기: 사실 나는 잔인했다’(스타북스刊)를 펴냈다. 이 책은 송 교수가 학교를 떠날 준비를 하며 자기 자신을 되돌아본 일종의 인생수업서와도 같다. 책에는 마음의 평안을 얻는 데 필요한 동서양의 모든 지식과 지혜를 농축시킨 총 97가지의 인생 수업에 대해 담았다. 여기에 개성 넘치는 14명 화가의 작품이 함께 수록돼 보는 즐거움을 더한다. 총 12부로 구성된 이 책에서 송 교수는 동서고금을 막론한 위인들의 글을 적재적소에 인용해 독자들에게 폭 넓은 지식을 제공한다.

발타자르 그라시안의 ‘첫인상에 좌우되지 마라. 거짓은 늘 앞서 오는 법이고 진실은 뒤따르는 법이다.’ 쇼펜하우어의 ‘진정한 희망이란 바로 자신을 신뢰하는 것이다.’ 니체의 ‘하루의 생활을 다음과 같이 시작하면 좋겠다. 즉 눈을 떴을 때 오늘 단 한 사람에게라도 좋으니 그가 기뻐할 만한 무슨 일을 할 수 없을까 생각하라’ 등 일상에 지친 우리 마음을 녹이는 글들이 함께 인용돼 있다.

이 책에서는 ‘친구’ 등 주위 사람들과 맺는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비롯해 생명의 소중함, 가까운 곳에서 찾는 행복, 긍정적인 생각과 아름다운 미래 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또 송 교수는 자신의 지난 삶을 되돌아보며 스스로가 잔인하고 파렴치한 사람인 줄도 모르고 살았다고 고백한다.

그는 “사람들에게 ‘완벽함’은 어울리지 않는 단어라는 것을 알고 있고, ‘인간세계를 널리 이롭게 하라’는 홍익인간을 외치면서도 자연을 경시하고 착취하는 것을 당연시했다”며 “그럴듯한 명분으로 남을 속이거나 타인과의 관계에서 자기 주장을 관철하기 위해 궤변을 늘어놓았던 때를 떠올리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송 교수는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며 자신을 내려놓으면 행복한 메시지가 삶 전체에 퍼질 것”이라며 “인간 중심적 사고를 버리고, 자신이 보고 이해할 수 있는 일이 세상의 모든 이치가 아님을 수용하며 진실을 찾아가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연경作 ‘자연의 순환 16’

▲박정연作 ‘Now&Here’

▲조영대作 ‘어머니의 보자기

▲신철호作 ‘You & I’

한편 송준석 교수는 고려대 교육학과 학사·석사·박사를 졸업하고 전남도립대 유아교육과 교수를 거쳐 현재 공연음악과에서 인문학을 가르치고 있다. 정년 후에는 잠시 중단했던 갤러리 엠파시를 다시 운영하며 다양하고 전도유망한 작가들과 시민들의 문화예술 소통공간으로 꾸려갈 예정이다.

/최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