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퇴근 시간대 DT 주변은 교통 체증이 배로 느껴지는데 교통 지도하는 모습은 한 번도 못 본 것 같아요. 마땅한 해결 방법이 없는 건가요?”

23일 오후 12시40분께 광주 서구 상무지구 한 카페 앞 편도 4차선 도로는 사실상 3차선 도로였다. 4차로에 멈춰있던 차들은 앞차가 움직일 때만 천천히 이동했는데, 이는 이들 모두 인근 카페의 드라이브 스루(Drive Thru: 자동차에서 내리지 않은 상태로 물건을 사고 파는 서비스·이하 DT)를 이용하기 위해서였다.

문제는 아주 천천히 움직이는 차량들 탓에 버스 전용차로인 이곳 4차로가 그 기능을 상실했다는 점이다.

인근 교차로에서 우회전 해 이곳 4차로로 진입한 한 차량은 이유 모를 정체에 경적을 울린 뒤 빠르게 옆으로 차선을 변경하다 직진하던 차량과 충돌할 뻔한 아찔한 상황도 연출됐다.

보행로를 따라 DT 진입로를 지나가던 한 보행자는 자신을 보지 못한 채 들어오는 차량에 화들짝 놀란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곳을 자주 지난다는 양모(30대)씨는 “점심시간만 되면 DT 이용 차량들로 한 차선이 마비되는 게 일상”이라며 “안내 요원이 있긴 하나 입구 바로 앞에서 진입하는 차량 위주로 관리되고 있어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닌 것 같다”고 토로했다.

상무지구 주민 임모(26·여)씨도 “이곳뿐만 아니라 DT가 있는 매장 진입로 인근 차선은 항상 막히는 것 같다”며 “출·퇴근 시간대 DT 주변은 교통 체증이 유독 심하게 느껴지는데, 교통 지도를 하는 모습은 한 번도 못봤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이날 기준 광주지역엔 대형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 패스트푸드점 등 40여곳에서 DT를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으나, 주변에서 경찰 등의 교통 지도가 이뤄진 적은 여태껏 한 번도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일선 경찰서 관계자는 “DT 매장 같은 개인 사업장은 교통 지도 대상에 해당되지 않아 각 사업체에서 직접 교통 혼잡 등을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행정당국이 도시교통정비촉진법에 의해 교통 혼잡의 원인이 되는 시설물에 과태료 성격으로 메길 수 있는 ‘교통유발부담금’도 1천㎡ 미만 시설은 예외인데, 이 탓에 광주에 있는 DT 모두 부과 대상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광주시 관계자는 “DT 매장들이 교통 체증을 유발하더라도 현행법상 마땅히 취할 수 있는 조치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12월 열린 부산시의회 제317회 정례회 본회의에서 박대근 시의원은 5분 자유발언을 통해 “DT 매장들로 인한 교통 불편 등이 지속 발생하고 있으나 제도가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교통유발부담금 부과 대상 범위를 완화하는 등 관련 법안에 대한 개정이 절실하다”고 제언했다./장은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