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민주화운동에 대한 왜곡·폄훼를 막고 오월정신 계승·발전을 위해 광주시 조례를 통폐합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헌법 전문 수록과 진상규명 등을 명시해 책임을 강화하기 위한 배경도 작용했다.

광주시의회 5·18특별위원회와 광주시 민주인권평화국이 개최한 정책토론회에서도 기존 조례의 한계에 따른 정비와 함께 통합 조례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다. 5·18기념재단과 민주유공자유족회, 광주전남추모연대 등이 참석했으며, 이들 단체는 사적지 24호인 구묘역 안장 범위를 놓고선 ‘5·18 및 진상규명 등 활동자’와 ‘다른 활동을 한 민족·민주열사까지 포함’으로 의견이 갈렸다. 유·무형의 기념사업을 총괄심의·자문하는 핵심기구 ‘정신계승위원회’를 두고도 대립각을 보였다.

이른바 ‘광주시 5·18민주화운동 정신계승 기본 조례’ 초안은 5·18특위와 광주시가 손잡고 복잡하고 변화된 현 시대의 요구에 맞춰 만들었다. 앞으로 다양한 여론 수렴 절차를 거쳐 다음 달 초 시행을 목표로 했지만 사회적 합의에 기반한 추가적인 개정 작업을 통해 완성도를 더욱 높여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그동안 5·18조례는 40여년이 흐르는 기간 11개가 그때그때 제정돼 각기 다른 부서에서 관리되고 있다. 조례 체계 상으로도, 현실과도 동떨어져 시민과의 거리감을 키웠다. 5·18 사업 역시 외면받고 계속 공격받고 있다. 이에 정책을 기획하고 실행할 총괄시스템 구축 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토론회에서는 조례 정비를 위한 수많은 의견이 분출됐으며, 통합 조례의 필요성에는 동의했다. 그러나 일부 사안에 대해선 주장을 달리하면서 소통의 부족이 드러났다. 광주시와 의회는 지속적인 논의를 통해 결론을 도출하겠다는 방침이다.

정부와 정치권의 약속에도 불구하고 5월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은 미뤄지고 있으며, 극우 보수세력의 폄하도 끊임없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난립한 조례를 더 방치하면 5·18의 위상은 빠른 속도로 추락할 수 있다. 통합 조례의 의의를 살리고 실효성을 담보하는 노력이 요구된다. 시민들의 관심과 기대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