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과 동떨어진 정치와 4·10 총선 / 오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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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04. 09(화) 20:04 가+가-
오수열 조선대학교 명예교수 / 한국동북아학회 이사장
며칠 전 성균관의 지도자 한분이 유림들에게 보내는 글에서 “정치인은 참 말이 많은 사람들이며, 서로 자신이 잘났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입니다. 무슨 일이든 다 할 것처럼 말하지만 실제는 이루어지지 않습니다.”라고 한 것을 읽었다.
정작 성균관에서 큰 스승으로 모시는 공자님께서는 ‘정치는 바른 것’(政者正也)이라고 하였으니 그것을 행하는 정치인이야 말로 말한 것은 실천하는 올곧고 정직한 사람이어야 할 것이다. 실제로 공자님 스스로도 정치에서 자신의 포부를 펼쳐 보려고 끊임없이 노력했던 분이라는 것은 역사에서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역대 선거 가운데 가장 심한 막말이 등장하는 등 지저분한 선거이자 국민들로부터 가장 외면 받는 선거라는 혹평을 받는 가운데 제22대 국회의원을 뽑는 4·10총선의 날이 밝았다. 이처럼 혹평을 받는 가운데에서도 사전선거의 투표율은 31%를 상회하여 역대 총선 중 가장 높은 양상을 보이고 있으니 이러한 아이러니를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것인가.
결론부터 이야기한다면 투표일을 다른 목적으로 활용하려는 유권자들의 생각도 없지 않겠지만 여·야간 적대감이 가장 높은 현상 속에서 국민들 또한 자기들이 지지하는 정당이 패배하는 경우에 대한 위기의식이 빚어낸 과열양상이 높은 사전투표율로 이어졌다고 볼 수 있다.
민생경제가 지금처럼 어려운 때가 없었다고 한다. 심지어 IMF 때보다도 어렵다는 하소연들이 없지 않고, 더욱 큰 문제는 총선 이후라는 걱정들마저 들려오고 있으니 참으로 걱정이 아닐 수 없다. 경제위기가 어찌 현 정부만의 탓이겠는가. 가장 크게는 우크라이나전쟁과 중동전쟁 등 국제적 경제 환경의 영향과 사드(THAAD) 이후 회복되지 못하고 있는 한중관계의 탓도 있을 것이다. 특히 과일, 채소 값의 폭등은 날씨와 병충해 등 정치외적 변수에 크게 영향 받은 것으로 이는 천재지변에 속하는 일이니 현정부 입장에서는 억울한 측면도 없지 않을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문제를 풀어나가고, 국민들에게 이해를 구하는 정부·여당의 태도에서 진지함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며 이것이 국민들의 분노를 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만약 대통령이 농협 하나로마트에서 대파를 치켜들고 “이정도면 합리적 가격”이라고 하지 않고 대통령 부인이 중앙시장이나 경동시장의 노점상에 가서 실제 가격에 대파를 구입하면서 서민들의 물가를 걱정했다면 여론은 어땠을까…. 아마도 이번 총선이 죄 없는 ‘대파총선’으로 전개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처럼 총선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서민들의 실제 삶과는 너무도 동떨어진 인식을 표출시킨 대통령의 모습과 문제가 확산되자 ‘그 가격은 한 묶음이 아니라 한 개’를 지칭한 것이라고 변명하고 나서는 여당후보의 모습에서 과연 그들이 민심(民心)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고 대변할 수 있는 사람들인가 하는 생각을 갖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민심과 동떨어지기는 야권 또한 예외가 아니다. 그동안 우리 정치에서 진보를 표방하는 야권후보들의 공통점은 여권 후보들에 비해 비교적 청렴하다는 것이었고 이것이 유권자들의 지지를 끌어내는 동력이 되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유독 이번 선거에서는 도덕성, 특히 청렴도에서 야권 후보들이 오히려 여당 후보보다도 낮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경우가 많으니 참으로 해괴한 일이다. 변호사는 사건 수임을 거부할 수 없다지만 최소한의 윤리의식은 지녀야 하지 않겠는가. 재임 중 다단계사건을 전문으로 담당했던 검사가 변호사가 되어 몇 개월 만에 그 분야로 수십억 원의 수임료를 받는 것을 대파 값 걱정하는 서민들은 어떻게 받아들일까…. 물론 남편의 일이지, 후보자 본인의 일은 아니라고 하지만.
종편의 TV토론에 나와 그토록 정의(正義)를 외치던 사람이 대학생 딸을 내세워 10억원이 넘는 대출을 받아 목적 외에 사용한 것이 올바른 일은 아니지 않는가. 남을 비판하기 위해서는 우선 자기 스스로가 흠결이 없어야 하고 떳떳해야 한다는 것을 깊이 새겨야 하지 않을까 싶다.
원론적으로 대선 후 치루어지는 총선은 당연히 대통령에 대한 중간평가의 성격을 지니는 것이고, 이 점에서는 회초리를 들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긴 안목으로 보면 의회권력에서도 최소한의 균형은 도모되어야 여야간 건강한 균형이 이루어질 수 있고, 이 과정에서 제3당도 역할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명색이 평생을 대학에서 정치학을 가르쳤던 사람으로 이번처럼 지지 정당을 결정하기가 쉽지 않는 때가 일찍이 없지 않았나 싶다. 그렇지만 어떡하겠는가. 민주주의의 꽃이라는 선거에 신성한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해 투표장으로 향하는 유권자의 모습에서 우리 정치의 희망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정작 성균관에서 큰 스승으로 모시는 공자님께서는 ‘정치는 바른 것’(政者正也)이라고 하였으니 그것을 행하는 정치인이야 말로 말한 것은 실천하는 올곧고 정직한 사람이어야 할 것이다. 실제로 공자님 스스로도 정치에서 자신의 포부를 펼쳐 보려고 끊임없이 노력했던 분이라는 것은 역사에서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결론부터 이야기한다면 투표일을 다른 목적으로 활용하려는 유권자들의 생각도 없지 않겠지만 여·야간 적대감이 가장 높은 현상 속에서 국민들 또한 자기들이 지지하는 정당이 패배하는 경우에 대한 위기의식이 빚어낸 과열양상이 높은 사전투표율로 이어졌다고 볼 수 있다.
민생경제가 지금처럼 어려운 때가 없었다고 한다. 심지어 IMF 때보다도 어렵다는 하소연들이 없지 않고, 더욱 큰 문제는 총선 이후라는 걱정들마저 들려오고 있으니 참으로 걱정이 아닐 수 없다. 경제위기가 어찌 현 정부만의 탓이겠는가. 가장 크게는 우크라이나전쟁과 중동전쟁 등 국제적 경제 환경의 영향과 사드(THAAD) 이후 회복되지 못하고 있는 한중관계의 탓도 있을 것이다. 특히 과일, 채소 값의 폭등은 날씨와 병충해 등 정치외적 변수에 크게 영향 받은 것으로 이는 천재지변에 속하는 일이니 현정부 입장에서는 억울한 측면도 없지 않을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문제를 풀어나가고, 국민들에게 이해를 구하는 정부·여당의 태도에서 진지함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며 이것이 국민들의 분노를 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만약 대통령이 농협 하나로마트에서 대파를 치켜들고 “이정도면 합리적 가격”이라고 하지 않고 대통령 부인이 중앙시장이나 경동시장의 노점상에 가서 실제 가격에 대파를 구입하면서 서민들의 물가를 걱정했다면 여론은 어땠을까…. 아마도 이번 총선이 죄 없는 ‘대파총선’으로 전개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처럼 총선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서민들의 실제 삶과는 너무도 동떨어진 인식을 표출시킨 대통령의 모습과 문제가 확산되자 ‘그 가격은 한 묶음이 아니라 한 개’를 지칭한 것이라고 변명하고 나서는 여당후보의 모습에서 과연 그들이 민심(民心)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고 대변할 수 있는 사람들인가 하는 생각을 갖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민심과 동떨어지기는 야권 또한 예외가 아니다. 그동안 우리 정치에서 진보를 표방하는 야권후보들의 공통점은 여권 후보들에 비해 비교적 청렴하다는 것이었고 이것이 유권자들의 지지를 끌어내는 동력이 되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유독 이번 선거에서는 도덕성, 특히 청렴도에서 야권 후보들이 오히려 여당 후보보다도 낮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경우가 많으니 참으로 해괴한 일이다. 변호사는 사건 수임을 거부할 수 없다지만 최소한의 윤리의식은 지녀야 하지 않겠는가. 재임 중 다단계사건을 전문으로 담당했던 검사가 변호사가 되어 몇 개월 만에 그 분야로 수십억 원의 수임료를 받는 것을 대파 값 걱정하는 서민들은 어떻게 받아들일까…. 물론 남편의 일이지, 후보자 본인의 일은 아니라고 하지만.
종편의 TV토론에 나와 그토록 정의(正義)를 외치던 사람이 대학생 딸을 내세워 10억원이 넘는 대출을 받아 목적 외에 사용한 것이 올바른 일은 아니지 않는가. 남을 비판하기 위해서는 우선 자기 스스로가 흠결이 없어야 하고 떳떳해야 한다는 것을 깊이 새겨야 하지 않을까 싶다.
원론적으로 대선 후 치루어지는 총선은 당연히 대통령에 대한 중간평가의 성격을 지니는 것이고, 이 점에서는 회초리를 들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긴 안목으로 보면 의회권력에서도 최소한의 균형은 도모되어야 여야간 건강한 균형이 이루어질 수 있고, 이 과정에서 제3당도 역할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명색이 평생을 대학에서 정치학을 가르쳤던 사람으로 이번처럼 지지 정당을 결정하기가 쉽지 않는 때가 일찍이 없지 않았나 싶다. 그렇지만 어떡하겠는가. 민주주의의 꽃이라는 선거에 신성한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해 투표장으로 향하는 유권자의 모습에서 우리 정치의 희망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