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대 국회의원 선거 사전투표일인 지난 5-6일 광주 96개·전남 298개 등 394개 투표소에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한 유권자들의 발길이 투표 시간 내내 이어졌다.

◇“혹시 몰라 미리미리”…참여 호소

지난 5일 오전 5시45분께 광주 북구 용봉동 전남대학교 컨벤션홀. 사전투표 시작 15분 전임에도 운동복 차림의 주민, 지팡이에 몸을 의지한 어르신 등이 투표가 시작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오전 6시 정각이 되자 선거 사무원들은 신원 확인을 거쳐 유권자들에게 투표용지를 배부한 뒤 관외·관내 등 해당 투표소로 안내했다.

이날 용봉동 사전투표소에서 가장 먼저 투표를 마치고 나온 김모(56)씨는 “답답한 정부에 대해 투표를 통해서라도 목소리를 내고 싶어 일찍 나왔다”고 말했다.

사전 투표 둘째 날인 6일에도 오전부터 ‘국민의 주권’을 행사하기 위한 유권자들이 사전투표소를 찾아 북새통을 이뤘다.

계림2동 사전투표소에서 관외 투표를 한 경기도 주민 김선화(55·여)씨는 “광주에 가족들을 보러 왔다가 본투표 당일 무슨 일이 있을지 몰라 생각난 김에 먼저 들렀다”며 “투표는 국민으로서 당연히 행사해야 하는 권리인 만큼 유권자 모두가 참여했으면 좋겠다”고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앞서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 등은 지난 5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재난 참사 피해자를 위해, 안전 사회를 위해 진실에 투표해달라”고 호소했다. 이들은 또 “22대 국회에서는 생명과 안전이 최우선 보장 권리로 논의돼야 한다”며 “‘생명 안전 국회’를 건설하자”고 강조했다.

◇고등학교 3학년 생애 첫 투표 기쁨

전국 17개 시·도 중 사전투표율 1위와 3위에 이름을 올린 전남·광주의 ‘높은 관심도’를 보여주듯 지역 내 사전투표소에선 남녀노소 구분 없이 투표에 참여하는 모습이 확인됐다.

특히 용봉동 사전투표소에선 서로의 손을 꼭 잡고 온 80대 노부부가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선거 사무원의 승낙을 받고 한 기표소에 같이 들어가 투표하기도 했다.

남편 서영재(89)씨는 “녹내장이 있어 불편하지만 투표하기 위해 전날부터 공부하고 왔다”며 “혼자였다면 어려웠겠지만 아내의 도움으로 투표를 잘 마쳐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번 투표가 생애 첫 투표라는 고등학교 3학년 김모(18)군은 “뭔가 한층 성장한 국민이 된 것 같은 기분”이라며 남구 주월1동 사전투표소에서 인증 사진을 찍는 등 뿌듯함을 감추지 않았다.

◇51.7㎝ 비례투표 용지 “한참 봤어요”

광산구의 한 사전투표소에서는 50대 유권자가 투표지 촬영을 시도하다 적발됐지만 실제로 찍지는 않아 귀가 조치되는 해프닝도 있었다.

38개 정당이 등록하는 바람에 역대 최장 길이인 51.7㎝ 짜리 투표 용지에 대해 “한참을 들여다보고 투표했다”는 푸념도 터져 나왔다.

특히 투표 용지를 접은 뒤 투표함에 넣었다가 뒤늦게 자신이 투표한 정당 외 다른 곳에 인주가 번져 무효표 처리되는 것을 걱정하는 유권자들도 눈에 띄었다.

이 밖에 광산구·북구 소재 사전투표소에서 투표소 100ｍ 이내 선거운동 금지 의무를 위반한 사례가 각각 1건씩 발생해 선관위 등이 장소 이전을 고지하기도 했다.

/주성학·장은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