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5·18민주화운동과 제주 4·3의 연대가 공고화되고 있다. 완전한 진상규명을 통해 치유의 길로 나아가기 위한 움직임이다. 제76주년 4·3 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한 강기정 광주시장은 “제주와 광주에 평화의 씨가 날리는 그날까지 손을 놓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전날에는 내륙 최초로 4·3 희생자를 기억하는 조형물인 4월걸상이 광주에 건립됐다. 지난해 5월 제주도민들이 5·18을 기억하며 오월걸상(제6호)을 세워줬던 고마움을 잊지 않기 위해 광주 시민사회의 모금으로 제작된 것이다. ‘민중의 힘’이라고 이름 붙인 걸상의 윗 부분엔 4·3의 상징인 동백꽃이, 그 옆에는 ‘제주 4·3, 오월 광주’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다. 우리 사회에 인권과 평화의 가치가 뿌리내려질 수 있도록 힘쓰자는 의미를 담았다.

국가폭력에 의해 민간인이 죽임을 당한 4·3과 5·18은 현재진행형이다. 수십년이 지나도록 진실은 깊숙이 잠들어 있다. 피해자만 있는데, 가해자는 없다. 오히려 의기양양 호의호식하며 천수를 누렸다. 학살에 대한 책임은 묻히고 있다. 5·18은 발포 책임자 찾기에 실패하고, 계엄군에 의한 성폭력 범죄가 확인되고 있으나 가해자를 특정하지 못했다. 허위로 판명난 북한특수군 광주 일원 침투 주장도 계속되고 있다. 극한의 이념 대립으로 벌어진 비극인 4·3 또한 김일성의 지령을 받고 일어난 무장 폭동이라고 거짓 선동한다. 허무맹랑한 왜곡과 폄훼로 상처를 더 후벼파고 있다. 한시도 편치 않은 통한의 세월이다.

진정한 봄은 아직이다. 정부가 무고한 희생과 아픔을 보듬고 치유하는 것은 너무 당연하다. 4·3의 폭력은 6·25전쟁, 4·19혁명, 5·18민주화운동에서 복습하고 재현됐다. 희생자들에 대한 위로가 완결되지 않은 때문이다. 정부는 분명한 의무와 역할을 보여줌으로써 국민 통합으로 하나된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한다. 해서 광주의 5월과 제주의 4월의 기억, 끊임없이 되살려야 한다. 연대해야 한다. 집단적 만행의 고리를 끊기 위한 공동 대응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