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플랫폼(platform)’하면 흔히 기차를 타고 내리는 기차역을 먼저 생각한 경우가 많았다.

오늘날 ‘플랫폼 기업’에서의 플랫폼의 개념은 고유의 기차역이나 승강장이란 개념에서 크게 확장됐다. 그 주변에서 무수히 많은 가치교환이 일어나고 거래가 발생하는 곳. 즉, 여러 사람들이 참여해 얻고자 하는 가치를 거래하고 교환할 수 있도록 해주는 곳을 의미한다.

컴퓨터 시대를 선도했던 마이크로소프트나 인텔은 플랫폼 경쟁에서 뒤쳐지는 바람에 애플, 구글, 페이스북 등 플랫폼 기업에 선두 자리를 내줬다. 또한 휴대전화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이었던 노키아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시대적 흐름에 적응하지 못하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공간정보시스템은 공공 플랫폼으로서 선도적 역할이 필요하다. 단순한 공간 정보만 저장하는 데이터베이스 역할로 한정돼서는 발전해 나갈 수 없다. 미래 세대의 필요한 정보를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진일보해야 하는 이유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공기업 등에서는 시시각각 변화하는 공간정보를 실시간으로 업데이트하고 그 공공 데이터를 민간에 효과적으로 개방해야 한다. 민간은 공공데이터를 활용해 서비스 산업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하며 그 자료는 또 다른 수요자가 이용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데이터 경제 시대가 시작되면서 공간정보는 핵심 자원으로 부상하고 있다. 공간정보는 위치정보를 기반으로 주변 상황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데이터를 연결해 다양한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한다.

요기요, 배달의 민족, 카카오, 티맵 등은 공간정보 데이터를 활용한 우리나라 대표적 플랫폼 기업이다. 이들 기업들은 공간정보 데이터에 기반해 고객과 제품서비스를 연결해 막대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아마존은 자신의 플랫폼과 물류 인프라를 민간에 개방함으로써 외부의 힘을 빌려 상품의 품목을 다양화할 수 있었고 급성장이 가능했다.

공간정보시스템 역시 이들 플랫폼 기업들처럼 다른 플랫폼을 활용해 몸집과 가치를 키워나가야 한다. 새로운 데이터를 또 다른 수요자가 활용하여 가치를 창출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과정이 계속 반복돼야 앞으로 공간정보 산업이 발전할 수 있다.

따라서 공간정보시스템은 단순히 지도정보만 제공해서는 안된다. 시대의 흐름에 맞춰 누구나 원하는 정보를 쉽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축적된 공간정보 위에 수많은 플랫폼 기업들이 만들어낸 새로운 공간정보들을 꾸준히 쌓아 나가야 한다. 그 과정이 반복되면서 공간정보를 활용한 새로운 플랫폼 기업이 생겨날 것이다.

전남도는 전남도 공간정보 플랫폼, J-Tas, 어장관측정보 관리시스템 등 다양한 공간정보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이 데이터들을 하나로 모은다면 보다 큰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 것이다. 보다 다양한 데이터들을 개발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사용자 편의도 도모할 수 있다.

공간정보 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분산된 데이터 관리체계를 일원화할 필요가 있다. 공공과 민간이 필요로 하는 공간정보를 효과적으로 개방하고 공유해 발전시켜야 한다.

최근에는 민간의 공간정보 활용에 걸림돌이 되었던 보안 규제 완화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이런 논의가 고해상도 영상지도와 대축척 지도 등의 공개 범위 확대로 이어진다면 자율주행차, 무인항공기, 스마트시티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공간정보 활용 수요가 빠르게 성장할 것이다.

공간정보 산업은 교통, 도시계획, 안전, 재난, 환경 등 우리의 생활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공간정보 산업의 발전을 바탕으로 디지털 트윈을 통해 현실과 동일한 가상세계를 구축하고 다양한 지역 현안을 해결할 수 있다. 최신 AI기술을 시스템에 적용해 활용 모델을 개발하고 행정 효율화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공간정보시스템이 가치있는 데이터 플랫폼으로서 발전해 나간다면 새로운 산업의 비즈니스 모델이 될 것이다. 국가 발전과 기업의 창업으로 경제 성장에도 기여할 것이다.

국가공간정보의 개방과 공유는 민간의 공간정보산업 발전을 지원하기 위한 마중물이라 할 수 있다. 민간에 제공된 국가공간정보가 민간의 아이디어와 합쳐져 우리나라 미래를 이끌 신성장동력이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