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 산수유, 진달래, 하얀 목련이 꽃을 탐스럽게 피워 봄이 왔음을 알렸고, 이제 벚꽃도 피고 있건만 국민들 마음 속엔 아직 봄이 멀기만 하다.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 1972년 3월에 미국·일본·유럽 순방 후 귀국 강연회에서 “옛말에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봄은 왔어도 봄 같지 않습니다. 지금 봄이 왔습니다. 그러나 이 나라에는 차갑고 어두운 바람이 계속 불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는 대한민국 헌정 사상 처음 보는 독재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이런 독재는 경험해 본 일이 없어요. 엉뚱하니 전쟁이 일어난다고 떠들어 가지고, 지금 국민들이 경제활동을 포기하고, 기업들이 위축되어 가고, 직장이 없고, 생활고는 심해 가고, 물가는 마구 뛰고 살길이 없어요”라고 언급했다. 50여 년 전과 현 시국이 어쩌면 이리도 비슷한지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공천=당선’ 악순환 고리 끊자
이제 10여 일 후면 국정 운영을 책임질 제22대 국회의원을 뽑는 선거가 있다. 특히 광주 전남은 수십 년간 민주당 일당 독점으로 인해 정치에 경쟁이 사라져 실력을 키우기보다 권력자에게 줄서기가 횡행(橫行)해왔다. 또한 ‘공천이 곧 당선’이라는 잘못된 등식으로 인해 공천 과정에서 온갖 편법과 탈법이 난무해 선거운동이 시작되기도 전에 여러 후보자들이 경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이제는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정치에 다양성을 부여하자
민주주의는 다양성을 기본으로 한다. 다양한 영역의 입장을 대변하는 정당과 국회의원들이 존재해야만 국민들의 다양한 이해관계를 대변할 수 있다. 윤석열 정부를 견제하는 것도 다양한 정치 세력이 존재할 때 가능하다. 지금처럼 양당 독점이 반복해서 강화되면 대화의 타협의 정치는 실종되고, 정쟁으로 국정은 혼란스러워진다. 그러면 민주주의도 후퇴한다. 민주주의가 후퇴하면 경제도 어려워진다. 민주주의가 발전하지 않고 경제발전을 이룬 나라는 없다. 중남미 국가들이 그 좋은 예다.

-인물·정책·정당 두루 살피고 투표해야
국민들이 수십 년 동안 목숨을 바치고 피를 흘리며 이룩한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있는 대한민국호는 분명 엉뚱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 이대로 간다면 목표하는 항구에 도달할 수 없다. 그래서 선장이나 항해사에게만 항해를 맡겨 놓을 수 없다. 국민들이 나서야 한다. 4·10 총선에서 유권자들이 적극 나서야 한다. 특정 정당에 집중해 투표하는 행태는 광주 전남의 미래를 위해 결코 바람직스럽지 않다. 이제는 후보자들의 면면과 정책, 그리고 정당을 두루 살펴보고 투표해야 한다. 특히 이번에 출마한 후보 중 호남을 대표할 정치인으로 성장해 갈 수 있는 후보가 있는지 잘 살펴야 한다. 큰 인물이 되기 위해서는 스스로의 노력이 제일 중요하지만 지역 주민들의 관심과 지원이 반드시 병행돼야 하기 때문이다.

- “나라의 운명 좌우하는 것은 여러분”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는 또 “내가 여러분에게 말씀드리는 것은 나의 소망은 오직 우리 국민에게 희망과 자신(自信)을 주는 정치, 이 세계 어디에서라도 부끄럽지 않은 떳떳한 내 국민들을 위해서 이런 불행과 이런 고통을 이 이상 더하지 않고, 여러분들 얼굴에 희망의 광채가, 앞날에 대한 행복에 찬 그러한 웃음이 우리 국민의 얼굴에 나오는 그 정치를 내가 한번 해야되겠다. 그런 나라를 만들어야 하겠다는 것이 나의 결심입니다. 여러분이 나라의 한 주인으로서, 여러분이 이 나라 운명을 우리가, 내가 쥐고 있다고 생각하시고, 앞으로 이 암흑 독재를 헤치고 우리의 민주주의를 되살리기 위해서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이 새로운 결의를 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라고 말씀하셨다. 특히 “이 나라의 운명을 좌우하는 것은 여러분 곧 국민입니다”라고 밝힌 김대중 전 대통령의 육성이 들리는 듯하다.

-이제 유권자 혁명을 일으키자
이 나라의 주인은 위정자들이 아니라 국민들이다. 유권자들의 현명한 선택이 대한민국의 운명을 좌우한다. 정치인의 수준이 그 나라의 정치 수준이 아니라 유권자의 안목이 정치인과 정치 수준을 좌우한다. 현명한 유권자들이여, 이제 유권자 혁명을 일으키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