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오십 네번 째 괘는 뇌택귀매(雷澤歸妹)이다. 태(兌)는 계절로는 가을로 가을에 태(兌)의 못 위에서 뇌우가 치는 형상이다. 뇌우는 봄여름에 생명을 진작(振作)시키기 위하여 치는 것이지만, 때 아닌 때를 놓친 가을에 우레가 치는 것은 정상적인 자연현상이 아니다. 귀매괘는 삼양삼음(三陽三陰)괘로 점괘와 마찬가지로 남녀문제에 해당하고 때를 놓쳤으니 정상이 아닌 남녀관계이다.

괘명의 귀매(歸妹)의 ‘귀’(歸)는 여자가 시집간다는 것이고 ‘매’(妹)는 젊은 여자로 여자가 시집을 가는데 때를 놓쳐 비정상적으로 시집을 간다는 뜻을 함축하고 있다.

귀매괘는 하괘 태의 쾌락을 추구하는 젊은 여자가 상괘 진의 기력이 왕성하게 움직이고 있는 장부 또는 유부남을 좋아하여 쫓아가고 있어, 욕정에 빠져 파멸하기 쉬운 모습이다.

이는 색(色)으로 문란한 것이고 혼인하고 시집가는 혼가(婚嫁)의 도(道)에 마땅치 않으며 소녀가 유부남을 쫓아가고 있어 정도(正道)가 아니어서 흉하고, 단사에서도 ‘나아가면 흉해 이로운 바가 없다’고 말한다.

서괘전에서는 점괘 다음에 귀매괘를 배치한 이유에 대해 ‘점이라는 것은 나아가는 것이니 나아가면 반드시 돌아오는 바가 있다. 그러므로 점괘 다음에 귀매괘로 이어 받는다’고 해 ‘점자진야 진필유소귀 고 수지이귀매’(漸者進也 進必有所歸 故 受之以歸妹)라 말하고 있다.

귀매괘의 상하괘 간의 관계를 보면, 상층부 진괘는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고, 하층부 태괘는 이양(二陽)을 거느리고 있어 기뻐하면서 현 상태에 만족하고 있기 때문에 육삼은 늦게까지 시집가지 않고 현상태에 머물러 있는 여동생이다. 육삼이 시집을 안가면 초구와 구이까지 혼인길이 막혀 여러 가지로 힘든 문제가 야기된다. 그래서 육삼을 늦게라도 시집보내야 한다는 의미에서 ‘귀매(歸妹)괘’라 한다.

귀매괘는 나이 어린 소녀가 나이를 듬직하게 먹은 장부(丈夫)를 흠모하여 뒤따르고 있는 역연상(逆緣象)이다. 그런데 구사는 음위의 양효로서 성급하고 강압적이 되기 쉬어 우격다짐으로 육삼을 시집보내려 하니, 자존심이 강한 육삼은 이에 반발해 가출(家出) 하는 등 불상사(不祥事)를 일으키기 쉬어 나아가면 흉하고 이롭지 않다.

귀매괘의 전체 상을 보면 소녀가 장부를 따라가는 소녀추남지과(小女追男之課)이고 떠있는 구름이 해를 덮고 있는 부운폐일지상(浮雲蔽日之象)이며, 음양이 위치가 맞지 않아 서로 사귀지 못하는 음양불교지상(陰陽不交之象)이고 서로 거꾸로 엎어져 어긋나 있는 전도저어지과(顚倒齟齬之課)의 뜻을 함축하고 있다.

뇌택귀매괘(歸妹卦)의 괘사는 ‘귀매, 정흉 무유리’(歸妹, 征凶 无攸利)이다. 즉, ‘귀매괘는 나아가면 흉하고 이로운 바가 없다’는 뜻이다.

젊은 여자가 시집을 가니 나쁜 것은 아니지만 기분이 내키는 대로 나가서 색정(色情)을 추구하면 안된다는 것이다. 단전에서는 ‘귀매는 천지의 큰 뜻이니 천지가 교합(交合)하지 아니하면 만물이 흥(興)할 수 없으니 귀매는 사람의 마침과 시작인 것’이라고 해 ‘귀매 천지지대의야 천지불교이만물불흥 귀매 인지종시야’(歸妹 天地之大義也 天地不交而萬物不興 歸妹 人之終始也)라고 했다.

귀매라는 의미가 반드시 흉사라는 의미는 아니나, 괘의 성덕(性德)을 보면 남녀의 교제에 있어 남자보다는 여자가 먼저 나아가 구하고 있고, 여자가 쾌락에 빠져서 쾌락에 따라 움직이고 있으니 이는 정처(正妻)로서가 아니고 첩(妾)으로 시집가는 것이다. 더욱이 시집가는 여자는 자신의 여동생을 데리고 함께 가서 한 남자를 섬기는 잉첩(媵妾, 侍妾)으로 가기 때문에 흉하다고 본 것이다.

귀매괘는 삼음삼양의 교착(交錯)괘로 태의 소녀가 남자를 만나는 기쁨 마음을 숨기고 조용히 따라가면 좋으나, 기분과 마음이 내키는 대로 정욕에 빠져서 거꾸로 남편을 조정하고 있어 이는 부부의 도에 맞지 않다. 즉 태의 주효인 육삼, 진의 주효인 구사는 서로 그 위치가 부정(不正)인 효로서 상비(相比)하고 있어 그 교제가 올바르지 않고 유(柔)를 가지고 강(剛)을 통제하고 있다.

이를 단전의 뒷부분에서는 ‘쾌락에 따라 움직여 시집을 가는 바가 흉하고 위치가 마땅치 않아 이로운 바가 없으며 유가 강을 올라타고 있다’고 해 ‘열이동 소귀매야 정흉 위부당야 무유리 유승강야’(說以動 所歸妹也 征凶 位不當也 柔乘剛也)라고 했다. 이렇듯 정욕이 내키는 대로 몸을 맡기고 미래도 생각하지 않고 교제를 맺는 것은 오랜 화합을 지킬 수 없고, 반드시 중도에 파탄이 일어나 후회하게 된다고 해 상전에서는 일시적인 정욕에 마음이 흔들리는 일이 없도록 군자는 조심하고 경계해야 한다고 해서 ‘택상유뢰 귀매, 군자이영종지폐’(澤上有雷 歸妹, 君子以永終知敝)라고 말한다. 영종(永終)은 끝남을 영속시키는 것이고 지폐(知敝)는 나의 존재의 해짐을 안다는 뜻이다.

점사에서 귀매괘를 무동(無動)으로 얻으면, 먼저 내부적으로 정사(情事)관계가 숨어 있다거나 부정한 사욕(私慾)의 기미가 있는데, 이제 숨길 수 없어 밖으로 나타날 시기에 당면했다.

잡괘전(雜卦傳)에서는 ‘귀매 여지종야’(歸妹 女之終也)라 해 이제 ‘처녀, 아가씨로서는 끝이며 처(妻)로서 시작한다’고 했다. 그러나 처는 정상이 아니기 때문에 첩이며 잉첩으로 정상이 아닌 남녀관계를 말한다.

괘상에서는 곤건(坤乾)이 접하는 부분에서 일양일음이 교차해 위치를 얻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사사로운 정사(情事)인 것이다. 함괘(咸卦)나 항괘(恒卦)에서는 소남소녀, 장남장녀의 배우자인데 반해, 귀매괘에서는 장남 진(震)에 소녀 태(兌)를 배치하고 있어 진은 손(巽)의 정배(正配), 태는 간(艮)의 정배가 아닌 다른 이성으로, 연장의 남자와 나이 어린 연소한 여자 사이에 문제를 일으키기 쉽다는 것이다.

또한 건(乾)에 태를 배치하면 천택이괘(履卦)로서 예를 갖추는 괘가 되지만, 귀매의 외괘 진은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형이 집안을 맡아 뒷바라지와 감독의 의무를 충실히 이행하지 않고 젊은 여자와 문제를 일으키는 상도 있다는 것이다.

운기는 남자는 이성문제를 경계해야 하고 여자는 색정으로 인한 남녀문제를 일으킬 우려가 있거나, 자신의 남편에게 이러한 문제가 일어나 괴로워할 일이 있을 수 있다.

귀매괘는 태괘(泰卦)에서 비괘(否卦)로 변하는 첫 단계로서 모든 일에서 쇠퇴의 기미가 일어나기 쉽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지망, 소원하는 것 등은 사욕(私慾)에 관련된 일이거나 눈 앞의 기쁨을 쫓는 일이 많고 그로 인해 파산을 부르게 되므로 나아가는 것을 삼가야 한다. 사업, 상거래에서는 순조롭게 되지 않고 크게 노력해도 이미 시기를 놓쳐 효과가 없거나 중도좌절의 위험이 많으니, 적극적으로 나아가기 보다는 환경에 순응하여 물러서 삼가야 한다.

담판, 교섭 등도 생각대로 되지 않고 이쪽에서 태구(兌口)로 말을 걸어도 상대는 도간(倒艮, 상괘에서 震巽艮兌를 만나면 顚倒하여 내정을 파악한다)으로 응하지 않고 강하게 성사시키려 하면 부정한 수단이 개입되므로 보류하는 것이 현명하다. 계약 등은 이행되지 않고 때늦은 재촉 등의 바쁜 일만 있다.

물건의 가격도 정당하지 않다. 주소, 거소 등은 안정을 얻기 힘들고 움직여도 늦은 감이 있고 결과는 좋지 않다.

혼인은 당연히 흉하고 성사되면 고난을 자초(自招)하는 격이다. 연애결혼은 서로 색정이 들어 좋아하는 사이이지만 결국 파탄이다. 잉태는 진분(震奮) 태희(兌喜)로 임산은 순산이나 초기에는 중도에 깨질 수 있고 산기(産期)가 늦어진다.

병은 태(泰)에서 와서 성적질병, 대진(大震)의 상에서 히스테리, 부종(浮腫)이 있는 각기병. 신경과민쇠약, 심폐 및 호흡기관의 열(熱) 등으로 약을 써도 효과가 없어 중태의 위험이 있다.

기다리는 일은 기쁨을 가지고 움직이는 상이 있으나 후환이 있고 가출인은 이성관계로 가출하여 어려움에 처해 있으며 분실물은 움직여 변해 다른 형상으로 발견될 수 있다. 날씨는 흐린 후에 뇌우를 동반한 소나기가 온다.

괘매괘는 여자가 시집가는 괘로, 색정으로 인한 연애이거나 구설이 있는 혼담이거나 부부간의 분쟁과 관련이 있어, 괘사에서 말한 바와 같이‘여귀 길 정흉(女歸 吉 征凶)’이라 하여 그렇게 썩 좋은 괘는 아니다.

‘혼기가 조금 늦어진 여자의 혼담 성사 여하’를 문점, 육변서로 입서해 ‘무동(無動)의 뇌택귀매’를 얻은 [실점예]에서 다음과 같이 점고했다.

‘하괘 태(兌)의 여자가 기쁨으로 혼사를 진행시켜 보려 하는데, 상괘 주효인 구사 진(震)의 효괘(爻卦)에 감수(坎水)가 배치돼 혼사의 진행을 방해하고 있고, 오행역(六爻)으로 구사에 관귀(官鬼)효의 화액(禍厄)이 투출되어 성사가 어렵다’ 고 판단했다. 결과는 상대 남자가 명예롭게 군 소집에 응해 혼담이 중단되고 말았다.

이 사례에서는 육변서에서 각효를 얻는 과정에서 효괘(爻卦, 각효를 얻는 과정에서 얻어지는 괘)가 중요하고 더욱이 주효의 효괘일 경우에는 주의 깊은 관찰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위 표에서 각효마다 비신을 얻는 방법은 건위천괘(乾卦)의 하괘는 자인진, 상괘는 오신술, 태위택괘(兌卦)의 하괘는 사묘축, 상괘는 해유미, 이위화괘(離卦)의 하괘는 묘축해, 상괘는 유미사, 진위뢰괘(震卦)의 하괘는 자인진, 상괘는 오신술, 손위풍괘(巽卦)의 하괘는 축해유, 상괘는 미사묘, 감위수괘(坎卦)의 하괘는 인진오, 상괘는 신술자, 간위산괘(艮卦)의 하괘는 진오신, 상괘는 술자인, 곤위지괘(坤卦)의 하괘는 미사묘, 상괘는 축해유 순으로 배치한다.

육친을 붙이는 방법은 득괘한 괘의 소속궁의 오행(위실점에서 태금궁의 금)을 기준으로 해 각효의 비효의 오행과 대조해 소속궁의 오행과 같으면 형효(兄爻), 소속궁의 오행이 극하면 재효(財爻), 소속궁의 오행을 극하면 관효(官爻), 소속궁의 오행을 생하면 부효(父爻), 소속궁 오행이 비효를 생하면 손효(孫爻)를 배치한다.(기초편 칼럼 참조).

이러한 육효를 활용한 오행역의 접근방법은 육변서에서 동효가 없는 무동괘(無動卦)일 때 활용하는 몇 가지 방법 중의 하나이다.

다음 강의 귀매(歸妹)괘의 각효의 효사풀이는 혼구(婚媾)에 있어서 비정상적인 측면을 보고 각 효사를 풀어간다.

동인 도시계획학박사